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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있는 쪽으로 얼굴을 향하면 그림자가 생기지 않습니다”

Last updated: 12월 27, 2019 11: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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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막달, 금주가 지나면 새해가 됩니다. 잘 익은 실과(實果) 한 톨도 챙기지 못하고 또 한 해를 접으며 1년이라는 상자에 담아 놓았던 마음의 일기장을 새로이 펼쳐 봅니다.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다수가 나름대로 늘 정신 없이 달려 왔다고 합니다. 시간이라는 ’발찌’를 벗기려고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을 흘리면서 달렸다고 합니다. 혹자(或者)는 사는 게 ‘희망이 없다’고 탄식했고 어떤 이는 맨날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들만 가득하다고, 이제는 TV나 신문 보기조차 짜증난다고 했습니다. 도둑이 들어오는데 아무도 대문을 지키려 하지 않는 나라, 눈만 뜨면 거짓말을 진짜처럼 여기게 만드는 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어딘가에 희망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희망을 일구는 작은 노력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종착역에 다다랐고, 마음의 상처가 있었지만 그래도 되돌아보면 지난 세월은 항상 아쉽게 느껴진다고도 합니다.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 하는 게 인생이라 합니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이 삶이라지만, 그 중에서도 무엇을 얻었느냐 기 보다는 무엇을 잃어 버렸는가를 먼저 생각해 봅니다. 살아야 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ㅡ 두 가지 모두가 다 중요하겠으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살아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존재’를 상실하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지요.

“해가 있는 쪽으로 얼굴을 향하면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헬렌 켈러의 말입니다. 이 문구는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경구(警句)이지요. 어떤 자는 너무 앞만 보고 살면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이 없지 않겠냐고 걱정(?)하지만, 그보다는 눈 멀고 귀가 들리지 않았던 헬렌 켈러처럼 밝고 명랑하게 살려고 노력하면 그 힘든 삶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요. 즉 그런 노력은 인생을 틀림없이 밝게 만든다는 요체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불행을 자꾸 한탄하고 스스로를 학대하면 어둠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고, 그 끝에는 파멸만이 있을 것입니다. 밝음은 어둠을 이기는 법이기에 밝은 얼굴은 역경을 극복하게 해주고 성공을 가져다 주는 ‘복 덩어리’ 라는 옛말이 빈말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얼굴이 햇살같이 밝아야 복이 따라옵니다.

흔히 입만 웃는 미소는 가식이고 이를 ’썩소’라고 합니다. 눈이 같이 웃어야 진짜 ’미소’라는 얘기지요. 틀린 말이 아닙니다. 기분이 좋아지면 눈가에 주름살이 잡히고, 이를 ’뒤셴 (Duchenne)’ 스마일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이 말은 이런 근육 움직임을 가장 먼저 발견한 프랑스의 신경 해부학자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이 근육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네요.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한번 울고 싶을 때 두 번 웃는다’ 는 마음 가짐으로 지난 세월을 ‘썩소’ 보다는 ’미소’로 모든 일을 밝고 긍정적으로 살았다면… 아마 못 이룰 일이 없었던 한 해가 아니었을까 다시 한 번 되돌아 봅니다.

언젠가 소설가 복거일씨는 ”복되고 건강한 사회를 세우려면 도덕적으로 시민 의식의 성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정부 규제가 줄고 개인의 권한이 늘어나면 도덕심도 커진다, 이는 개인들이 시장에서 공동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하며 신용을 쌓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정부 권한이 크다 보면 개인들이 작은 이익을 위해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게 되고, 부패의 제도화로 인해 사회적으로 불신이 커지면 협력이 부실해지고 도덕이 약해진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시장에서 도덕이 나온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시장만으로 도덕 사회가 이뤄지진 않습니다. 개인이 각자 할 일을 다 하면서 ’플러스 알파’까지 행해야 합니다. 즉 ’플러스 알파’는 각자가 생업에 충실하면서 ’이웃을 돌보고 배려’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거일 작가는 60년대 초반에 일어났던 ‘MRA(Moral Re-Armament /도덕 재무장) 운동’을 새로이 주창했습니다. MRA는 세계의 누구나가 납득할 수 있는 공통된 권위인 “누가 옳으냐가 아니라 무엇이 옳으냐”를 판단의 기준으로 하여 인류를 융합시키고 인류의 평화와 자유를 창조하려는 것입니다. 마치 의사가 수술하기 전에 먼저 자기 손을 말끔히 씻는 것과 같습니다. 사회악을 고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지요. .

이제 곧 새로운 시발(始發)역, 2020 쥐띠 새해가 곧 문을 엽니다. 쥐는 인간에게 별로 좋은 인상을 갖게 하지는 않지만, 다만 뛰어난 예지력과 생존력의 표상입니다. 그리고 부지런합니다. 동포 사회에도 지난해의 묵은 ’떼’가 있었다면 이제는 모두가 털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부지런함과 질긴 생명력만을 본받았으면 합니다. 더하여 각자가 생업에 충실하면서도 ’이웃을 돌보고 배려’하는 ’플러스 알파’를 잉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희망을 찾아 서로 함께 나누는 마음을 갖기를 권장합니다. 새해에는 그런 작은 희망들이 모여져서 세상을 바꾸는 큰 힘으로 만들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손용상 논설위원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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