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 2명은 추가 인상 요구했지만… 중간선거 앞두고 정치적 부담도 변수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Fed, 이하 연준)가 10월 28일 기준금리를 3.75~4% 범위에서 동결했다. 지난 9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유지해온 수준이다. 물가 압박이 당초 예상보다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도, 연준은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쪽을 택했다.
연준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회의 후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추가 정보가 쌓이면 물가를 목표치인 2%로 제때 되돌리기 위한 적절한 정책 방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동결은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10% 미만으로 점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 위원 2명은 “더 올려야” 반대표
이번 결정에는 FOMC 위원 12명 중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리사 쿡(Lisa Cook)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Beth Hammack)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둘 다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주장했다.
쿡 이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신청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들어 그를 해임하려 했다. 연방최고법원이 일단 이를 막아섰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해임 절차를 다시 추진하고 있으며 11월 초 관련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쿡 이사는 2022년 조 바이든(Joe Biden)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에 합류한 뒤 이번이 첫 반대표다.
◇ 댈러스·미니애폴리스 총재는 이번엔 찬성
로리 로건(Lorie Logan)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7월 동결 결정 때는 해맥 총재와 함께 반대표를 던지며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 다수 의견에 동참했다.
이 같은 이견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올려야 하는지를 둘러싼 위원회 내부 갈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플레이션은 5년 넘게 연준의 목표치 2%를 웃돌고 있고, 지난 9월 회의 이후로는 오히려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그럼에도 최근 몇 주간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추가 긴축에 나서기 전에 좀 더 데이터를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읽힌다. 필립 제퍼슨(Philip Jefferson) 연준 부의장과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모두 지금은 다음 조치를 판단할 시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중간선거 변수까지 겹쳐
이번 결정에는 다가오는 중간선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월 3일 전국 각지에서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연방 의회 주도권이 걸려 있다. 연준은 정치적 독립성을 핵심 원칙으로 여기지만, 일부 관측통들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금리를 올리는 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과는 그동안 수년간 갈등을 겪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낮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물가는 들썩, 경기는 활황… 엇갈린 신호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보면 9월 물가상승률은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고도 3%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학자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에너지 부문과 이란 전쟁의 영향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하고 경제 성장세도 강하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GDPNow)’ 추적 모델은 3분기 연율 성장률을 3.4%로 예상하는데, 이는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 지출도 견조하고,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미국 경제 전반을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물가와 성장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상황은 현재 금리 수준이 실제로 경기를 얼마나 제약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물가 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연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선물시장에서는 12월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2027년에도 한두 차례 더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미 동부시간) 열리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다음 행보에 대한 추가 힌트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워시 의장은 그동안 FOMC의 의도를 미리 밝히는 소위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를 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다른 위원들은 이른바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안에 추가 인상이 있을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