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튼서 열린 콘서트에 200여 명 참석 … DKNET 라디오서 못다한 이야기도

지난 15일 토요일 오후 7시, 캐롤튼 허파인스 대로에 위치한 예품교회(담임목사 유인규) 본당에 작곡가 겸 방송인 주영훈이 섰다. 9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써낸 작곡가이자, TV조선 ‘미스트롯’·’미스터트롯’ 심사위원으로도 얼굴을 알린 그는 현재 CBS TV ‘새롭게 하소서’를 4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90년대 가요를 기억하는 미주 지역 한인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그는 이번엔 방송이 아닌 무대에 직접 올라 달라스 관객과 마주했고, 이틀 뒤에는 DKNET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 “텍사스는 할 것이 많은 땅”


주영훈은 17일 DK 미디어그룹을 방문해 DKNET 라디오 ‘행복스케치’에 출연했다. 김주현 진행자는 그를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낸 대한민국 대표 히트곡 메이커이자 예능과 방송을 종횡무진 누벼온 만능 엔터테이너”로 소개하며 “저희 세대에는 주영훈 씨가 BTS”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그는 “별말씀을요”라며 웃어넘겼다. 방송 내내 채팅창에는 청취자들의 반가운 인사와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그는 이번이 첫 달라스 방문이라고 소개하며,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텍사스의 드넓은 평야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빌딩 숲보다 넓은 평야가 눈에 들어왔다”며 “텍사스는 앞으로 비전이 많은, 할 것이 많은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행자가 텍사스의 넓은 하늘을 “달라스의 자랑”이라고 소개하자 그도 크게 공감했다.
시차 적응이 안 돼 이른 아침 캐롤튼 숙소 근처 호수를 뛰었던 일화도 소개하며 “이 정도 날씨면 얼마든지 뛸 수 있겠더라”고 웃었다. 무더운 한국 여름과 비교해 그늘만 있으면 오히려 쾌적하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텍사스를 다시 찾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방문할 이유와 목적이 생기면 자주 오겠다”고 답했다.
◆ “노래를 소비하던 시대의 축복”
그는 이 방송에서 자신의 대표곡들을 돌아보기도 했다. 엄정화의 ‘페스티벌’, 자신이 직접 부른 ‘우리 사랑 이대로’, 장혜진의 ‘꿈의 대화’ 등을 애착이 가는 곡으로 꼽았고, 선거철마다 여러 후보 캠프에서 자신의 곡을 로고송으로 쓰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온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90년대에 활동했던 것을 오히려 축복으로 여긴다며 “그때는 노래 자체를 소비하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아티스트를 소비하는 시대”라고 짚었다. “요즘은 곡을 만들면 팬층에 따라 소비되지만, 정작 그 곡을 누가 썼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며 아이돌 가수를 제외하면 작곡가의 이름이 대중에게 각인되기 어려운 요즘 가요계 풍토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다만 최근에는 대중이 새로 나온 곡을 잘 듣지 않는 세태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최근 발표한 자작곡을 유튜브에 예고했을 때는 ‘빨리 들려달라’는 댓글이 1500개 넘게 달렸지만, 정작 공개 후 조회수는 기대에 못 미쳤다며 웃으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 “제가 엄마, 아내가 아빠”
음악 이야기 못지않게 가족 이야기도 방송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세 딸을 둔 그는 “저희 집에서는 제가 엄마이고, 아내가 아빠 역할을 한다”며 아내 이윤미가 첫째를 출산하며 얻은 손목 부상으로 자신이 대신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재우는 일을 맡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둘째 딸이 지금도 영상통화를 할 때마다 “아빠 팔꿈치가 있어야 잠을 잘 수 있다”며 빨리 오라고 조른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는 아내가 “엄마보다 아빠에 가까운 성격”이라며, 지난 20여 년간 늘 웃는 얼굴로 가정을 이끌어온 것에 고마움을 전했다. 방송 중 한 청취자가 아내 이윤미의 재즈 보컬 실력을 칭찬하는 댓글을 남기자, 그는 “예전에 윤희정 선생님 콘서트에 초청 가수로 서기도 했다”며 흐뭇해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성사된 배경에도 어린 시절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목회자였던 아버지가 지역 주민들을 살뜰히 챙기고 공동체를 일구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자란 그는, 자신도 홍보물을 만들고 이웃들의 이동을 돕는 등 크고 작은 일손을 보태며 자랐다고 회상했다. 바쁜 일정에도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 공동체의 초청에 선뜻 응한 것도 이런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방문 중 들른 한국 식당과 빙수 가게, 베이커리 곳곳에서 ‘새롭게 하소서’ 애청자들의 반가운 인사를 받았다고도 전했다. 낯선 손님이 다가와 사진을 요청할 때마다 흔쾌히 응했다며, 이렇게 애청자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야말로 방송을 하는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특별히 내세울 만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렇게 달라스 지역을 다니며 사람들과 웃고 사진 찍는 시간 자체가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방송 말미에는 노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머리는 하얗게 셌지만 늘 청년들과 함께 어울리는 젊은 오빠, 젊은 할아버지로 늙어가고 싶다”고 답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입담으로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며, 이번 방문이 짧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주현 진행자는 “오늘 들려주신 진솔한 이야기들이 청취자들께 따뜻한 위로와 웃음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틀간 콘서트와 라디오 출연을 마친 주영훈은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달라스를 떠났다.
이선지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