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멀치를 써야할까?” 기능과 디자인 동시에 고려해야

토양 살리는 유기멀치, 오래 지속되는 무기멀치 … 조경용 천은 제거해야 하나?
정원을 가꾸는 데 있어 ‘멀치(Mulch)’는 단순한 덮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잡초를 억제하고 토양 수분을 유지하며, 나아가 정원의 전체적인 미관까지 결정짓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멀치가 존재하고, 각각의 특성과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정원의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멀치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어디에, 무엇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다. 넓은 공간을 빠르게 덮어야 하는 경우라면 가볍고 설치가 간편한 플라스틱이나 조경용 천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짚이나 나무 칩과 같은 유기멀치는 자연스럽고 친환경적이지만, 넓은 면적에 적용할 경우 비용과 노동력이 크게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미적인 요소 역시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단순히 잡초억제나 수분보존을 위한 실용적인 목적이라면 기능위주의 멀치를 선택해도 되지만, 정원의 색감과 질감을 살리고 싶다면 시각적으로도 조화를 이루는 재료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돌이나 자갈과 같은 재료는 한 번 설치하면 제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초기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 유기멀치와 무기멀치의 차이

유기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분해되어 토양을 개선하는 특징을 가진다. 짚, 나무껍질, 낙엽, 잔디 깎은 풀, 톱밥, 코코넛 섬유 등 다양한 재료가 여기에 포함되며, 이들은 토양의 구조를 부드럽게 만들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소나무 껍질 멀치는 짙은 갈색의 색감으로 조경효과가 뛰어나며, 쉽게 흩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 자리를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분해되어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화분 위에 덮어 흙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로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남부지역에서 널리 사용되는 소나무 바늘, 즉 ‘파인 스트로(Pine Straw)’ 역시 인기 있는 선택지다. 자연스러운 붉은빛을 띠며 토양의 수분증발을 줄이고 잡초성장을 억제하는 동시에 겨울철에는 단열효과까지 제공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색 염색멀치는 재활용 목재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염색멀치의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무기멀치는 분해되지 않는 재료로, 플라스틱 시트, 조경용 천, 돌과 자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유기 멀치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며 유지관리가 적게 필요한 장점이 있다. 특히 통로, 화단 사이 공간, 잡초가 전혀 자라지 않기를 원하는 구역에 적합하다.
조경용 천과 농업용 블랙 플라스틱은 자외선에 강하도록 제작되어 쉽게 손상되지 않으며, 화학적으로도 안정적인 재료로 평가된다. 그러나 모든 무기멀치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재활용 타이어로 만든 고무멀치의 경우 토양에 유해물질을 방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기멀치는 장기적인 유지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토양을 개선하는 기능은 없기 때문에 식물이 자라는 공간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 검은색 조경용 천의 한계

한때 조경용 천은 잡초를 완전히 차단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천을 깔고 그 위에 멀치를 덮기만 하면 잡초 없는 정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실제 사용경험은 기대와는 다른 경우가 많다.
처음 몇 달 동안은 효과가 있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잡초는 결국 다시 나타난다. 기존에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잡초는 천 아래에서 자라 올라오고, 바람에 날린 씨앗은 멀치 위에 쌓여 새로운 잡초를 만들어낸다. 더 큰 문제는 멀치가 분해되면서 토양층을 형성하고, 이곳이 잡초의 새로운 서식지가 된다는 점이다.
또한 조경용 천은 토양과 유기물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미생물 활동이 제한되고, 식물 뿌리가 천에 얽혀 제거가 어려워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결국 초기 기대와 달리 장기적으로는 관리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조경용 천은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보통 그 위에 멀치를 덮어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햇빛 노출을 줄여 천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멀치가 시간이 지나 분해되면 다시 잡초가 자랄 환경이 만들어지고, 돌을 사용하더라도 먼지와 흙이 쌓이면서 결국 잡초가 발생한다. 이는 매년 멀치를 교체하더라도 반복되는 악순환이다.
▶ 자연환경에 가까울수록 좋아

전문가들의 결론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미 잡초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면 조경용 천은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래된 멀치를 걷어내고, 손이나 도구를 이용해 잡초를 완전히 제거한 뒤 새로운 유기멀치를 덮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다.이 과정에서 천을 잘라내고 고정 핀을 제거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국소적으로 제초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후 약 2~3인치 두께로 유기멀치를 깔아주면 잡초억제와 수분유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조경용 천을 대신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한다. 잘게 부순 나무껍질이나 목재 칩, 퇴비를 충분한 두께로 덮어주는 것만으로도 잡초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동시에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또한 코팅되지 않은 골판지나 신문지를 멀치 아래에 깔아주는 방법도 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분해되며, 잡초성장을 억제하는 동시에 토양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결국 멀치선택의 핵심은 단순한 편의성보다 장기적인 토양건강과 관리 효율성에 있다. 처음에는 손이 덜 가는 방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선택은 결국 더 많은 관리와 비용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유기멀치를 중심으로, 필요에 따라 적절한 보조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접근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