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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금리 동결(3.5~3.75%) 속 파월 의장 시대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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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5월 1, 2026 9: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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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8년의장 마침표, 연준 금리 동결 … 후임 워시 앞에 놓인 험로
후임 케빈 워시, 연준 내 깊어진 대립 속 물가·독립성·백악관 압박 삼중고 떠안아

캐빈 워시 연준 신임 의장 내정자와 제롬 파월 현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 기준금리를 현행 3.5%~3.75%로 동결했다.

시장이 100% 확률로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회의 내부는 달랐다. 12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중 4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1992년 이후 최대 균열을 드러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의 8년 임기를 사실상 마감하는 자리에서, 연준은 다음 수장이 풀어야 할 숙제들을 고스란히 남겨놓았다.

◈4명의 반대표, 방향은 정반대

이번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4명의 이유는 둘로 갈렸다. 클리블랜드의 베스 해맥(Beth Hammack), 미니애폴리스의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달라스의 로리 로건(Lorie Logan) 총재 3명은 금리 동결 자체에는 찬성했지만, 성명서에 담긴 이른바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표현은 다음 금리 조정을 검토할 때 데이터와 위험의 균형을 신중히 평가하겠다는 내용으로, 여기서 ‘추가적인(additional)’이라는 단어가 다음 행동이 인하 방향임을 암시한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었다. 세 총재 모두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경계심을 꾸준히 표명해온 인물들이다.

반대 방향에서 반대표를 던진 위원도 있었다. 연준 이사 스티븐 미란(Steven Miran)은 지금 당장 0.25%포인트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인하를 촉구했다. 2025년 9월 합류 이후 매번 인하 쪽에 손을 들어온 그의 소신 투표였다. 같은 회의에서 한쪽은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다른 한쪽은 “지금 당장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파월 8년이 남긴 것

파월의 임기는 5월 15일 공식 만료된다. 2018년 취임한 그는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전 의장이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설계한 통화정책 틀을 계승했다. 핵심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공식 채택하고, 금리를 실제로 움직이기 전에 공개 소통을 통해 금융시장을 정책의 파트너로 삼는 방식이었다.

이 틀은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혹독한 시험을 받았다. 공급망 붕괴와 대규모 재정 지출이 맞물리며 인플레이션이 2022년 한때 7%까지 치솟았다.

파월은 1980년대 이후 유례없는 속도의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고, 경기를 심각하게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물가를 어느 정도 잡아내는 이른바 연착륙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관세 충격이 다시 물가를 자극하면서 목표치(2%) 복귀의 ‘마지막 1마일’은 미완으로 남았다. 현재 핵심 인플레이션은 3% 안팎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임기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리 인하 압박도 버텨냈다. 연준은 지난 1년간 백악관의 압박에 맞서 두 차례 법원에 의존했다. 리사 쿡(Lisa Cook) 이사는 대통령의 해임 시도에 법적으로 맞서 자리를 지켰고,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파월 본인에 대한 청사 리모델링 관련 형사 수사는 지난주 중단됐다. 법원과 의회가 연준의 독립성을 지탱하는 방어선 역할을 했지만, 제도적 긴장은 고스란히 후임에게 넘겨졌다.

◈워시가 받아 든 청구서

차기 의장으로 내정된 케빈 워시(Kevin Warsh)는 29일 오전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다. 전체 상원 인준도 무난히 이뤄질 전망이며, 6월 FOMC 회의를 워시가 주재할 가능성이 높다.

워시가 당장 마주할 과제는 인플레이션이다. 연준은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관세 충격에 이어 이란발 중동 전쟁까지, 5년 사이 네 차례의 물가 상승 압력을 연달아 받아내는 중이다.

각각의 충격이 에너지·식료품·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며 인플레이션을 반복해서 자극했고, 그 누적된 효과가 물가를 목표치로 되돌리는 작업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 연준 안에서는 세 가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관세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며 곧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낙관론, 현재 금리가 실제로는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는 우려, 그리고 기업들이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는 행태가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가장 불안한 시나리오까지다.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의 커트 루이스(Kurt Lewis) 중앙은행 정책 책임자이자 파월의 전직 수석 고문은 “관세가 물가 상승의 원인이라는 연준의 특수한 설명이 틀렸다면,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충분히 높지 않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위원은 이미 금리를 오히려 올려야 할 시나리오를 거론하기 시작했고, 시장은 올해 금리 변동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로 보고 있다.

워시는 인준 청문회에서 파월식 데이터 중심 접근법뿐 아니라 연준의 정책 틀 자체를 바꾸겠다고 예고했다.

공식 물가 통계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극단값을 제거한 ‘트리밍 평균(trimmed-mean)’ 지표를 더 중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표는 현재 전통적인 측정치보다 상당히 낮게 나오고 있어, 금리를 더 빨리 내릴 명분을 제공하는 논거가 될 수 있다. 은행 규제 체계 개혁 의지도 반복해서 강조했다.

◈독립성 시험은 계속된다

워시를 둘러싼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대통령과의 관계다. 트럼프는 지난해 차기 의장 선정 과정에서 “누구를 뽑든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못 박았다.

워시는 민주당 의원들의 “대통령이 사임을 요구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서면 질문에 “가상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의 리사 쿡 이사 해임 시도에 대해서도 “소송이 진행 중이라 논평이 적절하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워시가 대통령의 기대와 시장의 신뢰 사이에서 어떤 줄타기를 보여줄지, 6월 첫 회의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연준의 독립성이 제도적으로 얼마나 견고한지, 그리고 새 의장이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의 압박을 어디까지 버텨낼 수 있는지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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