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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트렌드매거진

[Issue]“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나”

Last updated: 9월 3, 2021 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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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기분이 처지는 날,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많은 사람의 답에는 분명 “달달한 것”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초콜릿 글레이즈드 도넛? 아이스크림?  아니면 초콜릿 박스?

뭐가 되었건, 그걸 먹으면 거의 즉시 기분이 나아진다. 우리가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다고 느끼는 기전은 부분적으로, 칼로리 가치가 높은 음식을 섭취할 때 우리 뇌에서 도파민(dopamine) 같은 행복 호르몬(pleasure hormone)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꼭 달달한 음식만 기분을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의하면, 유기농 음식은 행복감과 희망감을 유발하고,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은 동기 부여와 집중력을 개선한다고 한다.

반면 음식이 반드시 기분을 좋게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말레이시아 교도소에서 폭력 전과가 있는 죄수에게는 탄산 음료를 주지 않는다. 흥분 상태에서 탄산 음료를 섭취할 경우, 감정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학적 데이터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리가 무엇을 먹는가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좌우할까? 우리 행동에 음식이 미치는 영향을 특정 환경에서, 예를 들어 직장에서, 원하는 결과를 내는 데 활용할 수 있을까? 이 분야를 쭉 탐구해 온 연구자들의 데이터를 근거로 해답을 찾아가 보자.

 

※ 정말 음식인가?

텍사스 주립대 맥콤스 경영 대학원(McCombs School of Business)의  라지 라구나탄(Raj Raghunathan) 마케팅 교수, 펜실베니아 빌라노바 대학(Villanova University)의 리쉬티 바트라(Rishtee Batra) 마케팅 교수, 뉴욕 시립 대학교 바룩 칼리지(Baruch College)의 타누카 고샬(Tanuka Ghoshal) 마케팅 교수 등 3명의 연구진은, 총 3편의 연구를 통해 매운 음식과 공격성(aggression) 사이에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 중 라구나탄 교수에게, 음식이 기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과 그 결과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들어보았다. 

 

※ 우선 3편의 연구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하자면?

라지 라구나탄: 주요 힌두교 경전 중 하나인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를 포함해 고대 문헌에는 매운 음식이 공격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나와있다. 대체 의학 전문가들도 유사한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들의 직관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 진위를 시험해 보고자 일련의 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첫 번째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이 평소에 섭취하는 음식의 맵기를 1부터 100까지의 점수로 표현했다 (1 = “전혀 맵지 않음”, 100 = “매우 매움”). 그리고 스스로의 성격 가운데 공격성 및 공격성과 무관한 기타 기질(사려 깊음, 충동적, 의존적, 신뢰할 만함, 재미 있음)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매운 음식의 섭취와 스스로 평가한 공격적 성향 (“다혈질”, “쉽게 짜증남” 등) 사이에 유의미한 양의 상관 관계가 관찰되었다. 매운 음식 섭취와 평온한 기질 (“사려 깊음” 등)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 관계도 발견되지 않았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인과 관계가 성립되었다. 즉, 또 다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기본 (plain)  토르티야 칩과 하바네로 (세계 최고의 맵기를 자랑하는 고추) 살사에 찍은 토르티야 칩 중 한 가지를 섭취하게 했다. 

이후 양쪽 참가자들에게 모호한 정도의 공격성을 지닌 “Jay”라는 인물에 대한 내용의 스토리를 읽게 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Jay’가 지닌 공격성(aggressiveness), 단호함(assertiveness), 충동성(impulsivity) 등을 평가하라고 했을 때, 매운 살사를 섭취한 참가자들이 “Jay”에게 “공격적”(“단호한” 혹은 “충동적인”은 제외)인 의도가 있다고 인지하는 경향이 훨씬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가 매운 음식을 먹은 후에 타인에게서 공격성을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또한 참가자들에게 문장 완성 과제(sentence-completion task)를 수행하게 하여, 하바네로 살사를 섭취한 참가자들이, “모자”와 같이 공격성과 연관이 없는 단어들에 비해  “때리다”와 같이 공격성과 연관된 단어들을 더 쉽게 떠올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마지막 세 번째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서로 다른 맵기를 지닌 음식의 사진을 여러 개 보여 주고 상대적으로 매운 정도를 평가하게 했다. 

이후 두 번째 연구에서와 같은 (“Jay”에 관한) 글을 읽게 한 후, 역시 등장 인물의 공격적 의도를 평가하게 했다. 이번 연구의 참가자들은 매운 음식을 단순히 사진으로만 보았을 뿐 직접 먹어 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시각적 노출만으로도 매운 음식은 참가자들의 공격적 의도를 자극할 수 있음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세 편의 연구 모두,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라는 유명한 말이 어느 정도는 타당할 수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매운 기질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 동안에도 우리가 먹는 음식의 종류가 기분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은 많았다. 일례로, 몇 년 전에는 단 음식을 먹은 후에 이타적인 행동을 할 경향이 커진다는 일련의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보다 최근에는 매운 음식이 참가자들의 위험 감수(risk-taking) 성향을 증진시킨다는 연구도 있었다. 이 연구 결과 역시 기존의 보고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 음식은 어떻게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가?

우리의 장 (제 2의 뇌라고도 불림), 혹은 위장에는 수십 억 마리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장 건강과 신경전달물질 (장에서 뇌로 끊임없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리 몸의 화학적 메신저) 생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세로토닌(serotonin)은 공격성, 불안, 인지, 기분, 수면 등 우리 몸의 생물학적 및 신경학적 과정에 관여하는 기분 조절 물질(mood regulator)이다. 

이 세로토닌 수용체의 90%가 장에 위치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무언가 달거나 당 성분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만들어지는데, 신경전달물질이 이들 화학 물질을 뇌로 전달하여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다른 종류의 음식도 마찬가지로 감정과 연관된 생리적인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불편감과 때로는 통증까지 유발될 수 있다. 

반면 앞서 언급한대로 칼로리 가치가 높은 음식은 긍정적인 기분을 유발할 수 있고, 단백질 섭취는 동기 부여와 집중력을 개선할 수 있다. 

어떤 음식에 포함된 화학 물질이나 성분은 자연적으로 우리 몸의 기능이 작동하도록 한다. 먹으면 심박수가 빨라진다거나, 체온이 올라가 땀이 나는 경우가 그 예이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매운 맛을 느끼도록 하는 음식 성분인 캡사이신은 미뢰(taste buds)를 자극한다. 미뢰에는 열 감지 기능을 하는 VR1 수용체가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VR1 수용체가 활성화되어 땀이 나거나 불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 하지만 공격적 사고가 꼭 공격적 행동을 의미하는 것인가? 계속 매운 음식을 먹는 사람은 공격적, 과잉행동, 다혈질로 변하게 되는 것인가?

당연히 공격적 사고는 화를 내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단정적인 증거는 없다. 연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영역이기에, 지속적으로 매운 음식을 섭취하면 화를 잘 내는 사람이 된다고 단언할 수 없다. 

다른 한 편으로는, 자주 먹는 음식의 경우 사람들이 그 매운 정도에 적응한다면, 따라서 같은 음식이라도 더 이상 맵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행동 방식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 지금까지의 데이터 상, 근무 시간 중 음식의 선택을 개선하는 것이 가능한가? 각성이 좀 더 필요할 때, 혹은 단호함이나 집중력이 필요할 때 특정 음식을 선택해야 하는가?

서로 다른 음식은 서로 다른 기분을 유발하기 때문에 원하는 기분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전략적으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방이나 당 함량이 높은 간식거리는 긍정적 기분과 희망감(따라서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고, 발표를 앞두고 있거나 하는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급작스런 기분 하강이 뒤따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근무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이 동기 부여와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누군가와 갈등, 대치 상황을 앞두고 “최선의 분노” 상태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의도적으로 매운 음식을 고르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 기분을 좋게 하고 인간 관계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평정심과 균형감을 유지하고 싶은 목적이라면, 특히 직장에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한 가지 확실한 권장 사항이 있다. 장내 유익균을 활성화하는 음식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즉 신선한 야채, 프로바이오틱 함량이 높은 음식(요거트나 김치 등)의 섭취는 늘리고 알코올이나 단순 탄수화물(설탕 등)의 섭취는 줄여야 한다. 중대한 발표나 상사와의 연말 성과 심사를 앞두고 있다면, 꼭 이 선택을 권한다. 

그보다는 덜 확실하지만 여전히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는 원칙은, 다양한 음식이 나타내는 생리적 반응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친구, 가족 간의 모임에서는 순하고 상대적으로 단 음식을 준비하거나 고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고, 지지 말아야 할 언쟁을 앞두고 있다면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늘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의 직장 동료와 부딪혀야 할 일이 생겼는데, 짜증과 분노 폭발로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다면, 하루 전부터 혹은 당일에는 매운 음식 섭취를 줄이도록 해 보자.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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