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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아이에게 소리치고 싶다면 ‘단어’를 바꿔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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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3월 20, 2026 4: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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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라고 외치면 달라질까… 부모의 고함을 줄이는 ‘엉뚱한 단어’ 실험

어느날 아침, 한 엄마는 그만 알람을 끄고 말았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20분이 지나 있었다. 허둥지둥 아이들을 깨우고 부엌으로 향한 그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미키마우스 모양 캐릭터 와플’을 만들어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아들이 돕겠다고 나섰고, 반죽을 붓는 과정에서 절반 이상을 바닥에 쏟아버린 것이다. 아이는 ‘내가 아침을 망쳤다’는 표정을 지으며 울음을 터뜨렸고, 이를 본 돌쟁이 동생까지 덩달아 울기 시작했다.

그 순간, 엄마의 머릿속을 스친 것은 단 하나였다. “소리치고 싶다.” 하지만 그는 최근 접한 한 육아조언을 떠올렸다. 아이에게 직접 고함을 지르는 대신, 아무 상관없는 ‘엉뚱한 단어’를 외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큰 소리로 “블루베리”라고 외쳤다. 뜻밖에도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엄마 역시 긴장이 풀렸다. 그 순간 그는 “이거야 말로 마법 같은 육아법”이라 느꼈다고 전한다. 과연 이런 ‘엉뚱한 단어 외치기’는 부모의 분노를 줄이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될까?

♥ 우스꽝스런 단어를 외쳐라

이 아이디어는 육아 전문가이자 ‘Nurtured First’ 설립자인 제스 반더위어가 한 팟캐스트에서 소개하면서 주목받았다. 그는 “도저히 참을 수 없고, 뭔가를 외쳐야만 할 것 같다면 차라리 우스꽝스러운 단어를 외쳐보라”고 제안했다.

실제로 그는 아이들에게 화가 날 때 “바나나”라고 외친 경험을 공유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들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순간적으로 당황하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고함을 통해 쌓인 에너지는 배출되지만,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은 아닌 것이다.

이 조언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부모들은 “당장 시도해보겠다”고 반응했고, 이미 비슷한 방법을 실천 중이라는 댓글도 이어졌다.

일부 부모들은 “엄마도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실제로 감정을 숨기기만 하는 것이 건강한 양육방식은 아니다.

부모가 건강한 감정표현을 보여주면 아이는 슬픔, 분노, 좌절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배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 긴장해소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문제는 ‘아이를 향한’ 고함이다. 심리상담 기관인 테일러 카운슬링 그룹(Taylor Counseling Group)은 반복적인 고함이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고, 두뇌발달을 저해하며, 장기적인 공포반응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스트레스와 우울위험 증가, 행동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지적된다.

결국 감정표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향하는 방향과 방식이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 그 외에도 가능한 대안들

반더위어의 ‘엉뚱한 단어 외치기’는 분노의 날을 무디게 하면서 분위기를 전환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부모에게 맞는 방식은 아닐 수 있다. 그와 남편 스캇 반더위어는 다른 대안들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일부 부모는 화가 치밀 때 소리를 ‘노래’로 바꾼다고 말한다. 노래하듯 감정을 표현하면 아이들이 오히려 귀를 기울이고, 웃음으로 상황이 전환된다는 것이다.

어떤 부모는 “내 고함이 오페라처럼 변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신체의 긴장 완화에 관여하는 미주신경을 자극해 감정조절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부모는 아이에게서 잠시 떨어져 다른 방으로 가 큰 소리로 외친다고 전한다. “아이에게 향한 분노가 아니라, 그저 쌓인 에너지를 배출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감정의 대상과 분리를 통해 상처를 줄 가능성을 낮추는 방법이다.

교사로 일하는 한 부모는 “잠시 교실 밖으로 나가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고 말한다. 단순한 심호흡이지만,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다.

반더위어 부부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아이의 작은 손을 바라보거나 직접 잡아보라는 것이다. 성인에 비해 훨씬 작은 손을 마주하는 순간, 지금 마주한 존재가 보호와 양육이 필요한 아이임을 체감하게 된다.

만약 아이가 부모에게 소리를 지를 경우에는, 그 소리가 자신에게 부딪혀 튕겨 나간다고 상상하는 시각화 기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이 거울 같은 보호막이라고 떠올리면 감정이 직접적으로 상처를 주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부가 함께 양육하는 가정에서는 배우자의 개입도 중요하다. 상대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인지하고 잠시 자리를 비우도록 돕거나, 미리 정한 ‘신호단어’를 통해 휴식이 필요함을 알리는 방식도 효과적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가 완벽해질 수는 없다. 대부분의 부모는 한 번쯤 아이에게 고함을 지른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뒤에 밀려오는 죄책감 역시 익숙하다.

♥ 아이를 향한 공격은 금물

반더위어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로 ‘수습’을 강조한다. 아이에게 돌아가 사과하고,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설명하며, 다시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는 과정이다. 완벽한 부모가 되기보다, 실수 후 회복하는 부모가 되라는 뜻인데, 이런 반복 속에서 고함의 빈도는 점차 줄어든다.

물론 엉뚱한 단어를 외치는 육아법이 모든 상황을 해결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긴장으로 굳어버린 공기를 깨뜨리는 데는 분명 효과가 있다.

블루베리, 바나나 같은 단어가 어색하다면, 아이들 애니메이션 ‘블루이(Bluey)’ 속 아빠가 자주 외치는 “오, 비스킷” 같은 표현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아이를 향한 공격적 언어를 줄이고, 부모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배출하는 방법을 찾는 데 있다.

한 번의 엉뚱한 외침이 부모의 분노를 완전히 없애주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그 순간을 웃음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가 반복된다면, 고함 대신 유머가 자리 잡는 가정 분위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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