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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동포들 한국여행 ‘발목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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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무부 여행경보 3단계 ‘여행재고’ 발령 … 한국 여행일정 취소 ‘급증’
불과 며칠 사이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2000명에 육박하면서 사망자도 13명 이상이나 발생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일로에 있다.
이에 따라 미 질병 예방 통제 센터 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수준인 3단계 ‘경고’(주의- 경계- 경고)로 발령했고 미 국무부도 총 4단계중 3단계인 ‘여행재고’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사태가 쉽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DFW 지역 한인 사회도 코로나 19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으로의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고 개인적인 방문이나 지역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에서 입국하는 단체나 개인들 역시 계획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한국에 있는 가족에 대한 걱정을 비롯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입국 과정의 제약과 입국시 감염을 의심하는 지역 한인 사회의 곱지않은 시선 등도 새로운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 일정 모두 취소했어요”
KTN에 자신의 사연을 전한 캐롤튼 거주 40대 사업가 KAY(여)씨는 한국 방문 계획을 이번주에 취소했다고 밝혔다.
건강검진 및 한국 가족과 오랜만의 만남 등을 계획했던 KAY씨는 매일 같이 급증하고 있는 한국내 코로나 19 확산 사태를 걱정하며,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먼저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더 걱정되는 것은 한국에 나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오는 문제”라며 “추후 미 행정부가 한국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모르고, 중국처럼 입국 금지를 한다면, 시민권자이니 못들어 오지는 않겠지만 한국 방문 후 격리가 된다는 의미인데 그것도 걱정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플래이노에 거주하는 C(사업, 50대)씨는 이번 주 한국 방문 후 돌아온 케이스다. 그는 “입국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한국에 있을 때 코로나 19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던 시기였고, 현재는 이를 알고 있는 지인들 등 주변 시선이 신경이 쓰여 2주간 집안에만 있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리스코에 거주하는 P(주부, 40대)씨는 “최근 첫째 아이가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에서 기침만 해도, 주변 아이들이 웃으며 “코로나~”라고 놀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하는 것일 수 있지만, 최근 심각한 코로나 19 사태로 아시안계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은데, 혹 인종차별 같은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휴스턴 지역 한인 교회인 한인중앙장로교회는 이달 17일, 31명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떠났다가 현지 코로나 19 사태 악화로 중도에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측은 당시 이스라엘 성지 순례시 한국에서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순례단과는 일정 및 숙소가 전혀 겹치지 않았음을 밝혔지만, 이후 지역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 24일 휴스턴 도착 후 성지 순례팀과 가족들을 격리하고 한인 사회와의 외부 접촉을 2주간 금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아가고 가고 싶어도…” 발 묶인 한인들
한국에서 달라스를 방문한 사람들 중 코로나 19로 인해 발이 묶인 채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은 한인들도 늘고 있다. 달라스로의 이주를 고려하며 현지 답사를 위해 열흘 전쯤 한국에서 DFW지역을 방문한 세 가정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 19가 그리 심각하지 않을 때 달라스에 도착한 이들은 한국내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들은 당분간 달라스나 뉴욕 등지를 떠돌며 고국에서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 만을 고대할 뿐이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적인 손실을 입은 경우도 발생했다.
달라스 코트라(무역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DFW와 한국 기업간 진행 중인 상담과 거래가 중단된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소개했다.
“코로나 19 확산과 장기화로 인해 한국과 미국기업간 진행되고 있던 많은 상담이나 거래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만일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매일 한국 코트라 본사에 상황을 보고하는 체계가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무기판매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회사 CEO다. 미국측 거래처를 만나 시장도 개척하고 거래 상담을 위해 얼마전 달라스를 방문했다가 역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있는 40명의 직원들에게 매일매일 업무보고를 받아야 하고 당장 결재해야 할 부분들도 산적해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19사태 언제쯤 진정될까? 중요한 건 시민의식과 개인위생 수칙 준수
현재 코로나 19는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 보고된지 2달만에 전세계 6대주 약 50여개국으로 확산한 상태이다.
미국도 26일 기준으로 확진 환자가 60명으로 보고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수) 저녁, 심화하고 있는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해 전격 기자회견을 백악관에서 열었다.
앞서 한국내 코로나 19 사태가 악화일로로 향해가면서, 일각에선 중국처럼 한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 금지와 같은 행정적 조치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한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지금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었고, 미주 한인 동포들 및 기업들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일부 지역 사회에서는 코로나 19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이 점차 높아져, 마스크 품절 및 가격 폭리 등이 발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Amazon)’과 ‘이베이(eBay)’에서는 마스크 품절 사태가 벌어졌는데, 26일 아마존 가격 비교 사이트 키파(Keepa)에 따르면 한 달 전 18.20달러에 판매되던 3M사의 10개짜리 N95 마스크 제품은 이날 5배 넘게 폭등한 99.99달러에 판매 중이었다. 또 ‘이베이’에서는 동일한 N95 마스크 2개를 59.99달러까지 올려 판매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공포로 의료 용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러한 막연한 공포심이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달라스 카운티 보건당국(Dallas County Health and Human Services, 이하 DCHHS)은 코로나 19의 지역내 확산과 관련해, 여러가지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DCHHS의 역학 조사팀의 심규석씨는 KTN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19사태와 관련해 일단 비제약적인 방법, 혹은 중재(Non-pharmaceutical Intervention)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접근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비제약적인 방법은 백신을 맞거나 약을 복용하는 것 외에 일반 대중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고 지역사회가 이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늦추는 것을 말한다”라고 설명한 후 “특히 지금과 같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비제약적인 중재는 가중 중요한 대비책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규석씨는 비제약적인 중재로 첫번째 개인간, 두번째 커뮤니티, 세번째 환경적인 부분이 있다며, 아플 경우 되도록 타인과의 접촉 최소화하고, 기침이나 재채기 에티켓 지키기, 개인 위생생활 철저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DCHHS의 이 같은 계획에는 DFW 지역내 공항 검사 강화안 , 코로나 19 환자 발생 시 관계 당국의 응급 처치와 이송에 대한 지침마련, 개별 환자들을 위한 자가 격리와 보건 당국의 지속적인 환자 상태 점검에 대한 지침도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가 격리 상태의 환자가 의료적 케어를 필요로 할 경우 병원으로 이송돼 격리 상태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체계도 구축했으며, 환자 대량 발생 상황을 위한 격리 및 치료를 위한 적정 장소들도 비공개로 지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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