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데스크칼럼
【DK오피니언】“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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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How Bullshit Conquered the World).
이는 영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에드워드 스노든 폭로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제임스 볼(James Ball)이 집필한 책의 제목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거짓말보다 훨씬 강력한, 진실에 대한 무관심으로 가득한 시대의 주인공, 이른바 ‘개소리(Bullshit)’의 실체를 파헤친다.
제임스 볼은 책에서 “거짓말은 그래도 진실을 의식한다. 하지만 개소리는 진실에도 거짓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허구의 담론이 진실의 탈을 쓰고 일상으로 스며드는 현상을 ‘탈진실(Post-truth)’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그 중심에 ‘개소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렇게 단언한다. “탈진실에 대한 이야기에서 소리 없는 악당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분명 가짜뉴스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일상이 된 사회에 살고 있다.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뉴미디어 시대’다.
이러한 환경은 뉴스와 정보 등 콘텐츠를 더 쉽게 접하고, 다양한 관점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동시에, 조회수와 수익을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1인 미디어들이 양산되며, 탈진실과 가짜뉴스, 그리고 개소리의 범람이라는 역기능이 커지고 있다.
알고리즘은 이를 더욱 증폭시킨다. 반복적으로 노출된 허위 정보는 사람들의 인식에 스며들고, 결국에는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상을 만든다. 이는 매우 위험한 왜곡이다.
제임스 볼의 이 책은 이민자 사회 미디어의 일원으로서 필자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
DK 미디어그룹은 신문과 라디오, 매거진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한인 이민자 사회에 신뢰할 수 있는, 필요하고 유익한 뉴스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그 핵심에는 ‘게이트키핑(Gatekeeping)’이라는 언론의 기본 가치가 있다.
게이트키핑이란, 기자와 편집자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정보를 검증하고 선별하여 보도하는 과정이다.
언론사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을수록 이 역할을 더 충실히 수행할 수 있으며, 독자들에게는 신뢰 가능한 뉴스와 정보가 전달된다.
‘탈진실’과 ‘뇌썩음’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분별력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2024년의 대표 단어로 ‘Brain Rot(뇌썩음)’을 선정했다.
이는 주로 SNS 등에서 저품질, 자극적인 콘텐츠를 과잉 소비하면서 정신적·지적 상태가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놀랍게도 이 단어는 1854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베스트셀러 《월든》에서 처음 등장한다. 당시 소로는 복잡한 사고를 거부하던 영국 시민을 비판하며 이렇게 지적했다.
“잉글랜드는 썩은 감자를 치료하려 애쓰지만, 왜 뇌썩음에는 관심이 없는가?”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좀 더 생각하고 분별해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정보가 자신의 기존 신념과 일치하면 더 쉽게 믿으려 한다. 일례로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한 내용은 더 쉽게 공유하고 믿어버리지만, 반대 의견일 경우는 무시하거나 공격하며 오히려 원래의 신념을 더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혹은 ‘역화 효과(Backfire Effect)’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보통 논리보다 감정에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의식하고 계속 검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좀 성가시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는 나의 일상과 판단을 다른 누군가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 꼭 필요한 지적 성찰 과정이다.
진실을 향한 고집, 이민자 미디어의 사명
한인 이민자 사회의 눈과 귀가 되어온 DK미디어그룹은, 이민자의 삶에 꼭 필요한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묵묵히 발로 뛰고 있다. 그 중심에는 두터운 기자 조직이 있다.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뉴스와 제보 속에서, 기자들은 이민자의 현실과 필요에 부합하는 정보를 선별하고, 공익적 기준에 따라 검토하며, 정확한 사실만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
모든 뉴스는 팩트체크를 거친 뒤, 독자가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고 정제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산된 기사는 신문과 라디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정성스럽게 배포된다.
무엇보다 DK 미디어그룹이 지켜온 원칙은 단 하나, “진실을 향한 고집”이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고 3분기에 접어들었다. DK 미디어그룹은 2분기를 마치고 전 직원이 함께 모여 상반기를 되짚으며, 하반기의 새로운 각오를 함께 다졌다.
DK 미디어그룹은 매년 한 해의 중심이 될 실천 목표를 설정하는데, 2025년 올해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Be Good! Do Good! Spread Good!”
이는 단지 기업의 구호가 아니다.
오랜 세월 텍사스 한인 사회와 함께 걸어온 미디어로서, DK 미디어그룹이 지켜온 태도이며 다짐이고, 매일 실천해야 할 가치다.
혼탁한 정보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기준을 갖고, 공익을 향한 언론 본연의 소명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한 줄의 기사, 한 마디의 방송에 진심을 담고 있다.
2025년 상반기, DK 미디어그룹은 성실히 달려왔다. 그리고 하반기 역시 변함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언제나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동포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계속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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