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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데스크칼럼

‘가황(歌皇)’이 남긴 말 몇 마디 … 그냥 뱉은 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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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EWS
오피니언 댓글 0건 조회 2,952회 작성일 20-10-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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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다시 나훈아 추석 특집 공연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코비나 방콕’이 우리 일상을 가두어 둔 덕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본 그의 공연에서 귀한 행간의 뜻을 새로이 읽었다. 물론 추석 연휴 KBS ‘대한민국 어게인’ 쇼에서의 입담이 곳곳에서 큰 화제와 후 폭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러나 보통사람들 대다수가 무릎을 치고 탄복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나훈아는 먼저 공연 중에서 다이너마이트 터트리듯 ‘테스형’을 찾았다. 그 중 몇 소절.

ㅡ아! 테스형 / 세상이 왜 이래 /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 소크라테스형 /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 툭 내뱉고 간 말을  / 내가 어찌 알겠소 / 모르겠소 테스형. 

 

이 대목에서 나는 그의 정체를 알았다 그가 바로 ‘소크라테스’였다. 세상이 왜 이렇게 살기 힘든지, 사랑은 또 왜 이렇게 어려운지…그 이유 좀 알려 달라고 소크라테스에게 하소연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소름이 돋은 진짜 이유는 이 노래와 더불어 그 중간에 일침을 가했던 “임금, 대통령…운운” 했던 것 말고 또 다른 몇 구절 때문이었다.

내가 느낀 소위 ‘야마’는 이러했다. ㅡ “언제쯤 노래를 그만두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솔직히,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 이제 내려와야 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는 “언제 마이크를 놓아야 할지 시간(시점)을 찾고 있다. 길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망설임 없이 털어놓은 말… 나는 그 말의 속 뜻을 짚어보다가 가슴이 뜨끔해 지는 충격을 받았다. 이 농축되고 정제된 말 한 마디에 ‘누군가’는 가슴이 서늘해지고 옷깃을 여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누군가’가 나훈아의 이 말을 제대로 알아듣고 혹 무대를 떠날 수도 있다면…착각이겠지만, 그러나 온몸으로 느껴지는 경외(敬畏)의 전율ㅡ아, 역시 나훈아 답다! 과연 그는 가황(歌皇)다웠다. 아니, 황제를 넘어 이미 혹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일까. 아니면 수천 년 전 ‘소크라테스’의 진짜 환생이었을까. 혹시 나훈아라는 ‘무서운 영감탱이’는 감히 소크라테스뿐 아니라 “모든 것이 다 無라!”고 외치던 고금의 고승대덕(高僧大德)들이 남긴 열반송(涅槃頌)의 뜻까지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느낌도 강하게 들었다. 혹 나만의 ‘넘치는 생각’이었을까? 

 

더불어 문득 박목월 시인의 ‘난(蘭)’이라는 시도 떠올랐다. 이 시 역시 챙겨 읽다 보면 첫 도입 부분 네 줄은 우리에게 참으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새겨들을만한 구절이다

ㅡ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 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 포기 난을 기르듯 /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 조용하게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 먼 곳에서 그윽한 향기를 / 머금고 싶다,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그렇다, 나훈아 스스로도 이미 내려놓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할 만큼 했으니 박수 받을 때 떠나겠노라” 면서. 물론, 그가 황좌(皇座)에서 내려와 떠나가고자 하는 곳은 ‘먼 곳에서 그윽한 향기를 머금고 싶은’ㅡ말하자면 ‘평화롭고 사랑이 충만한 땅’일 것이다. 마치 지난 세월 군부 독재시대 언필칭 지식인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낙원-파라다이스로의 귀향을 바라는 노스텔지어(nostalgia)처럼. 

 

근간의 우리 고국 상황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귀에 딱지가 쌓이도록 힘없는 민초들이 노래를 불러도 현금의 소위 ‘문86’ 좌파 집권세력들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 매사 거의 모두가 <거짓과 억지와 철면피한 위선>으로 점철되어 도무지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당장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정감사 받는 실태를 보면 이건 도무지 시정잡배들의 난장판도 이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나, 그 꼴을 옆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국내든 해외든 젊었거나 늙었거나 우리 동포들은 대다수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70~80년대의 군부독재 시절 보다 훨씬 더 심하다. 그래도 그 시절에는 먼저 나라부터 지키고 경제 살리기가 최우선이었던 목적이 뚜렷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허황된 ‘통일’을 미끼로 한 기획된 사기극만 벌이고 있을 뿐이다. 더하여 좌파 종북세력들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는 우선 자기들의 권력 유지만을 위해 국민들을 지능적인 ‘길들이기’로 아주 ‘악질적인 독재’를 아무 부끄럼 없이 자행하고 있다. 정말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진정한 ‘파라다이스로의 귀향’이 다시금 그리워지는 시점이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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