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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김의 그림자 부동산 제국 “면허도, 양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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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W 한인사회를 무대로 벌어진‘무면허 부동산 사기극’
DFW 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두개의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며 수년간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 션 김(Sean Kim, 한국명 김범수)은 자칭 ‘부동산 마스터’로 각종 SNS와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을 홍보해 왔다.
그러나 본지 탐사보도팀이 입수한 달라스 카운티 법원과 텍사스부동산위원회(TREC)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션 김은 이미 2020년 9월, 20만 달러 이상 절도 혐의로 1급 중범죄(1st Degree Felony, CAUSE No. F-1800447-T)의 유죄 선고를 받았다. 그는 플리바겐(형량 협상)을 통해 5년의 징역형을 집행유예에 해당하는 7년 커뮤니티 수퍼비전으로 감경 받았다. 이어 2022년 10월, 그의 부동산 세일즈 에이전트 라이센스는 공식 박탈됐다. 이전에도 션 김은 브로커 라이센스가 있어야만 부동산 회사의 대표를 할 수 있는 TREC의 규정을 어기고 세일즈 에이전트 라이센스만으로 불법적인 부동산 대표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무면허가 된 후에도 그는 실질적으로 부동산 회사 대표로 활동하며, 거래를 주도하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내부 고발자가 실토한 션김의‘면허 도용과 허위 계약’ 실태
션 김이 실질적 오너로 있는 M 부동산 소속으로 일했던 K 리얼터는 본지에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션 김이 회사 소속 리얼터들의 라이센스를 도용해 부동산 계약을 지속해왔다는 것이다. K씨는, 자신도 모르게 부동산 라이센스가 도용되어 주택 매매에 사용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거래는 2024년 4월에 계약한 플라워 마운드 소재의 한 주택 매매 건이였고, 관련 공문서에는 K씨의 라이센스 번호가 명기되어 있었지만 그는 당시 해당 거래를 전혀 몰랐다.
그는 “전혀 알지 못하는 거래였다. 그런데 관련 서류엔 중개인으로 내 이름과 라이센스 번호가 떡하니 적혀있어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라이센스가 박탈된 션 김은 다른 리얼터의 라이센스를 무단 도용해 거래를 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윤리 위반이 아니라, 명백한 문서 위조 및 신분도용 범죄에 해당될 수 있다.
신분 도용에 더해 수수료 탈취 시도까지
K씨는 또한 션 김이 중간에서 거래를 가로채 수수료를 탈취하려 했다고 고발했다.
K씨는 2022년 10월, 한 부부에게 사흘에 걸쳐 루이스빌, 캐롤튼, 코린스 등 북텍사스 지역 여러 매물을 직접 소개했고, 저스틴의 신규 주택 프로젝트도 안내했다. 결국 그들은 저스틴의 주택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해당 주택은 신규 건축 중인지라 계약 체결 후 클로징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렸다.
K 씨는 자신도 모르게 2023년 3월 이 주택에 대한 클로징이 이뤄졌고, 클로징 서류에 자신의 이름이 빠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서류상 바이어 중개인에는 ‘S H Kim’이라는 이름이 기재돼 있고 이메일 주소는 션 김의 것으로 적혀 있었다. 나중에 연락이 된 부부는 계약 후에는 이메일로 거래가 오고 가서 K 씨인 줄 알았다면서, 중간에 거래를 가로챈 션 김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공식 진술서에 서명해 주었다,
션 김은 계약서에서 담당 리얼터인 K 씨의 이름을 삭제했고, 회사 소속 다른 리얼터의 이름과 라이센스를 사용했으며, 클로징 기록을 수정해 수수료를 탈취하려 했다.
커미션 미지급·불법 유용·거짓 약속
이 뿐만이 아니다. 션 김은 K씨에게 2025년 한 해 동안 커미션 명목으로 총 $164,422.50 상당의 수표 5장을 지급했지만, 모두 부도 처리됐다.
K씨에 따르면 2024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수표가 부도났으며, 후에 개인 수표로 변제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또한 일부는 부도처리 됐고, 한참 후에 다시 개인 자금으로 상환했다.
그는 “회사에서 지급해야 할 공식 커미션을 사적으로 유용한 뒤 임의 지급한 것”이라며 부정회계 및 탈세 의혹도 제기했다.
또한 “션 김은 커미션을 ‘자신의 돈처럼’ 유용했고, 나중에 개인 수표로 변제하려 했으며 그마저도 여러 차례 부도가 났고, 아직도 못받은 금액이 4만 여 달러가 된다.”고 토로했다.
커미션은 부동산 회사가 정식으로 지급해야 하는 법적 책임이 있는 비용이다. 션 김은 이를 사적으로 유용한 뒤, 자신의 개인 체크로 보전하려 한 사실상 횡령 행위를 저지른 셈으로 보인다.
K씨는 “션 김은 항상 ‘밀린 커미션을 곧 준다’, ‘이체 중이다’라는 말로 넘겨왔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신뢰가 생명인 부동산 업계에서, 신뢰를 정면으로 배신한 거다.”라고 전했다.
K씨는 텍사스부동산위원회(TREC)와 캐롤튼 경찰국에 션 김을 부동산 사기, 신원 도용, 무자격 중개 행위, 문서 위조 등 복수의 혐의로 형사 고발을 한 상태다.
내부 고발자 K씨는 “션 김은 라이센스도, 자격도, 양심도 없는 사람이다.”라고 토로했다.
피해자 A씨, “스몰 비즈니스의 꿈, 한순간에 무너졌다”
내부 고발자 뿐 아니라 션 김에게 피해를 입은 한인의 제보도 이어졌다.
스몰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던 한인 A씨는 부동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상상도 못한 피해를 입었다. A씨는 2024년 4월, 캐롤튼에 위치한 M 부동산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며 2만 달러의 계약금 수표를 건넸다.
당시 A씨는 담당 L리얼터가 “계약금은 곧 에스크로 계좌로 입금된다”고 말해 그런 줄로 알았다. 하지만 이후 계약금이 에스크로 계좌가 아닌 M 부동산 계좌로 입금된 걸 알게 됐고, M부동산에 문의를 해도 답은 오지 않았다.
A씨는 “에스크로 회사에 확인 요청을 했는데, ‘계약금을 받은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간담이 서늘했다.”고 말했다.
계약금 날리려는 시도?
게다가 A씨는 인스펙션을 위한 리스나 세금 관련 자료 등 필수 문서를 기한 내에 전달받지 못했다.
이에 연장을 요청했지만, L리얼터는 “요청 기한이 지났다”며 거부했다. A씨는 “계약금을 날리도록 유도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더욱 기막힌 건 션 김이 불법적으로 계약 전반을 지시하고 조율했다는 것이다.
A씨는 L리얼터에게 받은 이메일 중에는 션 김이 L리얼터에게 일일이 부동산 업무를 지시한 내용이 그대로 전달(Forward)된 적도 있었다며, 무면허 션 김이 불법적으로 ‘콘트롤’한 증거가 확인됐다고 증언했다.
A씨는 션 김의 지시 내용은 “전문용어로 포장된 말장난에 불과했다. 계약서도 조작하고, 고객의 무지를 이용해 시스템을 악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에 나선 끝에 간신히 계약금을 돌려받았지만, 추가로 발생한 비용과 시간, 정신적 피해는 상당했다.
피해자 B씨, “브로커인 줄 알았는데 범죄자였다”
캘리포니아에서 오래 거주한 한인 B씨는 북텍사스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던 중 션 김을 알게 됐다. 당시 션 김은 전국적으로 꽤 유명한 한인 부동산 프랜차이즈 대표로 알려져 있었다. 브랜드 인지도와 션 김의 유창한 언변에 B씨는 그가 무면허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B씨는 션 김을 통해 여러 채의 리스용 주택을 구입했으며, 관리까지 맡겼다.
‘새집인데 왜 이렇게 수리가 많지?’ …
수상한 낌새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션 김은 관리하고 있는 B 씨의 부동산에 대한 수리가 발생했다면서 인보이스를 수십차례 내밀었고 지출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새집에서 이해할 수 없는 수리가 발생하는 등 의심스러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였다.
결국 B씨는 인터넷 검색으로 본지의 탐사보도를 접했고, 자신이 션 김에게 속았음을 확인했다.
이후 그는 본인의 부동산 거래 기록에 션 김이 아닌 ‘S.H. Kim’ ‘S.J. Kim’이라는 다른 이름의 중개인이 기재된 것까지 발견하고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B 씨는 지인 3명에게 소개해 션 김이 그들의 주택 매매 중개인을 했는데, “서류상 이들의 중개인 역시 ‘S.H. Kim’으로 되어 있었다”면서 “본인과 성이 같은 리얼터의 라이센스를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불법이 만연했다”고 그는 말했다.
“알고 보니 1급 중범죄자 … 철저히 속았다”
B씨가 최종적으로 확인한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션 김은 과거 자신이 관리를 맡은 건물에서 테넌트의 렌트비를 개인적으로 유용해, 20만 달러 이상을 편취한 혐의로 1급 중범죄 유죄 판결을 받아 집행유예 중인데다 라이센스도 박탈 당한 상태였다.
B씨는 “션 김에게 부동산을 맡겼다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었다.”며 “텍사스 한인사회는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커지고 있는데 이런 불법적 작태가 버젓이 용인되는 것은 한인사회 망신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하고, 한인사회 정의와 위상을 위해서도 반드시 션 김의 거잣과 사기 행각은 끊어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동포사회를 기만한 불법, 끝내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가 반복된다
션 김은 오랜 기간 거짓과 화려한 언변으로 많은 한인 투자자와 리얼터들을 속여오며 불법의 ‘종합세트’를 지속해 왔다.
한 한인 법률 전문가는 “커뮤니티 수퍼비전, 즉 집행유예 상태에서는 수십 가지 법적 제한이 있으며, 이 기간에 또다시 불법 행위를 저지를 경우 실형 선고가 가능하다”며 “정말 대담하고 위험한 불법 행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에게 자신의 라이센스를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금전을 받은 리얼터가 있다면, 이는 공모 관계에 해당하며, 해당 리얼터 역시 면허 박탈 등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과 불법 행위로만 보기 어렵다.
무면허자가 수년간 불법으로 대표 행세를 해도 문제 삼지 않았고, 다수의 피해자들은 침묵했다. 이는 한인사회 내부의 부끄러운 관행이 낳은 구조적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업종이다.
그 신뢰가 반복적으로 훼손되고도 아무런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선의의 동포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더 이상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동포사회가 불법과 기만 행위에 대한 감시와 책임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본지는 이 사건과 관련해 텍사스 부동산위원회(TREC) 및 캐롤튼 경찰국의 수사 상황을 끝까지 추적·보도할 것이며, 동일한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거짓이 방치될 때, 피해는 확산된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다음 피해의 여파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미칠 수 있다.
DK 미디어 탐사 보도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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