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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칼럼] 미국 경제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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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 기류가 심상찮다. COVID-19의 장기화와 공급망 위기, 그리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안정적인 경제 성장에 이미 적신호가 들어와 있는 상태이다. 실제로 작년 12월에 발표된 인플레이션은 6.8%로 지난 40년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행히도 같은 시기에 발표된 실업률은 COVID-19의 지속적인 확산에도 불구하고 3.9%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최근에 발표된 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4%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고용과 물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제성장의 두 축 중에서 고용문제는 안정화되고 그동안의 양적안화와 낮은 기준 금리로 인해 경제성장 역시 낙관해 볼 수도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미국 경제사에서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의미 그대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경제현상이다. 시장에서 증가된 수요에 의해서도 인플레이션이 야기될 수 있고, 여러 요인에 의해 비용이 증가해도 인플레이션은 발생한다. 경제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이 두 가지 원인이 동시에 시장에 작용하면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은 경제 기초에 비추어 물가지수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경제 수치에 불과하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 같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라고 해도 그에 대응하는 정책적 판단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은 매년 1-2%의 낮은 수치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은행이 상시적인 통화정책으로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경제지표로 인식되어 왔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안정적인 미국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도 사실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그 바탕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경제 상황이 바뀌었다. 불과 다섯달 전인 작년 여름만 해도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불과 2% 전후의 인플레이션을 예상했다. 실제로 작년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 연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우려되는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서 “인플레이션 급등은 일시적”이고 그 부정적 영향을 폄하했으며 “팬데믹과 경제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비교적 좁은 범위”라며 낙관적인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경제 전문가들의 시장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으로 인해 경제적 근거가 부족한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결국 미국 경제가 전세계적인 공급망 위기를 겪으면서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전례없는 경제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시장의 안정화와 경제성장을 위해 연방정부의 개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연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
1913년 은행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만들어진 연준은 운영과 의사결정에서 연방정부 기관 중에서 가장 독립적인 기관으로 평가받아 왔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10%가 넘는 극심한 실업률로 고통받던 1990년대와 2000년대에도 미국은 5% 전후의 실업률과 1-2%의 낮은 물가 상승률을 보이며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다.
여러번의 전쟁과 경제 위기 속에서도 연준이 안정적인 경제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는 공적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우는 연준 의장은 과거의 벤 버냉키와 자넷 엘런을 거쳐 현재 의장인 제롬 파월까지 탁월한 경제 감각과 이론으로 지속적인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18년 동안 연준을 이끈 알랜 그린스펀은 미국 경제사에서 이미 전설적인 인물로 칭송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준과 연준 의장의 경제 성장에 대한 공로를 뒤로 하고 현재의 경제 상황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2008년 이후 지속해 온 양적완화를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시기가 도래했다.
동시에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어 온 사실상의 ‘제로’ 기준 금리 시대를 종결하고 정상적인 금리 수준으로 통용되는 2.5%까지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연준은 이번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오는 3월부터 단계적으로 인상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올리는 고육지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만 4번 정도의 금리 인상이 예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COVID-19의 지속적인 확산이 실물경제에 막대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경제 성장의 발판이 되어온 ‘제로’ 기존금리 정책이 실질적으로 폐기되는 것이다.
물론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몇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상되겠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비관적인 경제성장을 전망을 내놓고 있다.
향후 연준의 양적완화 긴축과 금리 인상 결정이 시장경제에 미칠 막대한 영향을 감안한다면 연준의 정책 방향에 관심을 갖고 향후 회의 결과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안화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최장섭 논설위원
Texas A&M University-Commerce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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