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유타에서 만나 Bonneville Salt Fl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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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축복 가운데 하나는 광대한 대륙을 쉼 없이 운전하여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끝이 안 보이는 초원을 운전하다가 사막을 만나면 인생의 중간을 점검하게 되고 다시 핸들을 잡으면 흩어지는 구름 사이로 이름을 알 수 없는 고봉들을 만나고 그곳에서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걷잡을 수 없는 위엄에 가슴을 조리가 있노라면 어느새 붉은 광야가 세상을 붉게 색칠을 하며 저물어가는 대지에 황금빛 융단을 깔아줍니다. 그리고는 새하얀 소금사막이 저녁놀을 받아가며 보석과 같이 빛나는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호수를 지나게 됩니다.
미국의 유타주 북쪽에는 동계 올림픽의 도시 솔트레익 시티(Salt Lake City)를 북서쪽으로 감싸고 있는 거대한 소금호수인 그레이트 솔트 레익(Great Salt Lake)이 있습니다. 로키 산맥 줄기인 와새치 산맥(Wasatch Range) 서쪽 기슭에 위치한 이 호수는 거대한 분지에 위치하고 있어 흘러 들어오는 강은 있어도 빠져나가는 강이 없으므로 염도가 22%나 되어 어류는 살지 못하고 사람의 몸도 이스라엘의 사해처럼 가라앉지 않습니다. 유입되는 수량보다 증발되는 물의 양이 많다 보니 호수의 바닥은 거대한 소금의 결정체를 간직하게 되고 물이 마른 곳에는 거대한 소금 사막을 이루게 됩니다. 특히 소금 사막 위에 만들어진 Bonneville Salt Flats International Speedway에서 만나는 자연의 오묘함은 쉼 없이 텍사스에서 유타까지 달려온 긴 여정의 쉼표가 되고 있습니다.
솔트레익 시티에서 80번 하이웨이를 따라 양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소금사막을 따라 서쪽으로 120마일 정도 운전을 하다 보면 오른쪽으로 Salt Flats Rest Area를 만나게 됩니다. 마치 소금을 광야에 뿌려놓은 것처럼 새하얀 소금 결정체가 발목높이의 찰랑거리는 염수를 거울삼아 아름다운 보석과 같은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호수를 걷고 있으면 마치 하늘이 호수에 내려앉아 나 홀로 하늘을 걷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환상을 뒤로하고 6마일 정도 서쪽으로 더 가면 4번 출구에서 오른쪽으로 Bonneville Speedway 사인과 함께 5분정도 운전을 하면 ‘안토니 홉킨스’가 열연한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The World’s Fastest Indian)’의 배경이 되어 무한 속도를 경쟁하던 Bonneville Salt Flats International Speedway를 이르게 됩니다.
사막 위를 이정표 하나 없이 눈이 내린 것처럼 새하얀 소금이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넓게 길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행성에 홀로 내려 방황하는 자신을 착각할 만큼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소금사막을 이정표 없이 가고 있으면 저 멀리 달랑 소금 사막가운데 서있는 Bonneville Salt Flats International Speedway 사인을 만나게 됩니다. 소금 사막 위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자동차 바퀴 흔적만 있을 뿐 주위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선글라스가 없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유타주 고원의 강렬한 태양빛이 하얀 소금 결정체 위로 반사되고 있습니다.
Bonneville Salt Flats International Speedway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와 바이크의 최고 속도를 테스트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자동차 속도를 테스트하기에 가장 평평하고 표면이 단단하여 1912년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수많은 스피드 매니아들이 그들이 개조한 차량을 이용하여 이곳에서 자동차 스피드를 테스트하여 왔고 지금도 매년 이곳을 찾고 여전히 스피드를 테스트하며 레이스를 즐기는 곳입니다. 특히 매년 8월 중순에 열리는 Speed Week와 9월 중순에 열리는 World of Speed 이벤트가 가장 대표적인 행사입니다. 또한 제한속도가 없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일반인도 소금사막에 자동차를 내려놓고 맘껏 자신의 자동차 스피드를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명심할 것은 표면이 물이 없이 완전이 드라이한 상태를 유지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체크를 해야 할 것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The World's Fastest Indian)’ 속의 주인공인 버트가 이야기합니다. "꿈을 포기하지 말라. 꿈을 놓아 버리는 순간, 넌 맥없이 시들어 버리고, 말라가는 채소 같은 볼품없는 삶을 살아갈 거라고. 꿈은 네가 살아 갈 마지막 숨결이라고.” 그리고는 뉴질랜드에서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미국 유타주의 Bonneville Salt Flats International Speedway에서 그가 아끼는 인디언이라는 1920년산 오토바이로 그 당시는 불가능했던 속도 201마일(325km)을 주파하는데 성공합니다. 67세의 황혼 나이에 홀로 이뤄낸 그의 꿈 속에서 " 때로는 평생을 사는 것보다 5분을 빠르게 달리는 것이 더 소중할 때가 있단다 " 라는 꿈을 꾸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소박한 소망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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