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칼럼
[한인작가 ‘짧은 글’릴레이] 케네디 극장에서 한국춤 공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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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대학과 동서문화 센터가 공동 주최한 아태지역 댄스 페스티벌(Asia Pacific Dance Festival)이 8월 1일-14일까지 하와이대학 내 케네디극장에서 열렸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통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문화축제에 하와이 유일의 한국전통 무용단 할라함 스튜디오(Mary Jo Freshley the Halla Huhm Korean Dance Studio)가 참여하여 한국무용을 선보였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별하 달하는 스폰서와 함께 8월6일 공연하는 한국무용을 보기위해 하와이 대학 케네디 극장으로 갔다.
프로그램을 받아 들고 이번 공연이 하와이에서 한국무용을 지원해 온 앤드리엔 카에플러 (Andrienne Kaeppler1935-2022)님을 추모하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또 그와 동시대를 살아 오면서 지금까지 60여년을 한국무용을 이끌어 온 메리 조 후레스리(Mary Jo Freshley the Halla Huhm Korean Dance Studio)의 공을 알게 되었다.
메리 조는 60여년 전 하와이대학에서 열린 한국춤을 접하고 한국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한다.
그의 한국무용에 대한 열정은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하와이를 넘나들며 한국전통 춤을 익히고 연구하여 황무지 같은 땅에 한국무용의 씨앗을 뿌리고 꽃을 피우게 했다.
이번 무대에 올린 작품들은 대부분 메리 조 소장의 레퍼토리로 한국무용의 거의 모든 장르에 걸쳐 있었다. 지정 석에 앉아 프로그램을 펼쳐드는데 첫 머리부터 어리둥절했다.
대부분 한국 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의 제목들이 생소했다.
1. Kain Chonmoktan(Beautiful Women Picking Peonias) 2.Chon Mudong(Heavenly Dancing Angel) 3.Puchae Chum(Fan Dance)4. To Salpuri(Purification Dance late1980), 5.Chinogwi(Spritual Journey), 6. Pogurak(Ball Throwing Dance) ,7. Changgo chum (Hour-glass Drum dance), 8.Taepyongmu(Dance of Great Peace), 9.Kommu(Sword Dance), 10.Parachum(Cymbal Dance),11. The Halla Huhm Korean Dance Studio 1950-2014, 12. Aloha Samul Nori(Percussion Ensemble)
붉은 비로도의 막이 오르며 첫 번째 한국춤은 앤드리엔 카에플러 (Andrienne Kaepple의 영전에 받친다는 ‘Kain Chonmoktan’이었다. Kain Chonmoktan은 ‘가인청목탄(佳人剪牧丹)’의 영어표기였다.
위키에 들어가서 설명을 찾아보니 <가인청목탄은 한국의 궁중무용이다. 조선 순조시 효명세자 익종이 지은 춤이다. 꽃을 꽂은 항아리(花樽)를 가운데 두고 8명의 무원(舞員)이 금봉관을 쓰고 색의(色衣)를 입고 모란을 꺾으며 춤추는 화기애애한 춤이다.>라고 되어있다.
고증을 많이 해서 선택한 레퍼토리였다.
천무동, 부채춤, 살풀이,진오기(진혼 굿)는 알만 한데 포구락은 또 생소했다. 포구락(Ball Throwing Dance은 ‘포구문(抛毬門)을 가운데에 놓고 편을 갈라 노래하고 춤추며 차례로 공을 던지는데, 구멍에 넣으면 상으로 꽃을 주고, 넣지 못하면 벌로 붓에 먹을 찍어 얼굴에 검댕이를 찍어주는 놀이’였다.
마지막 공연은 사물놀이였다. 한국 전통의 사물놀이에 하와이 원주민들의 악기와 소리와 리듬을 가미하여 ‘국제 신(new)사물놀이’를 창출하여 신비한 소리의 조화를 느끼게했다.
사물놀이를 4가지 타악기의 앙상불이라고 소개하며 changgo(hour-glass shaped drum) ching(large gong), buk(barrel drum), kkwamggari (small gong)라고 소개 했다. 장구를 ‘모래시계 모양의 드럼’이라 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88세의 메리 조가 추는 살풀이는 거의 기적 같았다. 메리 조의 살풀이를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메리 조 할라쿰의 한국무용은 외국인이 하는 한국춤이었고 한국춤을 예술로 승화시킨 맹목의 몸짓이었다.
고독한 길을 걸어 왔을 메리 조 후레슬리에게 깊은 존경을 표한다.
한국의 예술을 영어로 표현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이 무대를 보고 새삼 느꼈다. 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Jindallaekkoch’라고 표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좀 답답하다.
보통은 Azelea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진달래와 아젤리아는 또 다르다는 것을 한국인들은 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예술을 한국인처럼 이해하기를 바랄 수는 없으나 오해나 곡해 할 수 있는 여지는 남기지 말아야 할것 같다.
아태지역 댄스 페스티벌(Asia Pacific Dance Festival)이 열린 케네디극장은 1963년에 오픈한 하와이 대학의 유일한 공연장이다. 이 극장은 세계적인 건축가 I.M. Pei(Ieoh Ming Pei 1917-2019)의 작품이다.
619석의 메인 스테이지 극장으로 140석의 유동좌석을 가지고 있어서 최대 759명을 수용할 수 있다. 케네디 극장은 하와대학의 명물중에 하나다. (1989년에 건축된 달라스의 음악의 전당 마이어슨 심포니 센터(The Morton H. Meyerson Symphony Center도 I.M. Pei의 작품이다.)
공연 중 나는 가끔 손녀 별하 달하를 지켜보았다. 의자의 끝에 앉아 몸을 앞으로 빼고 공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았다.
한국무용의 ‘덩더쿵 덩더쿵’하는 리듬과 밑으로 깔리는 한국춤의 동작과 빨강 노랑 파랑 하양 검정의 무대 의상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대낯같은 불이 밝혀지고 우아한 케네디 극장의 모습이 들어났다. 하얀 플루메리아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밤이었다.
김수자
하와이 거주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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