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품어온 훈련센터 구상 현실로 … 후배 골퍼 위한 ‘선물’ 될 듯


최경주 선수의 오랜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맨스필드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최경주 골프 아카데미(KJ Choi Golf Academy)’ 기공식이 열린 것이다.

최경주 재단(KJ Choi Foundation)이 추진하는 이 아카데미는 맨스필드시가 조성 중인 스토다드 스트리트(Stoddard Street) 엔터테인먼트 지구의 다음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맨스필드시는 2.8에이커의 땅은 물론 부지 조성 및 기반시설까지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이날 최 선수와 시 관계자들은 금빛 삽으로 흙을 떠 올리며 새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
기공식에 참석한 토드 토노리(Todd Tonore) 시의회 부의장은 먼저 최 선수의 발자취에 경의를 표했다.
그는 “프로 통산 33승은 참으로 대단한 커리어”라면서도 “다음 세대를 위해 골프의 저변을 넓힐 이 시설이야말로 최 선수의 영원한 유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맨스필드와 골프의 인연도 강조했다. 부의장은 “맨스필드는 언제나 골프의 도시였다”며 시에 이미 54홀 규모의 골프장이 있다고 소개했다. 새 아카데미가 이 골프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려, 맨스필드를 달라스·포트워스 메트로플렉스 골프의 ‘남부 관문’으로 만들 것이라는 기대다.
이어서 단상에 오른 최 선수는 “15년 전부터 트레이닝 센터를 꿈꿔왔다. 오늘 그 꿈이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히고 많은 젊은 프로와 대학·주니어 선수들이 미래를 불안해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훈련 환경을 조금만 개선해도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선수는 아카데미를 향한 세 가지 비전도 밝혔다. 첫째는 해외 선수들이 미국 무대를 경험하는 ‘다리(Bridge)’ 역할이다. 그 자신도 1997년 처음 미국 땅을 밟으며 꿈을 키웠다.
둘째는 주니어 골퍼 육성이다. 앞으로 PGA 투어를 비롯한 세계 6대 투어를 이끌 선수라면 누구든 이곳에서 더 좋은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재단은 8년 전 미국 법인을 세우고 미국주니어골프협회(American Junior Golf Association·AJGA)와 함께 주니어 대회 3개를 열어왔다. 올해는 첫 대회가 맨스필드에서 열리고, 캘리포니아 어바인과 뉴욕·뉴저지 지역에서 차례로 이어진다.
셋째는 다음 세대를 위한 ‘선물’이다. 최 선수는 “이 훈련 시설은 나의 미래이자 다음 세대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기꺼이 후배들에게 기증하겠다고 했다.
최경주 선수는 기공식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부지와의 인연부터 털어놨다.
2년 전, 맨스필드시가 앞으로 개발 계획이 없는 땅이 있다며 한번 둘러보라고 소개해줬다. 직접 현장을 가서 확인해 보니 2.8에이커 규모의 버려진 땅이었지만 최 선수는 이곳에 재단 아카데미를 세워 한인 2세들을 위한 훈련센터로 쓰고 싶다고 제안했고, 시는 흔쾌히 승인한 것이었다.
최 선수는 “시가 땅을 팔지 않는 이상 이곳에서 계속 아카데미를 운영할 수 있다”며 “꿈을 품고 계획하고 준비했더니 하나님께서 이런 땅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기공식 전날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너무 기쁘기도 하고 벅차기도 하고, 부담도 됐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니 잘 해내야 하니까요.”
그래도 그는 이날을 ‘증명의 날’이라고 했다.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사실을 스스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최 선수가 그리는 아카데미의 모습은 단순한 골프 연습장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후배들이 이곳에서 충분히 훈련하며 골프 실력은 물론 인성도 기르고, 사회 어디에서든 좋은 구성원으로 살아가길 바란다”며 “그런 마음으로 후대에 남길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이제 현실이 됐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최경주 골프 아카데미는 새롬건축이 맡아 진행하며 내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