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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실이 사형수 로버트 로버슨(Robert Roberson) 사건과 관련해 텍사스 주하원 형사법 위원회(House Committee on Criminal Jurisprudence)가 선을 넘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주지사실 변호인은 지난 21일(월) ‘법정조언자 의견서’(amicus brief)를 제출, 주하원 위원회의 청원을 기각해 달라고 텍사스 대법원에 요청했다.

앞서 텍사스 대법원은 20일(일) 주 검찰총장이 로버슨의 사형 집행을 연기한 전례 없는 명령을 재고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로버슨은 2003년 당시 두 살난 딸의 사망 사건으로 1급 살인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의 형 언도에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shaken baby syndrome) 진단을 근거가 됐는데, 최근 이 진단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형을 언도받은 로버슨의 항소는 텍사스 형사항소법원, 텍사스 대법원, 연방 대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주 가석방 위원회 역시 그의 사면 요청을 거부한 상황에서, 그는 지난 17일(목) 밤 처형될 예정이었다.

이에 형 집행 직전 주하원 위원회가 소환장을 발부해 로버슨을 21일(월) 주 의사당에 출석시킴으로써 집행이 연기됐으나 정작 로버슨의 주의회 출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텍사스 주지사실의 제임스 설리번(James Sullivan) 법률 고문은 이날 텍사스 대법원의 블레이크 호손(Blake Hawthorne) 서기관(clerk)에게 주지사 명의의 서한을 보내 “해당 하원 위원회의 행동은 주 헌법에 어긋나며 권력 분립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설리번은 서한에서 “사형 사건에서 사면이나 유예를 부여할 권한은 주지사에게만 주어진 것”이라며, “주 위원회가 소환장을 통해 처형을 90일간 유예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례가 허용된다면, 이 같은 방식이 반복될 위험이 있으며, 주지사의 고유 권한이 다른 기관으로 이양되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설리번은 주하원 위원회가 로버슨의 증언을 원했다면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처형 직전에서야 소환장을 발부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로버슨의 유죄 판결은 20년 전에 내려졌고, 마지막 항소도 1년 전에 기각됐다”며 “그의 사형은 수개월 전부터 예정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설리번은 “주 헌법에 따라 주지사에게 최종 결정 권한이 부여된 시점에 위원회가 소환을 결정한 것은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로버슨의 사형 중단을 위해 초당적인 텍사스 의원 84명이 그렉 애봇 주지사의 개입을 촉구했지만 애봇 주지사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애봇 주지사는 2015년 취임 이후 단 한 차례 사형수를 감형한 사례가 있는데, 2018년 토머스 휘태커(Thomas Whitaker)의 사형을 종신형으로 감형한 것이 유일하다.

정리=김진영 기자

** 법정조언자 의견서(Amicus Brief)란? -- 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법원에 제출하는 의견서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법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원이 이 의견서를 채택할지는 전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