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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9월 금리 인하 신호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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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8번째 기준금리 5.25∼5.50% 동결…9월 인하 개시 시사
연준의 피벗(Pivot), 美 대선에 미칠 영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달 31일(수)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의 예상대로 오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다가 작년 9월부터 이번까지 8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면서 "경제가 기준금리를 낮추기에 적절한 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집중해왔는데, 연준 성명서에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양쪽 모두와 관련된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연준은 "최근 몇 달간 FOMC의 2% 물가 목표를 향한 일부 추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9월 금리인하에 쏠리는 시장의 기대
연준이 올해 9•11•12월 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인하 가능성을 100%로 예상하고 있고, 9월 0.5%포인트 빅스텝 인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였지만 시장의 일부 참여자들은 금리 인하가 실제로 이루어지기를 조급하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관리 회사인 뉴 센트리 어드바이저(New Century Advisors)의 클라우디아 샴(Claudia Sah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라며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샴 규칙(Sahm Rule)을 공식화했는데, 주로 실업률의 변화를 통해 경기 침체를 예측한다.
샴 규칙은 3개월 평균 실업률이 12개월 최저 실업률보다 0.5%포인트 더 높아지면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때문에 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경제를 침체로 끌어들이지 않도록 통화 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현재 기준 금리는 꽤 높게 설정되어 있고, 이는 말이 안된다”라며 “연준이 점진적으로 이자율을 낮추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실업률이 4.1%에 도달하면서, 샴 규칙이 곧 발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단기 이자율을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것이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마지막 한 조각을 잡기 위해 경기 침체를 초래할 필요는 없다”라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됐거나 안정화되는 단계에 있다면 연준이 점차 물러서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한편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샴 규칙에 대한 질문을 받은 파월 의장은 이를 "통계적 규칙성"(Statistical regularity)이라고 표현하며, 이번에는 반드시 맞아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고용 상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고 임금 상승 속도도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지금 상황은 정상화되는 노동 시장, 일자리 창출, 그리고 여전히 강력한 수준에서 상승하고 있지만 점차 둔화되는 임금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만약 상황이 이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우리는 이에 잘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9월부터 0.25%포인트 인하로 공격적인 금리 인하 경로를 예상하고 있으며 11월과 12월까지 3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CME 그룹의 페드와치(FedWatch)에 따르면 연말까지 연방 기금 금리에서 1%포인트가 인하될 확률은 약 11%이다.
또 일부는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1.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이 속도는 정책 입안자들이 점도표를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했을 때보다 더 공격적이기는 하다.
연준의 피벗(Pivot), 美 대선에 미칠 영향은?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면서, 11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준이 무엇을 하든 공화당 혹은 민주당을 분노하게 할 가능성이 높지만 선거 연도에 정책을 바꾸는 일은 드문 것은 아니다.
월스트릿 저널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려는 연준으로서는 선거 시기에 정책 변화를 고려하는 것이 곤란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선거 전에 금리를 인하하면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지만, 필요한 금리 인하를 하지 않으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민주당을 화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으로서는 금리 인하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연준이 정치적 동기에서 금리 인하를 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금리 인하가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공화당은 연준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비난하며 금리 인하가 너무 성급하다고 비판할 수 있다.
반면 민주당은 금리 인하가 경제를 지원하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의 조치가 경제 성장과 고용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민주당은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지만 유권자들이 느끼는 인플레이션 체감이 실제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결국 미 대선을 앞둔 9월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는 경우, 두 정당 모두 경제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중심으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치적 논쟁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연준은 여러 차례에 걸쳐, 특히 대통령 선거와 경제 상황이 복잡하게 얽힌 시기에 금리를 조정한 바 있다.
지난 1992년, 연준은 경제가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는데, 당시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 이후 곧바로 첫 번째 인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고, 이후 그는 연준이 금리를 너무 높게 유지했다고 비난했다.
또 2000년에 연준은 금리를 9년 만에 최고치로 인상했으며, 2001년까지 이를 유지하다가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금리를 빠르게 인하했고 2004년 연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치열한 재선 경쟁을 벌이는 동안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한편 다소 불편한 상황은 연준 관리들에게 향후 몇 주 동안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조성하고, 9월 중순에 열릴 연준의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한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도 금리 인상이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
그는 “우리의 초점은 오로지 그것(경기 침체를 막는 것)에 있다”라고 강조하며 연준이 정치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비난을 강하게 반박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절대 정치적 정당, 정치인 또는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우리의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선거 기간, 심지어 선거 후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데이터, 전망, 리스크 균형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그 외의 다른 요소는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연준의 다음 회의는 9월 17~18일이며, 그 다음 회의는 11월 5일 대선 다음 날 시작될 예정이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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