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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트럼프 VS. 해리스 100일의 혈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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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새로운 대결 구도로 재편
성별, 인종, 세대 등 확연히 다른 두 후보 간의 치열한 대결 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낙마 이후 미 대선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지난달 말 '미 대선후보 TV토론 참사' 후폭풍에 더해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장 피격이라는 초대형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일) 대선 후보 사퇴를 밝힌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등판으로 '트럼프 대 해리스' 구도로 새 판짜기가 이뤄지면서 민주당 지지층 결집과 흥행 효과 등에 힘입어 초박빙의 대결로 재편되는 등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오는 11월5일 치러지는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를 예약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의 새로운 대결 구도로 사실상 확정됐다.
민주당의 빠른 결집
텍사스 민주당 대의원, 해리스 지지
민주당 전당대회 텍사스 대의원들은 지난 22일(월) 밤 압도적인 표차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했다.
텍사스 민주당 및 전국 대표단 의장(Texas Democratic Party and national delegation chair)인 길베르토 이노호사(Gilberto Hinojosa)는 “광범위한 경험과 입증된 리더십을 통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미국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이상과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달 19일~22일까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당의 대선 후보를 공식 확정한다. 텍사스는 시카고 민주당 전당 대회에 273명의 대의원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날 밤 회의에서 최소 260명의 텍사스 대의원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고, 6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 공식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선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콜(rollcall)'에서 3934명의 대의원 중 과반인 1976명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과 경합할 수 있는 잠룡으로 분류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해리스 지지 대열에 합류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거물급 중진들도 지지를 잇달아 선언함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은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앞으로 민주당은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를 본격적으로 물색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유색인종 여성이자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경합주 출신의 백인 남성이 러닝메이트로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마크 켈리 상원 의원, 앤디 버시어 캔터키 주지사를 비롯해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민주당의 승기를 잡을 모멘텀
해리스 부통령의 등판으로 일단 민주당은 또다른 모멘텀을 확실하게 맞았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면서 일단 분위기를 역전시켰다는 평가가 나왔고, 민주당은 확연한 결집세를 보이고 있다.
23일(화)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뒤 모금한 선거자금은 2억5천만 달러에 달했다.
해리스 선거캠프는 이날 오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후 41시간 동안 110만 명의 기부자들로부터 1억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히며 지난 48시간 동안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수가 5만8천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인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도 그의 사퇴 후 24시간 동안 1억 5천만 달러의 새 기부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같은 뜨거운 기부 행렬에 매우 고무된 분위기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지난 21일(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발표한 이후 유권자 4천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2%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는 오차범위(±2%포인트)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전에 실시한 이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을 상대로 6%포인트의 우위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해리스 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선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22~23일 유권자 1천18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42%)을 오차범위(±3%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정치 이벤트 예측 플랫폼인 '프레딕트잇'에서 23일 오후 4시까지 24시간 사이에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40%에서 43% 높아졌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은 58%에서 55%로 낮아졌다.
파이낸셜 타임지는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재임 기간 바이든 대통령보다 다소 뒤처졌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 상황이 바뀌었다며 11월 5일 미 대선까지 100일 이상 남았기 때문에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 등 관련 수치는 확실히 또 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첫 대선 후보 토론은 언제?
경제매체 CNBC는 지난 24일(수) 보수매체인 폭스 뉴스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는 9월 17일 펜실베이니아에서 토론하도록 초대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인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새로 선출된 사실상의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폭스 뉴스는 정치 전문 앵커인 브렛 베이어(Bret Baier)와 마르다 맥컬럼(Martha MacCallum)이 토론의 진행자 역할을 맡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 뉴스는 날짜, 형식, 장소 및 대면 청중이 참석할지 여부를 포함해 토론의 조건과 관련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양측은 폭스 뉴스의 초대를 수락할지 여부에 대한 CNBC의 논평 요청에 대해 응답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만약 양측간 첫 토론회가 결정된다면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처참한 토론 성과 이후 민주당에게 구원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애초 바이든-트럼프 간의 2차 토론은 오는 9월 10일에 예정되어 있었으며 ABC 뉴스에서 진행될 계획이었다.
한편 새로운 구도를 맞은 미 대선은 성별(남녀), 인종(흑백), 세대(트럼프 78세ㆍ해리스 59세) 등 태생적으로 주어진 배경 면에서 확연히 다른 두 후보 간의 대결이 되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수적 백인 남성과 진보적 흑인 여성 간의 첫 대결이라는 점도 민주-공화 양 진영의 첨예한 대립에 더해, 인종과 문화면에서 '선'이 선명하게 그어지게 된다.
앞으로 100여일 남은 대선판에 미 역사상 그 어디에도 없을 혈투가 예고되고 있다.
정리=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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