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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美 대선 ‘격랑’(激浪)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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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미수 여파 속…트럼프 3번째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수락
오바마까지 후보 사퇴론 언급… 휘청이는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목) 밤,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했다.
2016년과 2020년 이은 세 번째 대선 후보 수락이다.
지난 13일 피격으로 부상을 당해 귀에 거즈를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 대중 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앞서 공화당은 15일부터 이날까지 밀워키에서 전당대회(RNC)를 열었다.
첫날인 15일, 대의원 과반인 1215표를 넘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고 전당대회장을 메운 지지자들은 일제히 ‘트럼프’를 연호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을 지명하면서 약 10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백악관 탈환의 시동을 걸었다.
공화당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 되찾은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기 피습 사건 이틀 만에 열린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대관식을 방불케 할 만큼 열광적인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되찾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와, 선거 결과 불복종, 연방 의사당 폭동에 대한 책임, 2022년 중간 선거 패배 등으로 인해 흔들렸다.
그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 고발을 받은 전직 대통령이 되었고, 그 후로 3번 더 기소됐고, 천문학적인 벌금형도 받았다.
결국 트럼프주의(Trumpism)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했고, 공화당 지도자들과 주요 기부자들은 새로운 세대에게 공화당의 미래를 넘기는 것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에서도, 암살범의 총알에서도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정도가 아니라 제47대 대선은 그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풍문까지 나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자극적이고 거친 언어로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이나 자신을 4차례 형사 기소한 사법 당국 등을 공격하기보다는 자신의 과거 재임 성과와 정책 비전, 공약을 중점적으로 제시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자고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여부를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 피격 사건 이후의 당내 지지층 결집과 동정론 등의 호재를 맞으면서 2016년이나 2020년 등 과거 대선보다 유리한 상황에 있다.
연이은 후보사퇴 압박, 사면초가(四面楚歌) 바이든
민주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DNC)를 열고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다만 실제 선출은 일부 주(州)의 후보 등록 시한에 맞춰 다음 달 초에 미리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 주제와 상관없는 말을 하면서 불거진 고령•인지력 논란으로 당내에서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 압박은 나날이 더해지고 있는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델라웨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대통령으로서 그가 남긴 유산을 지킬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직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다소 순화된 표현으로 동일하게 사퇴 건의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의 하원 선거까지 망칠 수 있다면서 선거자금 기부의 씨가 마를 수 있다는 경고를 함께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유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수) 코로나 19 감염으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를 중단하고 델라웨어의 사저로 이동,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은 거취문제에 대한 당 주요인사들의 입장과 요구를 경청하며 '숙고 모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8일(목) "민주당 핵심 지도부는 당 지도부의 가중하는 사퇴 압박과 친구들의 설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중 후보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고 전한다"고 보도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면서 완주 방침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이미 당내 경선에서 후보 선출에 필요한 대의원을 압도적으로 확보한 상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강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단이 없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명예롭게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한 목소리로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또다른 후보도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있기는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첫 임기에서 그 존재감이 너무 미미했다는 평가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 인물로 거론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상대결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인물을 찾지 못하면서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까지 여론조사에 오르내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달 2일(화),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미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 대신 미셸 오바마가 출마할 경우 50%의 지지를 얻어 39% 지지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3.5%) 밖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바마 여사는 남편이 대통령 임기를 마친 이후인 2016년부터 꾸준히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한편 현재로서는 이번 대선 정국에서 공화당이 유리한 선점을 차지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Yogi Berra)의 말처럼 미 대선은 이제 시작점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2의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Grover Cleveland, 제22, 24대 대통령, 그는 1888년 재선에 실패한 후 1892년에 다시 도전, 대권을 움켜쥐었다)이 될 수 있을지, 민주당이 반격의 핵심을 잡고 어떻게 나아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은영 기자©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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