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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기후위기 비상 (非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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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달라스 100도 넘은 날 절반 넘어…
관계 당국들, 폭염, 가뭄, 대형 산불 등 기후변화가 촉발한 재난 대응에 분주
이상고온으로 텍사스 등 미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역사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국립기상청(NWS)은 20일(수) 50개 주(州) 가운데 28개 주에 대해 폭염경보 또는 주의보를 내렸다.
지난 20일(수)까지 달라스의 최고 기온은 110도에 육박했고, 북텍사스와 인접한 오클라호마 주의 오클라호마시티에서도 최고기온이 화씨 43.3도를 기록하며 ‘더스트 볼’ 시기에 세워진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스트 볼은 1930∼1936년 미 중부 대평원 지역과 캐나다 평원 지대에서 오랜 가뭄으로 흙먼지 폭풍(dust bowl)이 계속돼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줬던 시기로, 미국 기상 관측상 가장 더웠던 때로 여겨지는데 이 기록을 깬 것이다.
텍사스의 주도 어스틴에서도 이날 최고기온이 화씨 100도를 넘기면서 40일 연속으로 100도 문턱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고, 달라스에선 이달 들어서만 최고기온이 화씨 100도를 넘긴 날이 15일이나 되는데 다음 주에도 1주일 내내 화씨 100도를 넘길 것으로 예보됐다.
현재 폭염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립기상청은 미 중부를 집중적으로 강타하는 폭염이 이달 말까지는 계속되고 때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텍사스에는무려 1천 100건이 넘는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여러 상황들에 텍사스 관계당국들은 분주해지고 있다.
“이미 기후변화는 텍사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가 전세계 지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자연적인 기후 변화를 넘어 극단적인 기후와 기상 현상이 인류 문명과 자연에 피해를 입히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협은 텍사스에서도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텍사스 주 전력망 운용에 연일 걱정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극심한 폭염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기후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기후 변화가 촉발한 요인들이 이미 텍사스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1.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텍사스
지난 해 발표된 텍사스주 기후 보고서(2021 report published by the state’s climatologist)에 따르면 일몰 후에도 텍사스의 기온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895년부터 2020년까지 테가스의 일일 평균 최저 및 최고 기온이 화씨 2.2도 상승했다.
평균 기온의 가장 큰 변화는 건물과 도로 등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 하는 도시 지역에서 보고됐지만 기온 상승은 모든 텍사스 카운티에서 나타났다.
평균 온도의 작은 변화에도 주 전력망에서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고,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기후 패턴과 생태계를 변화시킨다. 또한 기온 상승은 지표면의 오존 오염 또는 스모그의 확산을 증가시켜 천식 및 기타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야외에서 호흡하기 어렵게 만들고 생명에 위협을 야기한다.
올해 텍사스 전역의 도시들은 봄철부터 이상 더위가 시작되면서 5월과 6월에 이미 기록적인 세자리 수의 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의 연평균 기온은 2036년까지1950년대 평균보다 3도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0도가 넘는 날들이 도시 지역에서 2000년~2018년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텍사스 주 기후학자인 존 닐센 개먼(John Nielsen-Gammon)은 “지금부터 20세기에 평년처럼 온화한 해를 보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더 더워지는 텍사스는 공중 보건을 위협하고 주의 물 공급을 압박하며 전력망에 부담을 주며 더 많은 종을 멸종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2. 점점 더 강력한 허리케인의 발생
따뜻해진 바닷물은 허리케인의 연료가 돼 강수량을 증가시키고 바람을 강화해 육지에 더 많은 홍수를 초래한다.
지난 2017년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그 예이다. 과학자들은 폭풍 후 여러 연구에서 기후변화가 이 같은 강력한 허리케인을 형성해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 없이는 하비가 그렇게 많은 비를 쏟아부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국립 허리케인 센터의 보고서 에 따르면 그해 미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재난인 하비는 1천250억 달러의 피해를 입혔고 홍수와 같은 직접적인 원인과 의료 서비스 중단과 같은 간접적인 원인으로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3.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는 텍사스만 연안
2018년 국가 기후 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 )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지역 사회가 허리케인 같은 폭풍 해일에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과학자들은 텍사스의 포트 이사벨(Port Isabel)과 같은 지역에서 조수(潮水)간만으로 인한 홍수 일수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2021년 텍사스 대학교(UT) 경제 지질학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2019년에 해수면 상승으로 텍사스 해안선이 평균적으로 연간 약4피트(약1.25m)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기후보고서에 의하면 상대 해수면이 1미터 상승하면 폭풍 해일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한다. 보고서는 “해수면 상승률이 가장 높은 텍사스 해안 지역은 순전히 상대적인 해수면 상승 자체로 인해 2050년까지 폭풍 해일 위험이 20세기 초에 비해 두 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 더 극단적인 텍사스의 기상 현상
겨울은 일반적으로 온화해지고 있지만, 텍사스는 지난 해 2월 역사적인 한파를 겪었다.
과학자들은 지국 온난화가 북극의 역할에 변화를 일으켜 텍사스를 강타한 한파처럼 남반구 한파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버즈피드 뉴스(BuzzFeed News) 분석에 따르면 2021년 한파로 전미에서 최대 700명이 사망했으며, 무려 1천29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극단적인 날씨를 견디기 위해 전력망을 포함한 인프라를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 가뭄에 시달리는 텍사스
지구 온난화는 수분 증발을 증가시키고 눈을 감소 시켜 가뭄을 심화시킨다.
눈은 수원 역할을 하고 땅에 수분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텍사스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과 올해 봄이 평년보다 더 건조하고 강우량이 적어 텍사스 주에서 기록된 가장 건조한 해인 2011년과 유사한 가뭄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서부 텍사스의 빅벤드 국립공원에서 리오그란데의 물이 말라 붙은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텍사스 내 강들이 더 자주 마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텍사스 A&M(Texas A&M)과 UT 어스틴(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금세기 후반에 텍사스는 이전에 기록된 것보다 더 심각한 “대가뭄”을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 예측은 증발에 더 취약한 지표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달라스 같은 지역 사회와 농작물과 가축을 위해 강우량에 의존하는 농부와 목장주에게 특히 우려되는 사항이다. 예를 들어, 극심한 가뭄은 소를 사육하는 데 필요한 풀의 성장을 저해한다. 또한 가뭄은 자연 재해로 인한 혼란과 함께 주의 식량 공급망에 부담을 주고 가격을 인상시킨다.
6. 질병의 위험이 커지는 텍사스
가뭄으로 강물이나 호수의 흐름이 감소되면 수온은 상승한다. 따뜻한 물은 2020년 잭슨 호수에서 발견된 뇌를 먹는 아메바(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같은 위험 요소를 발생시켜 레크리에이션 활동 및 관련 소비에 대한 위험을 제기한다.
또한 텍사스의 온난화는 역사적으로 볼 수 없었던 열대 지방의 질병을 옮긴다. 전문가들은 “ 따뜻한 겨울 이후2012년 에 달라스 지역에서 수백 명의 텍사스 사람들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진단을 받았던 경우”를 상기시켰다. 그외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도 텍사스에서 더 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7. 텍사스로의 이주를 촉발시키는 기후변화
전 세계 커뮤니티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느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텍사스로 향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멕시코 국경을 따라 있는 주가 기후 변화, 식량 불안정 및 빈곤 때문에 중앙 아메리카를 탈출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의 목적지가 됐다고 전했다.
2017년 한 연구(Migration induced by sea-level rise could reshape the US population landscape)에 따르면 미 해안을 따라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2100년까지 약 150만 명의 미국민이 텍사스로 이주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어스틴 라운드락(Austin-Round Rock) 지역이 최고의 목적지가 될 것이지만 휴스턴과 달라스도 지역도 기후 이민자의 대규모 유입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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