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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과의 전쟁, 파월 의장 “물가 잡을 때까지 고통 감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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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 … “연착륙 물 건너 갔다”
기준 금리 인상에 모기지,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 등 실생활 이자율 들썩
◈ 연준, 3번 연속 자이언트스텝 단행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1일(수) 기준금리를 또 0.75%포인트 인상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이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2명의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이같은 금리 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인상됐다. 3월부터 시작해 이번까지 5차례 연속 인상되면서 미국의 기준 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연준의 조치는 지난 6월 9.1%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세가 7월(8.5%) 이후에는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전망보다는 심각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파월 의장은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건하게 결심한 상태”라며 물가상승률을 둔화하는 작업이 끝날 때까지 “통화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파월 의장의 메시지는 금리인상 속도 조절 내지 금리인하 전환을 바라는 시장의 기대에 분명히 선을 긋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파월 의장은 “우리는 2%의 물가상승률로 복귀하기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까지 정책 스탠스를 조정하고 당분간 이를 유지할 것”이라며 실업률 상승과 경제 둔화를 초래하는 한이 있어도 물가 잡기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노동시장에 충격을 주겠지만 “물가안정 복원에 실패하는 것이 나중에 더 큰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파월 의장은 부연했다.
분석가들은 결국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할 가능성도 열어논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더욱 제약적인 정책의 결과로 연착륙 확률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 연준,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도 밟는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다음 FOMC 정례회의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1일(수)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FOMC에 참석한 19명의 위원 대다수는 12월까지 4.25%~ 4.5% 사이의 범위로 금리를 최소 1.25%포인트 더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준은 올해 두 차례 더 회의를 갖는다. 때문에 순서와 관계없이 0.75%포인트와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11월 초에 열리는 다음 정례회의에서 75bp 인상이 결정된다면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되는 셈이다.
문제는 다음 FOMC 정례회의가 열릴 때까지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연준은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4%로 제시, 6월(5.2%)보다 상향 조정했다.
결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연준은 다음 회의에서도 75b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 강한 노동 시장, 연준의 결단 배경 됐다.
한편 연준이 전무후무한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거 경기침체기와는 다른 강력한 노동시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8월 미국의 노동 시장은 일부 지역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났지만 강세를 유지했다.
미 경제는 지난 6개월 동안 매달 평균 38만개의 일자리를 추가했으며, 이는 경제학자들이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약 5만개)보다 훨씬 높다.
여기에다 8월 비농업 일자리(31만5천개 증가)가 시장 예상을 약간 상회하고 실업률이 3.7%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이 여전히 괜찮은 것도 연준의 결단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민간 부문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소득은 지난 8월까지 12개월 동안 5.2% 증가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계속적인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지난 한 달 동안 비틀거렸다.
연준은 성명에서 “지출과 생산에 대한 지표는 완만한 성장을 보인다.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조하며 실업률은 낮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팬데믹 관련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높아진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 더 광범위한 가격 압박 등으로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은 막대한 인적·경제적 고난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전쟁 및 그와 관련된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활동을 짓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영 기자 © KTN
기준 금리가 인상되면 어떤 영향이?
연준(Fed)는 고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21일(수)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또 인상했다.
미국민들은 연준 움직임의 완전한 영향을 막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연준은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경제를 진정시키고 예상보다 높았던 8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편 기준 금리가 오르면 신용카드 잔액이 쌓이고 주택담보대출, 자동차대출, 기타 부채를 떠안는 비용이 늘어나게 되지만 소비자들은 즉시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에모리 대학의 케롤라인 폴린 경제학자는 “어려움이 시작될 때 쉬운 답은 없다”며 “바이스(Vice)처럼 점점 더 조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연준이 6개월 전부터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더 높은 금리가 미국민들의 신용 카드 및 기타 부채 등, 월 지출에 미치는 실제 영향은 어떻게 다가올까?
1) 금리인상은 신용카드 이자를 증가시킨다
소비자 금융 서비스 회사인 뱅크레잇(Bankrate)에 따르면 3월 초 16.17% 안팎이던 신용카드 이자율(연 평균 백분율, APR)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9월 18% 이상으로 상승했다.
월렛허브에 따르면 미 평균 가구의 신용카드 잔액이 8,942달러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매달 약 14달러의 추가 이자가 붙는다. 다만 실 생활에서의 신용카드 이자율은 더 높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재무회사 AIM Advisors의 파트너이자 투자 고문인 니나 오닐(Nina O’Neal)은 “이 수치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자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슬금슬금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2)모기지 금리가 높아지면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다.
집을 사기 위해 빌리는 비용의 변화는 이미 활황세였던 주택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준의 조치 이전에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고정금리는 3월 17일 기준 4.16%였다.
하지만 최근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02%로 올랐는데 앞으로도 추가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오르면 매달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데 수백 달러가 더 들 수 있다.
전미부동산협회(NRA) 자료에 따르면 7월 주택가격 중위수는 40만 3,800달러에 달했다. 이런 주택에 20% 다운페이를 하고 6%의 금리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람은 한 달에 약 2,400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만약 6개월 전에 같은 가격대의 집을 구매했다면 250달러 줄어든다.
3) 새 차는 추가적인 스티커 쇼크(sticker shock)를 동반한다.
미국민들은 신차 구입을 위한 대출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지금 새 차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제시된 이자율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뱅크레잇에 따르면 새차 구매를 위한 신규 대출은 대리점과 대부업체가 각각 금액을 다르게 청구할 수 있지만 5년 대출 평균 APR은 최근 6개월간 3.98%에서 5.07%로 꾸준히 증가했다.
신차 평균 가격이 5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대출자들은 매달 10달러 안팎의 이자를 더 내고 있다.
4) 저축 계좌에 대한 이자가 조금 커진다.
과거 금리 인상의 한 가지 이점은 저축 계좌(Saving Account)에 대한 더 나은 이자였다. 하지만 은행들이 예금에 대한 경쟁을 많이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축 이자율은 대출 금리보다 훨씬 더 느리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저축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 폴린 경제학자는 “예전과 달라서 높은 수익률의 저축은 그만큼의 이자를 받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자율 인상은 저축에 대한 수익률이 약간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예로 6개월 전 골드만삭스 마커스(Goldman Sachs’s Marcus) 계좌에 1천 달러를 보유했다면 0.5%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이 계좌는 연 1.9%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데, 즉 저축자들이 이전 이율로 얻는 이자보다 1년에 걸쳐 5달러~14달러의 추가 이자를 얻을 수 있다.
5) 고려해야 할 예산 절충안
컬럼비아대 금융학과의 이밍 마((Yiming Ma) 조교수는 “연준의 금리 인상 빈도와 규모는 소비자들이 대출과 저축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빌릴 때만 아니라 은행에 돈을 넣을 때 이자율을 아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폴린 경제학자도 “빅피쳐(큰 그림)은 이러한 금리 인상의 복합적인 효과에 비추어 재정 계획을 합리화하거나 금전 목표를 다시 구상하는 것”을 조언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작은 집을 선택하거나 혹은 주택구매를 연기,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다른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고려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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