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작성일 25-01-03 11:48

본문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음악과 책과 여행이 어울리는 계절, 이 계절에 지나간 많은 시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살며시 나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하지만 점점 깊어가는 계절의 속내음이 내 가슴속을 품게 하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이 계절에는 고독이라는 단어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때로는 맨발로 이 땅 위에 내려온 시간을 맘껏 밟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삶이 ‘인생이란 커피 한 잔이 안겨다 주는 따스함의 문제’라는 리차드 브로티간의 작품을 생각할 수 있어 좋고, 뜰 한 켠에 제멋대로 자란 키 큰 갈대의 하얀 무리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좋습니다. 이러한 계절에 비 내리는 창가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나의 삶의 철학을 가득 채운 머그잔을 내 입술에 살며시 가져가 봅니다.


달라스 한국문화원을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로 타이틀을 바꿔 다시 시작하던 날, 그윽한 커피 향기를 나의 소중한 머그잔 속에 담아 마시며 새로 정리된 나의 서재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오래된 고서들을 펼쳐보았으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이메일을 보냈고, 그의 연주가 세상을 품은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Rostropovich)의 명 연주 바흐의 무반주 첼로조곡 6번 D Major를 감상하며 머그잔을 화려하디 화려한 덴마크 산 ‘로열 코펜하겐’ 찻잔에 비교하지 않았고 ‘Fine Bone China’ 제품에 비교하지 않았으며, 없어서는 아니 될 꼭 필요하고 소박한 삶의 한 도구로써의 머그잔을 잔잔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머그잔은 싸구려 같고 투박하여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로얄 코펜하겐’처럼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세상을 가장 낮게 바라보는 자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삶의 질그릇이 됨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운 이를 생각하며 비어있는 잔에 커피를 가득 채우고 나면 머그잔은 금새 커피잔으로 변하고, 커피를 마실 수 없다고 투덜거리는 이에게 커다란 머그잔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우고 녹차 티백을 하나 넣어서 보리차 마시듯이 후 불어 마시면 머그잔은 어느새 찻잔, 허겁지겁 일터에서 들어와 갈증을 씻으러 머그잔에 물을 담으면 물잔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머그잔 속에서 나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지혜의 그릇, 나의 평범한 모습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우리의 가치관과 삶이 바뀌어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선이 그리 예쁘지 않는 둥그런 원통, 울퉁불퉁한 디자인에 단순하며 보잘것없는 직사각형의 옆모습을 한 질그릇이지만 거기에다 예쁜 그림으로 꾸며지고 맛깔 나는 커피 향을 담았을 때에 비로소 투박한 그릇이 마법의 잔으로 변하게 됩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커피잔, 나는 이것을 보며 우리가 배우고 무엇인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가 있다면 머그잔 속성을 통해 얻은 지혜를 통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커다란 희열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같이 멀리 떠나라 수 있고, 집집마다 유화작품 하나씩을 걸어놓고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이야기를 할 때면 배움의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때로는 세계 최정상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고 콘서트와 그들의 아트세계에 대하여 이야기 꽃을 피울 때면 어느새 그분들 마음 가운데는 연분홍 꽃 무늬에다 잔잔히 박이 에메랄드 빛 보석 알이 박힌 화려한 머그잔으로 변해있는 것을 느낄 수 가 있었습니다. ‘그릇은 문제가 아니다. 단지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가가 중요하다’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나는 그러한 머그잔 하나를 들고 긴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사람들이 그리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을 향해 말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고, 밤새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 질그릇은 보잘것없고 흔한 것이었지만 난 그 속에 ‘Fine Bone China’보다 더 향기 나는 커피를 담을 것입니다. 보다 멋진 경험을 통해 진솔한 나의 삶의 이야기를 가득 채울 것입니다. 이곳 저곳을 다니며 나의 모든 이야기를 소중하게 담을 수 있는 머그잔을 만들 것입니다. 음악을 이야기하고 여행을 이야기 하며 나의 가장 소중한 삶의 진리들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남들이 그저 스쳐 지나갔던 곳을 찾아 그곳에 숨어있는 비밀을 찾고 그 속에 남아있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머그잔에 넣어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것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음악과 책과 여행이 어울리는 계절, 이 계절에 지나간 많은 시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살며시 나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하지만 점점 깊어가는 계절의 속내음이 내 가슴속을 품게 하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이 계절에는 고독이라는 단어를 마음대로…
    여행 2025-01-03 
    2025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경제 및 기술 변화, 근무 형태의 전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 증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부동산 2025-01-03 
    친정에 다녀왔다. 아버지는 선물로 들고 간 간식들을 좋아하셨다. 그중 몇 가지는 방으로 가져가 숨겨두셨다. 치매 증세 중 하나인 줄 알았지만, 아버지 방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간식 봉지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언니가 먼저 사다 놓은 간식 옆에 내 선물이 나란히 놓였다.…
    문학 2025-01-03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지난 한해 특별히 바다건너 고국은 그야말로 더 이상 겪을…
    회계 2025-01-03 
    “세월이 유수와 같다.”라는 말이 정말 실감 나게 한 해였다. 2024년도 일주일 정도 남았으니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된 것 같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에 발을 맞추다 보니 정신없이 살았다. 얼떨결에 맡아버린 민주평통 간사와 한인회 부회장 직함을 멍에처럼 지고 달려오느…
    문학 2024-12-27 
    2024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이맘때쯤이면 다가오는 새해의 계획보다도 앞으로 남은 며칠 동안 2024년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 2024년도 세금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주식이 급상…
    회계 2024-12-27 
    세상의 조명이 모두 꺼지는 날 차가워진 몸과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빛이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조그만 빛 하나가 세상을 비출 때 우리는 서로의 미소를 창가에 살며시 걸어놓고 내 마음의 기쁨과 평화를 이웃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점점 얼어버리는 삶의 현장을 내 발 아래…
    여행 2024-12-27 
    사고 자동차와 폐차대부분의 충돌사고는 자동차를 수리해서 다시 쓸 수 있는 만큼 경미하지만 전체 사고의 일정한 비율은 자동차가 폐차되는 대형사고에 해당된다. 고객의 사고처리를 돕다보면 사고로 차를 폐차 처분해야 한다는 보험회사의 연락을 받으면 좀 황당해 하는 사람들을 종…
    리빙 2024-12-27 
    Hmart이주용차장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크리스마스에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디저트 2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첫번째로는 파네토네(PANETTONE)라는 빵입니다. 한국인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서양인들에게는 연말에 빠트릴 수 없는 디저트입니다. 서양마켓에서는 …
    리빙 2024-12-27 
    조나단김(Johnathan Kim)-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실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부모의 역할대학 합격 대기자 명단(college waitlist)에 오르게 된 소식을 부모와 자녀가 접하는 순간은 매우 실망스러운…
    리빙 2024-12-27 
    엑셀 카이로프로틱김창훈원장Dr. Chang H. KimChiropractor | Excel Chiropracticphone: 469-248-0012email: excelchirodallas@gmail.com2681 MacArthur Blvd suite 103, Lewi…
    리빙 2024-12-20 
    하늘이 물에 내려오면서 끝없이 펼쳐진 호수와 바람, 그리고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요즘처럼 비가 내리면 하늘과 세상이 물에 잠길 것 같지만 여전히 그 속에 비쳐진 모습은 잔잔한 물결 위에 세상의 아름다운 신비의 새하얀…
    여행 2024-12-20 
    현 시대 가장 핫한 인물 1위는 누가 뭐래도 일론 머스크이지 않을까 싶다. 일론 머스크는 현대 기술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그의 독특한 사고방식은 단순한 기업가 정신을 넘어선다. 오늘은 일론 머스크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철학과 사고를 가졌으며, 그의 사고방식은 무…
    부동산 2024-12-20 
    2025년 새로운 컨포밍 융자한도(Conforming Loan Limit)가 공식적으로 발표됐다. 현재의 $766,550에서 $806,500로 다시 상향 조정된 것이다. 팬데믹을 겪던 2021년 말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매년 컨포밍 융자한도는 상향조정되어왔다. 2022년…
    리빙 2024-12-20 
    모델들이 런웨이에서 워킹을 하다 구두가 벗겨지거나 굽이 부러져 넘어지는 사고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일반인이었다면 놀라서 주저앉겠지만, 프로는 대처법이 다르다. 평소 까치발을 들고 워킹 연습을 해 온 노하우 덕분일 수도 있겠으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자세를…
    문학 2024-12-20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