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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Cedar Breaks National Monument에서 유타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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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TN
여행 댓글 0건 작성일 24-06-0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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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자이언 캐년(Zion Canyon)에서 나와 유타를 남북으로 잇는 8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가다가 14번 도로를 만나 왼쪽을 턴하여 우리가 정한 캐빈을 향해 가고 있는데 유타의 모든 사슴이 이곳에 모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수백 마리의 사슴의 무리들이 14번 도로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야생으로 이곳에 모여있는 사슴의 무리에 비친 라이트 빛은 그들의 순수함과 더불어 요정과 같이 빛나는 선명한 눈빛을 받아 이름 모를 별들의 무리와 더불어 깊은 숲 속 한 줌의 빛이 되고 있습니다.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운 적이 있던가? 이방인의 갑작스런 침입에 경계의 눈빛이 아니라 친근함으로 우리를 맞이해 준 사슴의 무리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덜컹거리며 한참을 들어가니 희미하게 비친 5월의 싸늘한 불빛과 함께 빽빽하게 들어서 침염수림 사이로 오늘 여정을 마무리할 통나무 캐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날이 밝으면 이곳의 풍경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한 줌의 빛마저도 소중하게 여겨질 질흙 같은 어둠은 유난히 5월의 하늘을 차갑게 하고 있습니다. 달라스는 벌써 한 여름의 향기가 온 대지를 숨쉬게 하고 있지만 이곳은 엊그제 내린 눈으로 아직도 깊은 겨울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날이 밝으면 얼마 전 내린 눈으로 세상을 지배해버린 새하얀 대지를 볼 수 있으리라.

 

아침에 서둘러 눈 덮인 14번 도로를 이용하여 시더 브레익스 내셔널 모뉴몬트(Cedar Breaks National Monument)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흔히들 브라이스 캐년의 축소판(Mini Bryce Canyon)이라 불릴 만큼 아주 아름다운 이곳은 25번 하이웨이 상에 있는 세익스피어의 도시 시더 시티(Cedar City)에서 14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1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148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거기에서 왼쪽으로 턴하여 10분 정도 운전을 하면 왼쪽으로 수 만년 동안 이어온 침식과 풍화, 그리고 융기현상으로 만들어진 핑크빛 모습의 장관이 다양한 병풍을 이루는 Cedar Breaks National Monument를 만나게 됩니다. 고지대에 있는 특성상 늦은 봄에서 초 가을까지 밖에 만날 수 없는 현실이지만 다른 국립공원의 거대한 면적과는 다르게 짧은 시간으로도 이곳의 모든 것을 구경할 수 있으며, 높은 고지를 운전하고 있기 때문에 저 멀리 네바다 주를 시야에 담고 Cedar Breaks National Monument만의 멋진 풍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148번을 따라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멀리까지 바라보이는 시원스러운 전경들이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5월임에도 새하얗게 쌓인 눈과 핑크빛이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절경은 고지대가 만들어 놓은 이색적인 풍경과 함께 작은 브라이스 캐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디언들이 ‘Circle of Painted Cliffs’라고 표현할 만큼 아름다운 장관을 간직한 이곳은 해발 10,000 피트에 위치하고 있고, 2000 피트 깊이의 원형의 계곡에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바위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높은 고지탓에 5월 중순까지는 겨울과 같은 날씨가 지속이 됨으로 날씨엔 많이 민감한 편입니다. 그래서 148번 도로는 주로 11(주로 첫눈이 내린 후)부터 5월 중순까지 폐쇄됨으로 가능하면 5월 이후에 이곳을 방문하는 편이 좋을 듯싶습니다.

 

148번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해발 10,000피트에서의 드라이브는 딕시 내셔널 포레스트(Dixie National Forest)의 남서쪽 코너에 해당하는 지역답게 아름다운 숲과 늦은 겨울에 어울리는 풍경, 그리고 여름에는 각종 야생화로 이곳을 찾는 사람을 반겨줍니다. 그러나 주위에 너무나도 유명한 국립공원인 자이언 캐년 혹은 브라이스 캐년이 위치해 있어서 대부분의 여행자는 이곳을 쉽게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해발 10,000 피트에서 이어지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와 캐년안의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름없는 바위에 오묘한 자태, 그리고 유타 너머로 네바다주를 볼 수 있는 확 트인 정경들이 유타를 찾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아름다운 코스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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