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칼럼
[김미희 시인의 영혼을 위한 세탁소] 디카시 학술 심포지엄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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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를 쓰는 한국디카시인협회 달라스지부장 김미희입니다. 선뜻 참석하겠다고 답하고는 바로 후회했습니다. 그러나 디카시와 함께 걸어온 제 발자국이 보이지는 않지만, 20년 미래의 행보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연극을 할 때는 무대에서 잘 노는데 꼭 이런 자리에 서면 떨리더라고요. ‘달라스의 디카시 현황과 활성화를 위한 모색’이라는 주제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올해로 디카시 발원 20주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되어 절정에 도달했으니 무르익을 수순만 밟으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축하할 일입니다. 디카시를 처음 개척해 새로운 문학 장르로 자리 잡게 하고 디카시 세계화를 위해 수고한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디카시의 발원지인 고성에서의 디카시 학술 심포지엄에 참여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리라 생각하니 벌써 설렙니다.
올해로 미주 한인 이민 역사는 121주년을 맞았습니다. 그에 비해 제가 사는 북텍사스 달라스의 한인 이민 역사는 60여 년으로 비교적 짧습니다. 그러나, 세계 22번째 부유한 도시로 지금은 가장 뜨거운 주(state)로 한인 인구 16만에 육박하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음악이나 연극, 무용 등 다양한 공연 문화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인구수에 비해 문학 활동을 하는 한인 문인은 겨우 20여 명에 불과합니다. 문학에 있어서는 여전히 변방이고 불모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인들의 평균 연령 또한 미주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은 아니어서 다양한 문학 활동을 통해 새로운 문인 발굴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그 일환으로 디카시는 당연히 으뜸으로 꼽을 수 있어 디카시의 출현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달라스에 디카시가 처음 소개된 것은 2023년 1월 한국디카시인협회 김종회 회장을 모시고 <한솔문학>주최로 열린 강연회이었습니다. 단체장들과 일반 한인들이 참석했던 “디카시, 어제오늘 내일”이라는 주제로 한 디카시 강의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달라스에 디카시의 확산을 알리는 신호가 되어 주었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시심을 발화시키는 데는 디카시만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듯 스마트 폰을 열어 시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잠재된 시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는 사진 이미지와 함께한 짧은 시적 언술은 자극과 동시에 단시간에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현대시가 지나치게 난해해지고 운문이 아니라 오히려 산문에 가까워 독자들의 시선이 멀어져만 가는 데 비해, 다카시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생활문학이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디카시 시대가 온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달라스는 여전히 디카시가 생소한가 봅니다.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습니다. 디카시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에 대한 계속된 홍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디카시인협회 김종회 회장의 강연 후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은 자연스럽게 디카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SNS나 ‘달라스 문학’ 등 여러 문예지에 다양한 디카시를 발표하며 수준 높은 디카시 창작과 확장에 애써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LA나 뉴욕 시카고 등 다른 미주지역에 비해 미약합니다. 디카시의 확산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작업은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한솔문학> 발행인이자 소설가이셨던 손용상 선생님은 달라스 문학 발전을 위해 오랜 세월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디카시 확산을 위해 여러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우선 한솔문학에 디카시 코너를 개설했고 김종회 회장의 디카시 강연을 필두로 달라스 한인들을 위한 디카시 공모전과 전시회를 통해 디카시를 알리고 많은 사람이 참여할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올가을에는 자연스럽게 달라스지회 창립식을 하고 체계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정말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손 선생님의 부재로 인해 주춤했던 <한솔문학> 출간과 함께 달라스에서의 디카시 행보가 이번 학술 심포지엄 참여를 계기로 하여 다시 이어지길 꿈꿔봅니다.
5월 둘째 주말, 달라스에 새로운 주간 신문이 창간되었습니다. 매주 디카시를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을 얻기 위해 신문사와 조율 중입니다.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동호지나 문예지는 말 그대로 보는 사람들만 봅니다. 사거나 찾아보지 않아도 되는, 한국 마트나 식당에 가면 누구나 집어 가는 주간지에 매주 디카시가 몇 편씩 소개된다면 일상의 예술이요 예술의 일상을 추구하는 생활문학으로서 문학의 대중화,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누구나 창작할 수 있고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시운동이 바로 디카시의 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학교 백일장 대회에 디카시 공모전을 접목해 볼 예정이었습니다. 달라스 한국학교는 매년 한글날 행사로 백일장 대회가 열립니다. 초중고 학생 140~ 190여명이 참여하는 시와 산문 글짓기 대회에 디카시를 포함시킬 생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발표한 디카시를 통해 시심에 빠져 보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매년 한국학교 글짓기 대회로 그쳤던 한글날 행사를 올해는 ‘달라스 한인회’가 추최가 되어 <제 1회 디카시 공모전>을 개최해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디카시의 꿈인 행복한 시운동을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수상작들은 가을에 있을 한인 예술제나 코리언 페스티벌에 전시합니다. 코리언 페스티벌은 한인 뿐만 아니라 타민족들 12~3만명이 참여합니다. 그 수는 매해 늘어가고 있습니다. 40여만불의 제작비로 꾸려지는 행사에 대대적으로 전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한인문화센터와 카페, 마트 등에 상시 전시해 디카시를 알리고 더불어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있는 시심을 깨워보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주류 사회에까지 이어져 K 문학의 세계화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시심, 즉 시를 좋아하는 마음, 시를 알아보는 마음, 시를 쓰게 하는 마음을, 디카시를 통해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달라스 사람들이 디카시를 더 많이 접하고 또, 직접 창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디카시인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예술가들이 탄생하여 멋진 디카시집들이 출간되고 머지않은 날에 한국디카시인협회 달라스지회가 창립식을 하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리하여 앞으로 머지않은 날에 달라스가 디카시인이 제일 많은 동네가 되어 디카시의 발원지인 고성보다 더 디카시로 유명한 동네가 되기를 꿈꿔봅니다.
이번 고성 디카시 학술 심포지엄을 위해 애쓰고 수고해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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