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박혜자의 세상 엿보기] 문학의 ‘효용성’에 관하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학 댓글 0건 작성일 24-11-01 09:09

본문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

지난 달에 있었던 해외 풀꽃 시인상 시상식엘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시 보다는 소설과 수필을 주로 써왔는데 틈틈히 쓴 시로 수상을 하게 되어 더욱 기뻤는데, 어쨌든 난 시를 무척 좋아하고 시를 계속  써왔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에 비하면, 나는 그냥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 이지만, 아무튼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 일은, 세상을 위하여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여겨진다. 왜냐면 문학이 지니고 있는 역할이나 기능은 그 무엇으로도 환산이 불가능하며 다양하기 때문이다. 흔히 문학을  ‘시대의 거울’ 이자  시대를 기록하는 일이라고 한다. 수 많은 정보를 초 단위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다소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문학은 공적인 시스템이 다루지 못하거나, 비켜간 진실들을 글로 남긴다. 특히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나  안네 프랑크의 < 안네의 일기> 처럼 공권력에 의해 인간 실존이 위협당하는 극한의 상황을 기록한 작품들을 보면, 문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작가, 한강만 보더라도 지울 수 없는 근대 한국역사의 아픔과 상처를 문학으로 승화시켜 전세계인들의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킨 점이 수상의 계기가 되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희생양인 16살 소년의 죽음을 그린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사건의 희생자들의 삶을 테마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 는 폭력과 인간존엄의 문제를 소설이란 형식을 빌어 기록한 수작이다. 한강을 전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준 <채식주의자>역시 육식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강자들의 폭력성과 단일화된 세계관을 채식을 하며 저항하는 영혜라는 주인공을 통하여,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자본주의라는 괴물이 만들어 놓은 사회시스템 안에 깊숙이 들어와 살고있다.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며,  돈이면 다 된 다는 천민자본주의를 이상향으로 받들며,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처럼, 무엇 때문에 쉬는 날도 없이 일을 해야하고 바빠야 하는지 묻지도 않고 계속 달리고만 있다.  밤하늘에 별 한번 제대로 볼 시간이 없고, 느긋하게  책 한권 마음 놓고 읽을 여유가 없다. 하루 종일 스마트 폰을 손에 쥐고, 남이 사는 모습, 남의 말을 엿 들으며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지가 언제 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사는 것이 시대의 조류에 맞게 잘 살고 있다는 착각을 하며, 끊임없이 남의 흉내를 내는데 시간과  돈을 소모하고 있다.  그에 반해 문학처럼 실체가 보이지 않는 일에 시간을 소비 하는 데에는  인색하다. 당장 자신의 삶과는 무관한 일 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학은 독자들의 내면과 통찰을 통하여 시대가 추구 하는 가치와 생활상을  바꿀 수 있다. 얼마전에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란 책을 재미삼아 읽었다. 그 책에서 한국의 중견 작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문학은 나를 정리하는 일이자, 정신의 자화상을 그려내는일, 삶의 실천적 행위로서의 글쓰기, 황량한 내면을 밝히는 바람, 언어는 존재의 집이자 구원의 한가지 방식,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기위한 방법, 나를 건강한 원시인이게 만드는 본능적 더듬이, 삶의 목적이자 내가 살아가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  등등….. 


개인적으로 난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여기는 편이다. 그냥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책에서 위로를 받고, 영감을 얻으며, 인간의 길을 찾아가고,거기에 지혜나 통찰력을 부단히 배워, 나와 주변세상을 조금이라도 이롭게하면 문학을 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더불어 이러한 생각들이 글로 발현되면 더욱 좋은 일일 것이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요즈음 한강작가 붐이 일어 그녀의 책들이 모두 품절됐다는데 평소에 작가들을 더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꾸준한 독서가 필요하지 않을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세상에 없던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창의성, 인생의 역경 중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하는 긍정성은 모두 생각에서 비롯된다.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이 극명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누구나 아는 사실…
    부동산 2024-11-01 
    세금과 관련해서 상상외로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데 오늘은 그중 대표적인 5가지만 소개하기로 한다.1.학생과 군인은 세금을 내지 않고 보고하지도 않아도 된다.세계 어느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학생이나 군인은 할인 혜택을 많이 받는다. 컴…
    회계 2024-11-01 
    지난 달에 있었던 해외 풀꽃 시인상 시상식엘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시 보다는 소설과 수필을 주로 써왔는데 틈틈히 쓴 시로 수상을 하게 되어 더욱 기뻤는데, 어쨌든 난 시를 무척 좋아하고 시를 계속 써왔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에 비하면, 나는 그냥 문학을 …
    문학 2024-11-01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오늘은 아침식사 대용이나 어린이들의 간식으로 안성 맞춤인 두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두유는 ‘물에 불린 콩을 갈아, 물을 붓고 끓인 뒤 걸러서 만든 우유와 같은 액체’를 의미합니다. 두유의 역사를 살펴보면 동안/후안시대 중국 북부에…
    리빙 2024-11-01 
    가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며 꼬불 꼬불 그레이트 스모미 마운틴 국립공원(Great Smoky Mountains National Park)의 정상을 관통하는 441번 도로를 운전하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곱게 물들었던 가을의 흔적이 자취를 감추고 앙상한 나뭇가지가 구름 한…
    여행 2024-10-25 
    이상하게 한 달에 사나흘은 더 고달프고 우울했다.돈을 버는 것도, 마트에서 무얼 살까 결정하는 것도, 그 재료들을 다듬어 요리하고, 하루에 세 번 먹는 것을 반복하는 것도 권태로운 노동으로 여겨졌다. 가족은 나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혼자서 많은 일을 감당하는 게 부당하…
    문학 2024-10-25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한낮은 아직 덥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가을의 정취를 …
    회계 2024-10-25 
    공학박사박우람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확률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도박에서 돈을 따는 보장된 방법은 없다. 오히려 돈을 …
    리빙 2024-10-25 
    오늘은 교통사고 발생시 당연하게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는 교통사고 보상과 연관된 자동차 보험의 커버리지들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상세한 커버리지와 내역들은 담당 에이전트님들과 상담하시는것을 추천하지만, 다만 여기서는 기본적으로 보험을 가입하기 전이나 혹 은 …
    리빙 2024-10-18 
    집보험 클레임과 보험료인상아침 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을 느끼는 봄 날씨를 즐길수 있는 시점이라 식사후에 동네를 산책하기에 안성마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집보험 클레임은 계절이 바뀌는 봄철이나 가을에 더 심각한 편이다. 몇년전에는 갑작스런 폭풍우로 지붕이 반쯤 날아간 집,…
    리빙 2024-10-18 
    10월의 중순의 진한 가을, 지난밤 촉촉히 내린 가을의 이슬비는 창가 너머 대서양을 끼고 깊숙하게 들어온 Frenchman Bay의 싱싱한 바다내음을 대지에 뿌려놓고 굽이치는 바다와 10월의 하늘을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노랗고 새빨간 신비의 옷을 입힌 미국의 제일 …
    여행 2024-10-18 
    지난해에 이어 다시 콘포밍 융자한도가 인상되었다. 현재의 $766,550에서 $802,650으로 다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해 $726,200에서 $766,550으로 상향된지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다시 한 번 더 컨포밍 융자 한도가 인상된 것이다.이는 결국…
    리빙 2024-10-18 
    엑셀 카이로프로틱김창훈원장Dr. Chang H. KimChiropractor | Excel Chiropracticphone: 469-248-0012email: excelchirodallas@gmail.com2681 MacArthur Blvd suite 103, Lewi…
    리빙 2024-10-18 
    며칠째 비가 올 듯 하늘이 잔뜩 흐렸더니, 오늘도 맑고 높은 가을 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어느새 수확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수영장에 빠져 떠다니는 후박나무 잎을 건져내다가, 의사가 해주었던 비타민 D 부족이라는 말이 떠올라 오랜만에 텃밭에 앉아봅니다. 텃밭에서 마주…
    문학 2024-10-18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10월 15일이다. 보통 10월 15일은 전년도, 즉 2023년도 개인 세금보고 최종 마감일이다. 4월 15일에 세금보고를 마치지 못한 분들이 Form 4868을 4월 15일 전에 접수했다면 10월 15일까지 자동 연장된다. 오늘까지는 세금보…
    회계 2024-10-18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