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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가을이면 더욱 아름다운 '침니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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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작성일 24-10-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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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가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며 꼬불 꼬불 그레이트 스모미 마운틴 국립공원(Great Smoky Mountains National Park)의 정상을 관통하는 441번 도로를 운전하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곱게 물들었던 가을의 흔적이 자취를 감추고 앙상한 나뭇가지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가르치며 정상에는 점점 겨울이 다가옴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심스레 스모키 마운틴의 정상을 앞에 두고 고요한 계절의 차가운 공기가 내려 앉은 뉴파운트 갭(Newfound Gap)에 자동차를 세우고 떠오르는 가을의 차가운 태양을 가슴에 품고 있으니 길다란 산자락 사이로 피어 오르는 차가운 안개 무리 사이로 느껴지는 오래전 이곳을 호령했던 체로키(Cherokee) 인디언의 형상들이 마음 속 깊은 곳에 들어와 차가운 가슴을 더욱 내리치고 있습니다. 


뉴 파운드 갭을 지나면 테네시 주를 지나 노스 캐롤라이나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곳을 지나갈 때 마다 오래전 체로키 인디언들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조그만 도시 ‘체로키’를 지나가게 되는데, 몇 년 전 체로키 박물관(Museum of the Cherokee Indian)에서 만난 슬픈 눈동자의 체로키 인디언 부자의 보습이 자꾸 눈에 선합니다.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영토를 부와 명예를 쫓고자 하는 무리에 의해 오클라호마로 강제 이주당한 체로키 인디언들의 슬픈 역사,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이라고 부르는 고난의 행군 속에 4000명 이상이 희생되는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체로키에서 19번 도로를 만나 동쪽으로 꼬불 거리는 시골길을 운전하다 보면 40번 하이웨이를 만나고 자연과 예술의 도시 애쉬빌(Asheville)을 만나게 됩니다. 거기에서 74번 도로를 만나서 남동쪽으로 30분 정도 운전을 하다 보면 오른쪽으로 아름다운 계곡을 이루는 브로드 강(Broad River)의 물줄기를 따라 이어진 산줄기를 따라 거대한 굴뚝을 연상케 하는 커다란 바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가장 여행지 중의 하나인 침니 락 주립공원(Chimney Rock State Park)이지요.


침니 락(Chimney Rock)은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숨을 멎게 할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간직한 주립 공원입니다.  미시시피 강 동쪽의 가장 높은 폭포 중 하나인404 피트(123m)  절벽 아래 떨어지는 힉코리 넛 폭포(Hickory Nut Falls)와 315피트(96m) 높이의 마치 굴뚝 같이 생겨서 침니 락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바위가 있습니다. 기묘하고 아름다운 절경 때문에 1992년의 영화 ‘라스트 모히칸’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파크 입구에 도착하여 일인당 입장료 17불을 지불하고 진한 가을이 내려 앉은 아슬아슬한 길을 운전하다 보면 해발 1400피트에 위치한 The Meadows를 만나게 됩니다. 주차장이 여유가 있을 경우는 바로 침니 락 밑에 있는 주차장까지 자동차를 갈 수 있지만 사람이 많이 붐비는 주말에는 이곳에  자동차를 주차한 후 왕복 1.4마일의 Four Seasons Trails를 통해 침니 락까지 걸어 올라갈 수도 있고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침니 락에 도착하면 통 바위에 굴을 뚫고 만들어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위로 올라가거나 절벽을 끼고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진 494계단의 Outcroppings Trail를 통해 여유롭게 이곳의 풍경을 즐기며 바위의 정상까지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바위의 중간에  미국 성조기가 꽂혀있고  공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 보며 저 멀리  루어 호수(Lake Lure)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은 이곳이 왜 이 지역 최고의 여행지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침니 락에 위치한 스카이 라운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Exclamation Point trail을 따라 다시 계단을 오르면 마치 오페라 하우스의 관람석을 비유한 오페라 박스가 나옵니다. 바위 천정이 있는 이곳에서는 오페라를 감상하듯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한 번 더 계단을 오르면 마치 악마의 얼굴 형상을 한 바위 ‘데블스 헤드’(Devil’s Head)가 있고 거기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침니 락 주립공원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해발 2,480 피트의 익스클라메이션 포인트(Exclamation Point)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침니 락 주립공원에는 완만한 코스에서 가파른 코스까지 다양한 등산 코스가 있습니다.  정상에서 히커리 넛 폭포(Hickory Nut Falls) 정상까지 왕복하는 Skyline Trail, 침니 락 의 Cliff Dwellers의 파킹장에서 출발하여 히커리 넛 폭포 밑에까지 왕복하는Hickory Nut Falls Trail 등 다양한 풍경 속에서 깊은 영감을 품을 수 있는 아름다운 트레일 코스들이 있는데, 이곳을 걸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영감을 얻었을 것입니다. 영화의 명 장면을  회상하고 광활한 노스 캐롤라이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수많은 일들 속에서 지난 번 체로키 여행에서 만난 슬픈 체로키 인디언 부자의 슬픈 눈동자 속에 비쳐진 현실, 이제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 서서이 동화되어버린 그들의 정체성 안에서 발버둥 치며 그들만의 영역을 지키고자 하는 네이티브 인디언 들에게 경의를 표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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