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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유용한 식품상식] 밤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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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혹시 “밤양갱”이라는 노래를 들어보셨나요? 요새 한국에서 멜론과 같은 음원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인기 있는 노래입니다. 가사의 내용은 남녀간의 이별의 아픔을 밤양갱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순화시키고, 심지어 귀여운 노래로 까지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마치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힘든 삶을 진지하지 않게, 귀엽고 잔잔하게 풀어낸것 같은 이 노래의 인기는 우리가 이 시대의 어떤 것으로 위로 받고 싶어하는지도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은 양갱이라는 간식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양갱(羊羹)이란 팥을 삶아 체에 거르고 설탕, 밀가루, 한천 등을 섞어 틀에 넣고 쪄서 만든 음식입니다. 일본에서 화과자 중 하나로 취급됩니다. 특성상 당도가 높기 때문에 보존성이 높고, 적절한 상태로 보존하면 상온에서 1년 이상의 장기 보존이 가능한 것이 많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비상식량, 보존식으로도 판매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또한 당도가 높아 소량으로도 높은 칼로리를 제공하며 체내에서 바로 에너지로 변환된다는 점에서 골프나 테니스 같은 스포츠 간식으로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양갱(羊羹)”이라는 이름은 원래 중국 대륙의 요리 이름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양(羊)은 동물 양, 갱(羹)은 국물류를 의미하는 즉, 양고기를 끓인 국을 의미합니다. 중국의 후이족이 양의 피를 굳힌 것으로 국을 끓였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것이 일본에 넘어 가서 국 요리가 아닌 졸임 과자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변하였다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단, 일본 선불교의 영향으로 고기를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 대신 팥을 넣어 졸여 먹기 시작했다는 설입니다.
또 다른 설은 일본에서 15세기 간행된 서당 교재에서 발견되는데 그 책에는 양갱 이외에도 저갱, 별갱, 죽갱 등의 이름이 언급되는데, 이는 양갱을 굳혀서 먹기 전 잔에 부어서 마셨을 때, 그 잔의 모양에 따라서 양 모양이면 양갱, 돼지 모양이면 저갱, 자라 모양이면 별갱, 대나무잔이면 죽갱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다 양갱이 가장 대표적인 이름으로 불리다가, 이후에 굳혀서 먹으면서 현재 알고 있는 양갱이 된 것이라는 설입니다.
이러한 양갱은 17세기 일본 에도 시대 때 간식으로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것이 한국에도 구한말~일제강점기를 거쳐 들어와 그대로 정착해 오늘에 이른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 사람들 머리에는 양갱은 어디까지나 일본 과자로 생각하였고, 이름도 80년대 초반까지는 요깡이라고 일본어 그대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해태제과에서 처음 과자 개념으로 연양갱이라는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그 당시 설탕이 들어간 간식들이 없는 상황에서 달콤하면서 찰지고 감촉이 풍부한 연양갱은 전 세대에 걸쳐 사랑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6.25 전쟁 중에도 피난처인 부산까지 양갱 솥과 보일러를 옮겨가 제품을 생산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전통적인 이미지만을 고수하지 않았습니다. ‘소리 없이 입안에 착~’이라는 슬로건 아래 제작된 광고는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 자동차 접촉 사고가 난 상황, 경기장에서 판정에 불응하는 감독 등 껄끄러운 대립 관계에서 연양갱의 소리 없이 부드러운 맛이 이를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소비자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렇듯 소비자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드려고 했던 것이 연양갱이 60여년의 시간동안 사라지지 않은 비결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늘은 양갱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이번주는 “밤양갱” 노래속 가사처럼 “달디달고 단, 둘이서 먹다 하나가 쓰러져 버리는” 양갱 한개와 차 한잔으로 여유 찾는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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