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 쓰는 직종 현실 반영한 제안 … 의회 통과는 여전히 미지수
건설·지붕 공사·간호·제조업처럼 몸을 쓰는 일을 오래 해온 근로자는 60세부터 소셜시큐리티(Social Security) 은퇴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게 하자는 법안이 연방 하원에 발의됐다. 지금보다 은퇴 연령을 7년 앞당기는 내용이다.
미시간주 민주당 소속 헤일리 스티븐스(Haley Stevens) 연방 하원의원은 9월 23일 ‘블루칼라 사회보장 공정법(Blue Collar Social Security Fairness Act)’을 발의했다.
현행 제도에서 은퇴연금은 62세부터 받을 수 있다. 다만 일찍 받는 만큼 매달 받는 금액이 깎인다.
연금을 100% 받으려면 ‘완전 은퇴 연령(full retirement age)’까지 기다려야 한다. 1960년 이후 출생자는 67세다. 이보다 더 늦추면 70세까지 1년마다 8%씩 연금이 늘어난다.
문제는 고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법안은 이들이 연금을 제대로 받기 위해 그 나이까지 버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티븐스 의원은 성명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몸이 망가질 때까지 은퇴를 미뤄야 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의 존엄을 존중한다면 육체노동자의 은퇴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대상 직종의 구체적인 목록은 사회보장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SSA)이 정한다. 목록은 3년마다 새로 고친다.
평생 육체노동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안은 가중 점수제를 도입해, 해당 직종에서 일한 햇수만큼 점수를 쌓도록 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1년에 받는 점수가 커지는데, 18~34세: 1년당 0.5점, 35~44세: 1년당 1점, 45~54세: 1년당 1.5점, 55세 이상: 1년당 2점씩 쌓이며 이렇게 모은 점수가 15점 이상이거나, 육체노동 경력이 모두 합쳐 20년 이상이면 60세부터 조기 은퇴연금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이 적지 않다. 연방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BLS)은 오르기, 무거운 물건 들기, 밀고 당기기, 오래 서 있거나 걷기 등을 일정 수준 이상 해야 하는 일을 ‘육체적으로 힘든 직업’으로 분류한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민간 근로자의 39.1%가 이런 일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은퇴 준비에도 불리하다. 뉴스쿨(The New School) 슈워츠 경제정책분석센터가 2022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육체노동자는 계획보다 일찍 일을 그만둘 위험이 크고, 이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협할 수 있다.
법안이 나온 시점은 소셜시큐리티의 재정 불안이 커지는 때다. 연금 지급에 쓰는 신탁기금은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괄적인 연금 삭감을 막으려면 의회가 세금을 올리거나, 혜택을 줄이거나, 둘을 함께 추진해야 할 수도 있다. 한편 권익단체들은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선별적 혜택 확대를 요구해 왔다.
이번 법안이 의회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