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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전문가 칼럼

[문화산책_시인의 작은 窓] 평화, ‘학교 가는 길’

Last updated: 3월 11, 2022 12: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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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하나님이 가장 고등한 피조물들에게 주고자 하시는 행복은 사랑과 즐거움의 절정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자발적으로 하나님과 연합하며 이웃과 연합하는…이런 행복을 누리기 위해 인간은 자유로워야 하는 것입니다”고 했다. 자유와 행복을 되찾기 위해 눈물겹게 항쟁하는 우크라이나. 억압받던 우리역사가 생각나며 안타까움이 더하다. 

 

2년 넘게 군림하는 코비드 19도 이제는 주춤하는가 싶은 때에 믿을 수 없는 전쟁이 터졌다. 봄이 오는 길목이라지만 아직도 추운 22년 2월 24일, 육해공을 동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동부의 러시아계 주민을 몰살하려는 ‘신 나치’ 패거리를 타도하고 우크라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했다.” 

 

대통령 암살단을 보내고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입맛대로 갈아치우겠다니 조선 말기 명성황후를 시해하던 그들이 생각났다. 

 

또 이솝우화의 <늑대와 어린양>이 생각난다. 말이 안 되는 시비를 걸면서 무슨 이유로든 어린양을 먹어야겠다는 야욕의 늑대처럼. 그러나 지금은 이솝이 우화를 썼던 기원 전 6세기 고대그리스가 아니다. 

 

또 조선 말기처럼 황후를 죽이고 압박하면 덮이는 세상은 더욱 아니다. 소셜미디어는 손끝으로만 터치해도 거의 모든 것이 드러나고 퍼져 간다. 

 

물론 거짓정보들이 헷갈리게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소비에트 러시아가 수립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키예프가 모스크바보다 훨씬 오래된 고도(古都)라는 이미지 사진자료도 있다.

 

러시아는 ‘하이브리드 공격’으로 키이우의 핵심 시설들에 탄도미사일을 날림과 동시에 사이버 공격으로 인터넷을 마비시켰다. 부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이론 머스크 CEO에게 “러시아의 로켓은 우크라이나 시민을 공격하고 있다. 스타링크를 제공해달라”고 호소했다. 

 

스타링크 인터넷의 지원으로 도시가 연결되고 응급구조대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결속시키는 역할을 했다.

 

‘악마가 되지 말자’가 모토인 구글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실시간 교통상황 등을 알 수 없도록 구글맵 기능을 일시 차단했다. 

 

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궁 웹사이트 등을 해킹해 데이터베이스를 유출했고 군 통신도 가로막았다고 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전쟁을 ‘틱톡 전쟁’이라 부르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틱톡에는 러시아 군대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고 한다.

 

이런 현대전에서 단결된 재래식 전력은 국민을 단결시켰고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비무장 상태인 시민 수백명이 자발적으로 러시아 전차부대를 가로막았다. 도로의 이정표를 없애거나 방향을 바꾸어 길 잃은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군이 미리 구축한 ‘킬 존(Kill Zone)’으로 유도했다. 

 

아파트나 자택에 몸을 숨긴 시민들은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러시아군 병력들의 위치와 동향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아군에게 실시간 중계했다. 

 

대통령과 하나가 되어 나라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젊은 엄마와 아이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기꺼이 죽음의 전쟁터로 돌아간 사람들. 

 

참호 파고 진지를 구축하고 맥주공장에서는 주민과 직원들이 매일 수백상자씩 화염병을 만들어 검문소와 지역 인근부대로 보낸다. 

 

건설회사에서는 건축철재로 대전차 장애물을 만들고 주요도로에 차량진입 장애물로 ‘체코 고슴도치’를 만든다. 천 조각을 묶어 위장용 그물을 만들고 할머니들도 남아서 병 폭탄을 만든다. 

 

지천명 나이에 한국의 정착된 삶과 가족을 두고 악기대신 총 들고 조국의 전쟁터로 달려간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 단원들. 전송된 사진의 눈에 맺힌 눈물들. 평생 운동만 하던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무기 들고 러시아군에 맞서고, 대회경기 후 받은 상금 전액은 조국의 군대에 기부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전투복을 입은 대통령으로부터 화염병을 만드는 98세 할머니까지 한목소리로 외치는 구호. 우크라이나 국민시인 타라스 셰우첸코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러시아제국의 지배를 받던 국민에게 민족의식을 일깨운 시인. 농노의 신분으로 태어나 비운의 조국에 자유와 저항의 불길을 지핀 사상가. 제정 러시아의 압제 속에서도 우크라이나어로 시를 썼다. 나라 없던 시절, 모국어의 뿌리로 민족자존과 독립의 꿈을 키웠다.

 

일제강점기에 한국어로 시를 쓰며 민족혼을 지킨 윤동주와 닮아 ‘우크라이나의 윤동주’로도 불린다. 둘의 시는 서정시이자 민족시인 동시에 저항시였다. (고두현의 문화살롱 2022.03.04.)

 

 러시아군의 폭격과 함께 시작된 전쟁! 서둘러 떠나야 하는 피란길인데 도심의 공습경보로 텅 빈 호텔 로비에서 ‘학교 가는 길(Walk to School)’을 피아노로 연주하던 소년.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코비드 19으로 학교도 못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작된 전쟁으로 ‘학교 가는 길’은 멀어졌다. 애절한듯하면서도 가볍고 맑고 고운 선율은 <루프이야기>에 삽입된 OST였다. 

 

곡에 매료되어 <루프이야기>를 보았다. 1부 학교장면에 이 음악이 깔리고 마지막에도 엄마가 걱정스러워하는 아들을 안아주며 “I always be here for you(영원히 곁에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데도 이 곡이 나온다. 평화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지난 5일은 땅속의 벌레들과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첩이었다. 춥고 어두웠던 겨울에서 자유롭게 자연을 만끽하는 계절이다. 전쟁이 빨리 끝나고 평화의 날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병사들도 가족들과 재회하기를. 봄이 가기 전에 자연의 봄을 만끽하는 날이 오기를.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에 나의 작은 기도를 보탠다.

 

 

 

김정숙 사모

시인 / 달라스 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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