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동 회장이 닦은 1세대 기반 위에 사무엘·다니엘 문 형제 전면에
그랜드프레리 EpicCentral에 225실, 르네상스 호텔 … 2029년 개장 목표

한인 이민 1세대의 대표적인 성공 기업으로 꼽혀온 삼문그룹(Sam Moon Group)이 새로운 세대로의 전환점에 섰다.
1970~80년대 리테일 사업에서 출발해 DFW를 대표하는 한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문그룹이 호텔과 대규모 부동산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창업주 문대동 회장이 일군 기반을 두 아들 사무엘 문(Samuel Moon)과 다니엘 문(Daniel Moon)이 이어가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그랜드프레리 EpicCentral에 들어설 ‘Renaissance Grand Prairie at EpicCentral’이 있다.
삼문그룹이 8일 공개한 개발 계획에 따르면 호텔은 George Bush Turnpike(State Highway 161)와 Warrior Trail 인근에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약 1억 달러로, 225개 객실을 갖춘 럭셔리 풀서비스 호텔을 비롯해 리조트 스타일 수영장과 풀바, 카바나, 대형 로비 바를 갖춘 풀서비스 레스토랑, 대규모 피트니스센터 등이 조성된다. 500대를 수용하는 주차장도 함께 들어선다.
그랜드프레리시는 이번 프로젝트에 3,050만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Marriott Group에서도 250만 달러의 Key Money가 투입될 예정이다.
착공은 2027년 봄, 개장은 2029년 여름을 목표로 하고 있다.
◈ “EpicCentral의 마지막 퍼즐”
EpicCentral은 약 170에이커 규모의 복합개발지로 Epic Waters, PlayGrand Adventures, Bolder Adventure Park와 공연장, 워터쇼, 레스토랑 등이 이미 들어서 있다.
다니엘 문은 호텔이 들어설 약 6에이커를 EpicCentral에 남은 사실상 마지막 주요 개발 부지라고 설명했다.
삼문그룹과 그랜드프레리시의 인연은 5년여 전 시작됐다. 다니엘 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론 젠슨(Ron Jensen) 시장과 시 관계자들이 호텔 개발을 처음 제안했다. Lone Star Park 인근도 검토했지만 주변 개발 여건 등을 고려해 EpicCentral을 최종 선택했다.
사업 방식도 일반적인 민간 호텔 개발과 차이가 있다. 호텔 건물은 삼문그룹이 소유하지만 토지는 그랜드프레리시가 보유하고 삼문그룹이 장기 임차한다.
다니엘 문은 시의 3,050만달러 지원 역시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대한 시의 투자와 기여라며 이를 “진정한 파트너십(true partnership)”이라고 설명했다.
◈ 리테일에서 호텔 개발사로
그랜드프레리시가 삼문그룹과 손잡은 배경에는 지난 10여 년간 쌓아온 풀서비스 호텔 개발 경험이 있다.
삼문그룹은 2014년 호텔 개발에 본격 진출한 뒤 Renaissance Dallas at Plano Legacy West를 시작으로 Hyatt Regency Frisco-Dallas와 DFW 지역 최초의 JW Marriott인 JW Marriott Dallas Arts District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다니엘 문은 풀서비스 호텔은 시 정부와의 협력부터 설계·시공, 각종 인허가와 시의회 승인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개발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풀서비스 호텔 개발 경험을 가진 개발사가 많지 않다”며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도시에서 삼문그룹에 개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500달러에서 시작한 ‘Sam Moon’
1억달러 규모의 호텔을 개발하는 삼문그룹의 출발은 500달러였다.
문대동 회장은 1971년 미국에 올 당시 가진 돈이 500달러였다고 회고했다. 워싱턴 D.C.에서 주급 100달러를 받는 가발 세일즈맨으로 시작해 가발 매장과 의류 사업으로 기반을 닦았다.
부동산 투자로 어려움을 겪은 뒤 달라스로 옮겨 다시 시작했고, 1984년 Harry Hines에서 약 3,000스퀘어피트 규모로 문을 연 매장이 오늘날 Sam Moon의 출발점이 됐다.
이후 달라스와 프리스코, 알링턴, 포트워스를 넘어 휴스턴, 샌안토니오, 오스틴 등으로 확장하며 8개 매장을 운영하는 리테일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때 전국적인 리테일 브랜드로의 확장도 검토했지만 온라인 쇼핑 확산과 함께 매출이 매년 10~15%씩 감소하자 추가 출점을 중단했다.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일찌감치 감지한 것이다.
삼문그룹이 선택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호텔과 부동산 개발이었다.
◈ 1세대가 세운 기반, 2세대가 한 단계 위로
문 회장은 이러한 변화에서 두 아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리테일에서 축적한 자본과 부동산을 기반으로 사무엘·다니엘 문 형제와 함께 호텔 사업 진출을 결정했고, 2014년 첫 대형 호텔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후 프리스코와 달라스로 호텔 사업을 확대했다.
현재 삼문그룹에서는 큰아들 사무엘 문이 아파트 개발과 기존 Sam Moon 사업에 보다 깊이 관여하고, 둘째 다니엘 문은 호텔 사업을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문 회장은 자신의 현재 역할을 짧게 표현했다.
“Standing behind them.”
이제 자신이 앞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기보다 두 아들이 회사를 운영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살핀다는 의미다.
문 회장은 “나는 1세대 비즈니스이고, 아들들이 들어와서는 2세대, 한 단계 위의 비즈니스”라며 두 아들이 사업을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EpicCentral의 1억 달러 프로젝트는 바로 그 세대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사업을 넘어 다음 세대로
문 회장이 반세기 넘는 사업 경험에서 얻은 경영철학은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실행이다.
그는 경영자가 자신의 사업을 계속 연구하고 숫자를 읽어야 하며 시장이 바뀌면 기존 사업의 방향을 과감하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과감하게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남보다 앞서가는 사람이다.”
삼문그룹의 성장 과정도 이 같은 철학과 맞닿아 있다. 가발에서 의류로, 수입·리테일에서 호텔과 대규모 부동산 개발로 시장 변화에 따라 사업 영역을 바꿔왔다.
문 회장이 다음 세대에 남기려는 것은 기업만이 아니다.
86세의 문 회장은 이제 두 아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 삼문그룹을 한발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
500달러를 들고 미국에 온 이민 1세대가 세운 기업은 반세기를 지나 1억달러 규모의 호텔을 개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EpicCentral의 르네상스 호텔은 단순히 삼문그룹의 호텔 하나를 추가하는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는다. 한인 이민 1세대가 세운 기업이 두 아들의 전문 영역을 중심으로 2세 경영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새로운 이정표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