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스 건조한 가을 날씨에 맞춰 고르는 뿌리채소와 잎채소
여름내 뜨거웠던 텃밭이 한풀 꺾이는 9월, 빈 이랑을 그냥 두기는 아깝다. 8월에 씨를 놓친 텃밭 애호가라도 늦지 않았다. 낮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는 이 시기에 씨를 뿌리면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신선한 채소를 거둘 수 있다.
특히 달라스를 포함한 미국농무부(USDA) 내한성 8b구역은 첫서리가 대체로 11월 중순에 찾아오는 만큼, 9월 파종은 서리 전 수확을 노리기에 적당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을 파종 채소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 뿌리채소가 강세다

당근은 가을 요리에 두루 쓰이는 만큼 넉넉히 심어둘 만하다. 9월에 씨를 뿌리면 50일에서 75일 사이에 수확할 수 있다. 배수가 잘 되는 흙을 좋아해 화단을 높인 raised bed에서 특히 잘 자란다. 전문가들은 겨울까지 수확을 늦출 계획이라면 서리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부직포 커버를 덮어두라고 조언한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당도가 오르는 품종을 고르면 한층 달콤한 당근을 맛볼 수 있다.
무는 직파, 즉 모종 없이 씨앗을 밭에 바로 심는 방식이 잘 맞는 대표적인 가을 채소다. 매주 씨를 뿌리면 10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꾸준히 무를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원통형 몸통에 붉은 어깨와 흰 아랫부분이 어우러진 품종은 일반 붉은 무보다 단맛이 강하면서도 특유의 알싸한 맛은 그대로 살아 있다.
순무는 추위에 강해 9월 파종에 적합하지만, 같은 달 안에서도 심는 시기에 따라 수확 시점이 크게 달라진다. 9월 첫째 주에 심으면 11월 초중순이면 먹을 수 있는 반면, 마지막 주에 심으면 부직포로 보호해야 하고 수확은 12월 말이나 1월 초로 늦어진다. 뿌리뿐 아니라 잎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순무의 매력으로 꼽힌다. 재배 기간이 짧고 키우기 쉬운 품종을 고르면 초보자도 무난하게 도전할 수 있다. 씨앗은 촘촘히 뿌린 뒤 떡잎이 나오면 솎아내어 포기 사이 간격을 넉넉히 두는 것이 뿌리를 키우는 요령이다.
비트 역시 9월에 심어 55일에서 70일 뒤 수확하는 가을 대표 채소다. 서리에도 잘 견뎌 겨울까지 수확 시기를 늘릴 수 있다. 햇볕이 잘 드는 자리를 고르고, 흙에 퇴비를 섞어 배수를 개선하면 좋다. 다만 가을에 심은 비트는 자랄 시간이 충분치 않아 알이 작은 편이니 큰 크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아기 비트로 즐기는 편이 낫다. 수확한 잎은 시금치처럼 볶아 먹을 수 있어 뿌리와 잎을 모두 활용하는 재미도 있다.
■ 잎채소는 짧은 기간에 여러 번 수확

상추와 샐러드용 잎채소는 한낮은 따뜻하고 밤은 서늘한 늦여름에서 9월 사이에 특히 잘 자란다. 낮이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생장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9월 초에 심느냐 말에 심느냐에 따라 수확까지 걸리는 기간이 크게 벌어진다. 이르게 심으면 8, 9주 만에 수확할 수 있지만 늦게 심으면 13주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잎이 7~10센티미터 정도로 자랐을 때 밑동 위쪽을 잘라내면 다시 새잎이 자라나는데, 이렇게 잘라 먹고 다시 기르는 방식을 활용하면 서리막이만 잘해도 겨울과 이른 봄까지 두세 차례 더 수확할 수 있다.
시금치도 추위에 강한 대표적인 가을 채소로, 짧게는 한 달 만에 첫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생장이 빠르다. 잎이 5~10센티미터 정도 자랐을 때 잘라 먹고 다시 키우는 방식으로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9월 초에 심으면 10월 중순부터, 9월 말에 심으면 11월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할 수 있다. 볕이 잘 들면서 유기물이 풍부하고 배수가 좋은 흙에서 특히 잘 자라는데, 가벼운 서리는 견디지만 강추위에는 얼어버릴 수 있어 첫 강추위 예보 전에는 수확을 마치거나 덮개를 씌워야 한다.
■ 딸기는 뿌리내릴 시간이 관건

딸기는 원래 늦봄이나 여름에 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역에 따라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심어 가을 수확을 노릴 수도 있다. 다만 겨울잠에 들기 전 뿌리와 왕관 부위(크라운)가 충분히 자랄 시간이 필요하므로 9월 초에는 심어야 한다. 이 지역 기후에 잘 맞는 품종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화단을 높인 raised bed에 심고 부직포로 덮어주면 지온이 올라가 크라운이 튼튼하게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심는 깊이도 관건인데, 크라운이 흙에 완전히 묻히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드러나면 뿌리내림이 늦어질 수 있어 크라운 윗부분이 살짝 보이는 정도로 심는 것이 적당하다.
■ 달라스 가을 텃밭, 흙 관리가 관건
달라스는 여름철 습도가 높은 편이지만 가을로 접어들면 강수량이 줄어드는 편이라 물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씨를 뿌린 뒤 싹이 틀 때까지는 흙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살펴봐야 하고, 발아 이후에도 비가 뜸한 시기에는 관수 간격을 좁히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이 지역 상당수 텃밭은 블랙랜드 프레리 특유의 점토질 토양이어서 배수가 더디고 다지기 쉬운 편이다. 씨를 뿌리기 전 삽으로 흙을 깊이 뒤집어 공기층을 만들고, 퇴비나 부엽토를 섞어 개량하면 뿌리채소의 뿌리가 곧게 뻗고 물빠짐도 한결 나아진다. 화단을 지면보다 높이는 raised bed 방식은 점토질 흙에서 특히 효과가 커, 뿌리채소와 딸기 모두에 두루 권할 만하다.
여름 텃밭을 정리한 자리에 이 일곱 가지 채소를 나눠 심으면, 첫서리가 내리는 11월 중순 전까지 밥상에 신선한 가을 채소를 채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