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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광복절 80주년, 미국 땅에서 세우는 또 다른 독립

Last updated: 8월 23, 2025 12: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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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했다.


 1945년 그날, 우리의 조국은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되찾았다. 이는 단순히 주권 회복을 넘어, 그 땅에 살던 세대들의 존엄과 존재가 되살아난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날을 살아낸 세대가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며 자유를 얻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80년이 흐른 지금, 미국 땅에서 살아가는 한인 동포에게 광복절은 단순한 과거의 기념일이 아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또 다른 의미의 독립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외세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두려움, 소극성, 분열, 그리고 편견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해외에서 피워낸 독립의 불꽃


광복은 한반도 안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태평양 건너 이 땅에서 살던 한인 이민자들의 헌신이 있었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푼돈을 모아 독립운동 자금을 보냈고, 미주 지역의 한인들은 안창호, 이승만 등이 설립한 대한인국민회를 중심으로 독립 외교 활동에 힘썼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임시정부 외교특파원들이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조국의 독립을 호소했고, 많은 청년들이 학업과 생계를 포기하고 독립운동의 길로 들어섰다.


이러한 해외 동포들의 활동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었다. 당시 미주 한인사회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 속에서도 주류 사회와 연결되는 방법을 찾아냈고, 국제 여론을 움직여 조국의 독립 명분을 세계에 알렸다. 광복절을 맞는 오늘, 우리는 이들의 용기와 헌신에서 배워야 한다.


미국에서 우리가 독립해야 할 것들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 이민자와 후세들은 다양한 이유로 이곳에 왔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제약하는 보이지 않는 경계에 갇히곤 한다.


첫째, 두려움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로 인해 우리는 회의석상에서, 직장에서, 지역사회 모임에서 말을 아끼고 뒤로 물러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민 1세대이든 2세대이든, 이 땅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우리는 미국 사회의 일원이다.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다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며, 우리의 존재를 당당히 드러내야 한다.


둘째, 분열로부터의 독립이다. 한인사회 안에서도 세대, 지역, 배경, 정치 성향에 따라 갈등이 생긴다. 하지만 미국 내 한인 인구 비율은 여전히 적고, 영향력은 우리가 힘을 모을 때 비로소 커진다. 다름은 틀림이 결코 아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이 생존과 발전의 길이다.


셋째, 소극성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기회를 흘려보낸다. 그러나 미국은 참여하는 시민이 변화를 만든다. 투표장에 가는 것, 지역 행사에 참석하는 것, 교육위원회나 시의회 공청회에서 발언하는 것, 모두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다.


광복정신을 미국 땅에서 이어가기


광복정신은 단순히 외세를 몰아내는 용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주인이 되는 의식, 공동체를 세우는 연대, 미래를 향한 책임이 함께 담겨 있다. 이 정신을 미국 땅에서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기이다. 우리는 단지 한인 사회 안에서만 활동할 것이 아니라, 시정부, 교육청,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 주류 사회와의 연결을 넓혀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한인의 목소리가 정책과 결정에 반영된다.


둘째, 정체성을 지키며 통합하기이다. 미국인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다하면서도, 우리의 뿌리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 세대에게 한국의 역사와 언어, 문화를 가르치는 일은 그 자체로 자부심과 리더십의 기반이 된다.


셋째, 다리를 놓는 역할이다. 우리는 두 문화권을 이해하고 오가는 이점이 있다. 한국과 미국, 아시아와 미국 주류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키울 수 있다.


현장에서 느낀 변화와 과제


지난 9일 열린 한미연합회 행사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 행사에는 한인사회에 밀접하게 연결된 지역 시장들, 법조계 인사, 의회 관계자 등 주류 사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를 보며 DFW 지역에서 한인사회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관계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더 많은 한인들이 평소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과제도 느꼈다.


또한 같은 날 KAPN과 DK파운데이션 공동으로 주최한 청소년 역량 강화 세미나(Y.E.S.)에는 120여명의 한인 청소년들이 현재 미국 주류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배들을 초청해 많은 조언과 경험을 나누는 시간들을 가졌다. 선배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또 서로의 경험들을 나누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앞으로 주류 사회에서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우리가 세워야 할 또다른 ‘광복’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는 미국 땅에서 새로운 독립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민자’라는 단어가 주는 소극성과 주저함에서 벗어나, 미국 사회의 한 축을 당당히 담당하는 시민으로 서야 한다. 광복이 우리 조국에 빛을 가져다준 날이었다면, 오늘 우리의 과제는 이 땅에서 우리의 존재와 권리를 밝히는 일이다.


광복 당시 해외에서 헌신했던 동포들이 그랬듯, 우리는 이곳에서 미국 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영향력을 넓혀야 한다. 그들의 용기와 실천이 조국의 해방을 앞당겼듯, 오늘 우리의 참여와 헌신은 한인사회의 미래를 밝힐 것이다. 이것이 미국에 사는 한인 동포로서 우리가 세워야 할 또 다른 ‘광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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