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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헤어산업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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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제품에 145% 관세 … 미용실과 뷰티 서플라이, 손님 모두 ‘가격인상’ 부담
조기 폭염이 시작되는 달라스의 여름, 평소라면 머리를 땋아 정돈하던 치료사 브리타니 심스(Brittanee Sims) 씨의 올해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가격이 너무 올라서 자신보다는 자녀들의 머리손질을 우선시하기로 한 것. “머리를 땋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훨씬 번거로워진다”는 심스 씨는 수백만 명의 흑인 여자들처럼 전문 헤어케어 제품에 정기적으로 지출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최근 헤어케어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고율 관세정책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가발, 익스텐션, 땋는 머리용 합성모, 스타일링 젤, 수입 미용도구 등 대부분의 흑인전용 미용제품은 중국산이거나 중국에서 포장된 상태로 수입되는데, 지난 4월부터 이들 제품에 최대 145%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업계와 소비자 모두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모든 헤어제품 가격 ‘껑충’
미용사 야나 엘리스(Yana Ellis)는 3월에 머리카락 52다발을 주문하면서 배송비로만 245달러를 추가로 냈는데, 이는 3개월 전보다 40% 넘게 오른 가격이다. 또 다른 미용사 다지아 블랙셔(Dajiah Blackshear)는 오랫동안 사용하던 합성모 가격이 한꺼번에 100달러 이상 오르자, 해당 브랜드 판매 중단 가능성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대량 구매 시 일반적으로 6~10달러 하던 합성모조차 몇 달 새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일부 도매 업체들은 가격인상을 예고하거나 재고 부족을 예고한 상태다.
블랙셔는 “고객이 직접 제품을 가져오면 품질확인이 어려워 꺼려왔지만, 지금처럼 비용이 계속 오르면 나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손님들 대부분이 ‘머리를 할 것인가, 공과금을 낼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소비자 보호 없어, 부담은 손님 몫
현재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145% 관세를 일시적으로 30%로 낮춘 상태이며, 새로운 무역협정을 협상 중이다. 하지만 그간 발생한 공급망 부담과 항만비용은 이미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지아 대학교의 공급망 전문가 마티 파커(Marty Parker)는 “물가는 빠르게 오르지만 내려가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고 말했다.
흑인 여성들은 업무상 익스텐션, 가발, 브레이드 등 특정 스타일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아, 매달 수백 달러를 미용실에 지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Market.us’에 따르면 흑인 헤어케어의 전세계 산업규모는 2023년 기준 약 32억 달러에 달하며, 흑인 여자들은 다른 인종보다 6배 더 많은 돈을 머리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미용실들 “장사 접을 판”
애틀랜타 저소득층 지역에서 ‘5 Starr Salon’을 운영하는 재니스 로우(Janice Lowe) 씨는 “지금은 일부 제품을 구입조차 못하고 있어서 손님에게 제품을 가져오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다”며 “점점 생계유지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흑인 전문 브랜드인 ‘디자인 에센셜(Design Essentials)’도 재료와 포장비용 인상으로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조지아 주 칼리지 파크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하와 케이타(Hawa Keita) 씨는 “애틀랜타 시세를 받으면 손님이 다 떠난다”며 “브레이드 시술을 160~250달러 선에서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산 합성모 100팩 한 상자 가격이 2년 만에 250달러에서 300달러로 인상되어 이제는 손해를 감수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다른 인종보다 더 많은 배려 필요"
“손님이 웃으며 머리를 감탄해줄 때 그게 우리 업계의 가장 큰 보람”이라는 케이타 씨는 생일을 맞은 젊은 여성을 위해 스타일을 추천해주고 기쁨의 포옹을 받은 일화를 전했다. 하지만 재고확보와 비공식 제품 유입방지, 가격유지 등 현실의 문제는 갈수록 무겁게 다가온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미용실 ‘PIC ONE Beauty Services’를 운영하는 흑인 디자이너 미치 미첼(Mitzi Mitchell) 씨는 “다른 인종에 비해 소득이 적기 때문에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며 “가격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최대한 천천히, 조심스럽게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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