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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K-12 교육 참사…美 고교 졸업반, 독해·수학 성적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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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EP 결과 “3분의 1은 기초 독해 불가능, 절반은 기초 수학 못해”
미국 공교육의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9일 발표된 NAEP(전국 학업성취도 평가, Nation’s Report Card) 결과,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의 독해와 수학 성적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고교 12학년생 가운데 45%가 수학에서 ‘기초 미달’, 32%가 독해에서 ‘기초 미달’ 판정을 받았다. 8학년 과학 성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시생의 38%가 ‘기초 미달’이었다.
이번 성적은 2019년 시험보다 평균 점수가 낮았으며, 독해 점수는 1992년 시험 도입 이래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특히 성적이 낮은 학생층에서 더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나며 격차(gap)가 확대됐다. 다만 일부 차터스쿨(자율형 공립학교)은 성적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미국 교육통계센터(NCES)는 “독해와 수학 어느 한 분야에서도 대학 준비가 된 고교 졸업반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기본 과정을 새로 가르치고 있다. 심지어 하버드대에서도 기초 대수학(algebra)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고3 학생들은 2020년 팬데믹 시기에 고등학교에 입학해 원격수업과 휴교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다. 그러나 성적 하락은 이미 2013년부터 시작되었으며, 근본적으로는 낮아진 학업 기준과 책임성 결여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하버드대 톰 케인 교수는 “책임성 약화(reduced accountability)가 주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형평성(equity) 을 명분으로 무과제·무성적(no-homework, no-grading) 정책을 도입하고, 졸업 요건을 낮추는 경우가 늘었다.
결과적으로 고교 졸업률은 1991년 대비 2023년까지 약 14%포인트 상승했지만, 실제 대학 준비도는 악화됐다.
위스콘신, 일리노이, 뉴욕은 주 학력평가의 ‘우수(proficient)’ 기준을 낮췄다. 과거 공교육 선도주자였던 매사추세츠는 아예 주 학력평가 시험을 폐지했다.
문화적 요인도 악영향을 끼쳤다. 교실 내 학생 태도는 나빠졌고, 아이들은 독서 대신 소셜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결석률도 증가해, 응답한 고3 학생 중 30% 이상이 최근 한 달 동안 3일 이상 결석했다고 답했다.
이번 결과는 미국 사회 전체의 경각심을 요구한다. 한 사설은 “이번 사태는 미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라며 “자국 학생 절반을 교육하지 못하면서 이민까지 막는 나라는 쇠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상원의 고(故) 밥 돌이 말했듯 “‘분노는 어디에 있는가(Where’s the outrage)?’”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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