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 이민 사회와 건강의 과제, 그리고 다가오는 2025 건강박람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댓글 0건 조회 20회 작성일 25-09-06 05:08

본문

KTN 편집국장 유광진
KTN 편집국장 유광진

2025년 9월 13일, DK 파운데이션과 간호사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5 건강박람회’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건강 정보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미국 사회 속에서 고단한 이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동포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쉼표이자 희망의 장이 될 것이다. 이민자들은 생계를 위해 바쁘게 일하다가 정작 자신의 건강을 돌볼 시간을 잃기 쉽다. 그러다 보니 병이 깊어지고 난 뒤에야 뒤늦게 의료기관을 찾는 일이 반복된다. 이번 박람회는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중요한 시도라 할 수 있다.


많은 이민자들에게 건강 검진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하루하루 생계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낯선 언어, 익숙하지 않은 제도, 경제적 제약은 의료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보험료를 감당하기 힘든 사람도 많고, 병원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중노동에 종사하는 이민 1세대는 몸이 아파도 참다가 뒤늦게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 검진의 본질적 의미


건강 검진은 단순히 병을 찾는 과정이 아니다. 이는 자신을 돌보는 최소한의 권리이자 책임이다. 암, 당뇨, 고혈압, 심장 질환 같은 만성병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와 관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많은 이민자들이 그 ‘초기 발견’의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다.


정기 검진은 우리 삶을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다. 불필요한 불안과 추측 대신, 검진을 통해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대비할 수 있다. 이는 삶의 질을 높이는 첫걸음이며, 나아가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번 2025 건강박람회는 이런 사각지대를 메우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해  저렴한 금액으로 혈액, 소변검사를 해주고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과, 부인과, 치과 등의 무료진료를 진행한다. 그외 당뇨, 뇌졸증, 위장질환, 여성건강, 건강 식생활 등에 대해 무료 건강 교육 및 상담코너가 준비될 예정이다.


동포 사회와 연대의 힘


이 행사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연대’다. DK 파운데이션과 간호사협회가 손을 맞잡고, 여러 단체들의 후원외에도 청소년 리더쉽의 자원봉사단 모집 등은  단순한 협력이 아니다. 이는 동포 사회가 서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함께 책임을 지겠다는 선언과 같다.


건강은 혼자 지킬 수 없다. 특히 타지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언어 장벽, 경제적 어려움, 제도적 제약 속에서 혼자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지역 사회가 함께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검진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무료 검진을 제공하고, 의료 지식이 부족한 이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나눠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동체 정신이다.


이민 생활은 본질적으로 몸과 마음을 소모하는 과정이다.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고, 생계를 위해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문화적·언어적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이런 삶은 자연히 건강을 갉아먹는다. 고혈압, 당뇨, 관절 질환, 우울증과 같은 문제는 이민자 사회에서 특히 흔하다.


하지만 이민자들은 종종 자신의 건강을 가볍게 여긴다. “조금 더 벌어야 한다”, “아직 젊다”, “병원 갈 돈이 없다”라는 이유로 뒤로 미룬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큰 병이 찾아오면, 이미 치료가 늦거나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


이번 박람회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박람회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바로 세대 간의 다리 역할이다. 1세대 이민자들이 건강을 챙기면, 2세대는 부모 세대의 삶을 이해하고 더 큰 연대를 느끼게 된다. 또한 젊은 세대는 의료·보건 분야의 전문인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며,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발견한다. 필자도 광고가 나가는 동안 여러통의 자원봉사 문의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한 번의 검진과 상담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을 “지금 확인하자”라는 실천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민 사회가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중요한 문화는 ‘정기 검진’이다. 해마다 건강을 점검하고,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의료비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DK 파운데이션과 간호사협회가 함께 준비한 이번 행사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단순히 하루의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강 검진을 생활화하고 서로를 돌보는 문화로 이어져야 한다.


건강은 곧 희망이다


이민 사회는 언제나 도전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돕고 지켜내며 살아왔다. 이번 2025 건강박람회는 바로 그 연대의 정신을 보여주는 자리다. 건강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질병을 예방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이민 생활이 아무리 고단해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하지만 건강을 지키면 우리는 다시 꿈꾸고 나아갈 수 있다. 이번 박람회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검사 한 번, 상담 한 번이 누군가의 삶을 구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희망을 심을 수 있다.


건강은 곧 희망이다. 그리고 희망은 공동체 속에서 자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데스크칼럼 목록
    2025년 9월 13일, DK 파운데이션과 간호사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5 건강박람회’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건강 정보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미국 사회 속에서 고단한 이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동포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쉼표이자 희망의 장이 될 것…
    2025-09-06 
    DK 미디어그룹의 캐롤튼 새 사옥 이전 소식이 지난주 KTN에 보도된 이후, 한인사회 곳곳에서 따뜻한 축하와 격려의 인사가 이어졌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앞으로 더 큰일을 해낼 것이라 믿는다”등의 말씀에 감사와 함께 무거운 책임도 느끼게 되었다.또한 “새 사옥은…
    2025-08-30 
    202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했다.1945년 그날, 우리의 조국은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되찾았다. 이는 단순히 주권 회복을 넘어, 그 땅에 살던 세대들의 존엄과 존재가 되살아난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날을 살아낸 세대가 어떤 희생…
    2025-08-23 
    202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한다. 1945년의 그날, 우리의 조국은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되찾았다. 이는 단순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주권 회복이 아니라, 그 땅에 살던 모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 그리고 우리 부모님 세…
    2025-08-16 
    – 한인사회를 위한 DKNET & KTN의 진실 추적 기록달라스 한인사회, 그 안에서 우리는 수많은 얼굴들을 만난다. 교회 집사, 성실한 사업가, 성공한 부동산 전문가, 친절한 이웃…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처럼 신뢰받는 얼굴들 뒤에서 악의적인 사기 행각을…
    2025-08-09 
    2025년 7월, 달라스에서 살아가는 한인 싱글맘들의 이야기7월의 텍사스는 덥다.한낮의 열기는 자동차 문을 열기도 버겁게 만들고, 그 열기 속에서 장을 보고 아이를 픽업하고, 퇴근 후 저녁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하루는 말 그대로 땀과 의지로 이어진다.그중에서도 ‘싱글맘’…
    2025-08-01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How Bullshit Conquered the World).이는 영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에드워드 스노든 폭로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제임스 볼(James Ball)이 집필한 책의 제목이다.그…
    2025-07-26 
    2025년 미국땅에 살고 있는 한인 동포들은 두 명의 새로운 대통령의 등장을 지켜봤다.미국에서는 정상적인 절차, 시기에 새로운(물론 재임이기는 하지만) 대통령의 취임선서를 지켜봤고, 한국에서는 탄핵사태와 맞물려 급작스럽게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
    2025-07-19 
    달라스 한인사회는 서로를 신뢰하며 뿌리를 내려왔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언어, 문화, 정보의 장벽을 넘기 어려운 이민자들에게 ‘신뢰’ 하나로 버틸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였다. 그런데 그 신뢰의 심장을 정면으로 배신한 인물이 있다. 바로 무면허 부동산 대표로 수년간 …
    2025-07-12 
    2025년 7월 4일, 미국은 독립을 선언한 지 249년을 맞이한다. 미국 전역이 성조기를 들고 축제를 벌이고, 밤하늘엔 수많은 불꽃이 수놓아지는 독립기념일, 우리 한인 동포들도 이 나라의 시민으로서 독립기념일을 함께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이…
    2025-07-08 
    KTN 독자 여러분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매월 칼럼을 써 온 것이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났다. 지난 1년 간 필자는 DK 미디어그룹에서 독자 여러분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들,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것들, 우리 사회를 위해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나누어 왔다. 지면을 통한 …
    2025-06-27 
    5월은 ‘가정의 달’로 대표되는 달이다.미국에는 마더스데이(5월 둘째 주 일요일), 한국은 어버이날(5월 8일)과 어린이날(5월 5일), 그리고 유엔(UN)이 제정한 세계가정의날(5월 15일)이 있는 5월은, 가정을 더 생각하고 돌아보며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달로 …
    2025-05-31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달라스에서 열리지 않았다. 해마다 한인회 주관으로 이어져오던 이 의미 있는 자리가 올해는 행사를 하루 앞둔 시점에 전격 취소됐다. 달라스한인회는 본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여러 가지 사유’를 들며 행사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알렸…
    2025-05-24 
    동포사회에 또 다시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피해액이 무려 1백만 달러에 달한다.이번에는 이름도 생소한 CFD(Contract For Difference), 차액결제거래 파생금융상품 투자 플랫폼을 가장한 가짜 웹사이트를 통해 피해가 발생했다. 사기를 친 …
    2025-04-30 
    비영리재단 DK 파운데이션의 ‘더 키움’ 장학사업이 커뮤니티 안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3년 전 첫 씨앗이 심겨져 열매를 거두었고 매년 자라나, 커뮤니티의 미래인 젊은이들을 키우며 미래를 일구는 일에 열매가 더해지고 있다.올해는 1월부터 ‘청소년 리더십 장학금’ 프로젝…
    2025-03-28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