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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인 동포의 고단했던 한국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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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격리 생활, “창살없는 감옥 같았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달라스 거주 시민권자 A씨(70대, 남성)는 “시설 격리가 생각보다 힘들었다”며 감옥생활 같았던 자신의 격리 체험기를 전했다.
코로나19 해외 유입 방지책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입국자들에게 14일간의 격리 기간의 의무화된 가운데, 너무 까다로운 제한 규정들과 옴짝달짝 할 수 없는 경험 때문에 고개를 내젓는 한인들이 많다.
지난 해 11월 한국에 입국했다가 1월 초에 돌아온 한인 동포 A씨는 “한국에 도착해 입국 심사대에서 가족 사항 및 거주지를 물어보는데, 없다고 대답하니 시설로 가야 한다고 했다. 시설 격리는 지역을 선택할 수 없는 임의 배정이었는데, 공항에서 한참 기다린 후 그냥 버스에 태웠다. 후에 도착해 여기가 어딘지 물어보니 용인이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A씨가 도착한 곳은 용인 라마다 호텔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14일간의 시설 격리를 시작했다.
도착 날, A씨는 호텔에서 코로나 19 PCR 검사를 1회 받았고, 관련 서류 작성과 함께 약 167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했다.
14일간의 격리 기간에서 그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식사였다.
A씨는 “삼시 세끼가 찬 도시락으로 전달됐고 전자레인지 사용이 금지돼 제공 받은 커피 포트로 물을 끓여 함께 먹거나, 사발면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당뇨가 있었는데, 격리 종반부로 갈수록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더라”라고 전했다.
A씨는 무엇보다 숙소였던 호텔의 불소통과 불친절을 꼬집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담당 공무원과 연결 좀 해달라고 다섯 차례나 부탁했지만 한번도 연결을 시켜주지 않았다. 또 규정에 보면 격리 해제 이틀 전에 면봉(PCR) 검사를 한번 더 하게 되어 있는데 안했다. 왜 안하냐고 물어보니 호텔 측에서 그동안 아무런 증상 없었으니 괜찮다고 했다”라며 호텔 측의 무성의한 방역 지침을 거론했다.
A씨의 14일 간의 시설 격리기는 마지막 날까지 그를 힘들게 했다.
A씨는 “격리 해제날 나가려고 하는데 교통 편을 호텔 측에서 물어봤다. 지인이나 친척 등이 호텔로 데리러 와도 됐는데, 이른 시간에 나가는 것이라 혼자서 대중 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가려고 했다. 택시를 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겠다 했더니, 방역 시설을 해놓은 택시만 타야 한다며 기본 요금이3만 5천원이라고 하더라. 결국 지인이 서울에서 무리해 가며 나를 데리러 왔다.”라며 불편한 당시 심정을 전했다.
A씨는 “한국 방문 전 고민이 됐다. 하지만 유투브 등을 통해 격리 시설 영상도 보니 괜찮아 보이길래, 고국 방문을 한 건데 고령인 내가 시설 격리를 이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하고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 시설 격리가 아닌 자가 격리를 위한 방법 ]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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