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버스토리

미국을 휘감은 아시안 증오범죄의 늪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커버스토리 댓글 0건 작성일 21-03-19 10:25

본문

워싱턴DC 차이나타운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시위 (사진 출처_연합뉴스)
워싱턴DC 차이나타운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시위 (사진 출처_연합뉴스)

애틀랜타 마사지 업소 총격사건에 한인 사회 불안감고조

 

97f866044bc43d76edca28ff7836e310_1616167534.jpg
 

지난 16일(화) 조지아주 2개 카운티, 3곳의 스파 업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사망했으며, 용의자로 백인 남성 로버트 애런 롱(21·사진)이 체포됐다. 

사망한 한인 여성 4명 가운데 2명은 70대, 다른 2명은 각각 50대와 60대로 알려졌으며, 이 중 3명은 메트로 애틀란타의 최대 한인 타운인 둘루스에 거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애틀란타 지역 방송인 애틀란타 라디오 코리아의 박세나 기자는 AM730 DKNET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으로 애틀란타 한인 사회는 불안감과 공포에 떨고 있다”며 “대부분의 한인 비즈니스들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는 있지만 아시아계 보호 조치 강화, 비상대책팀 발족 등 한인 사회 차원의 대응과 경계 태세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 연방수사국(FBI)과 애틀란타 경찰 등 조사 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의 동기가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로 체포된 로버트 애런 롱이 자신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에 대해 진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진술만으로 범행 동기를 특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충분히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용의자가 페이스북에 중국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며 중국을 ‘우리 시대 최대 악’으로 규정한 게시글을 올렸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언론사에서 페이스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글은 가짜이고 삭제 중”이라며 정정 보도를 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 말고도 코로나 19 확산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범죄 급증, 사건 희생자의 다수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안이라는 점 등에서 인종차별 증오범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7f866044bc43d76edca28ff7836e310_1616167493_15.jpg
연쇄 총격사건 현장 중 한 곳인 마사지숍 '영스(Young's) 아시안 마사지 팔러' (사진 출처_연합뉴스) 

 

◈ 달라스 한인 사회의 반응은?

달라스 한인 사회도 이번 애틀란타 총격 사건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리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한인 동포는 “얼마 전 달라스의 한 뷰티 서플라이에 들렀는데, 한 흑인이 ‘너가 바이러스를 갖고 왔다’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엔 너무 놀라 신고를 할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아찔했던 경험을 전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비슷한 일이나 더한 일을 당했지만 정작 신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많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달라스 경찰국 보고에 따르면 지난 해(2020년) 달라스 지역 아시안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 신고 건수는 총 4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스 경찰국의 수 남 경찰관은 “지난 해 기준으로 증오범죄 신고는 단 4건에 불과했으며, 올해도 지금까지는 아직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수치가 정확할 수도 있지만, 피해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신고를 하지 않아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은 결과일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달라스 경찰국의 김은섭 홍보관도 증오범죄에 대해 “언어적으로 당한 피해가 신고를 하기에 애매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특히 협박성 언어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는 꼭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협박성 언어 폭행을 가한 사람의 인상 착의와 당한 장소, 시간 등을 경찰에 신고하면 그것을 토대로 경찰들이 움직여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신고조차 하지 않는다면 경찰이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며 한인 동포들의 신고를 독려했다.

이러한 증오범죄와 관련해 휴스턴 남서부를 담당하고 있는 민주당 진 우(Gene Wu) 텍사스 주 하원의원과 제시 제튼(Jacey Jetton) 의원은 코로나 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발생하는 반아시아적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법안인 HB 137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아시아계 생명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

지난 17일(수) 밤 워싱턴 DC와 뉴욕 인근에서는 이번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약 200명이 모인 이날 시위에서는 참가자들이 ‘아시아계 생명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s)’, ‘아시아계 증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또 한글로 ‘경찰은 범죄를 예방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지킨다’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부 참석자들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촛불을 켜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조사를 맡고 있는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경찰 제이 베이커는 용의자에 대해 “총격을 저지른 날은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베이커가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날을 그저 ‘나쁜 날’이라고 표현했을 뿐 아니라 ‘일진이 사나워 그런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부적절한 어감의 단어를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경찰이 백인 범인을 변호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잇따르면서 일부에서는 “베이커 경찰이 인종차별주의자”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해 코로나 19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통계는 이미 여러 기관에서 보고된 바 있다.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CSUSB)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DC와 뉴욕주 뉴욕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16개 주요 도시의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2019년 49건에서 2020년 122건으로 149%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 19 팬데믹동안 아시아계 차별을 막고자 결성된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라는 단체도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두 달간 단체에 신고된 아시아계 혐오사건이 503건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19 이후 이러한 증오범죄가 증가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 ‘앞으로 다음 세대들에게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해줄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은 소수 민족이라는 이유로 움츠러들지 말고 한인의 권익을 위해 우리 스스로가 당당하게 주류 사회에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한나 기자 ⓒ KTN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커버스토리 목록
    “차세대 발굴과 한인 정치력 신장에 더욱 매진하겠다”제18대 미주한인회 중남부연합회(회장 정명훈)가 샌 안토니오에서 정기총회 및 한인 차세대들을 위한 장학기금 마련 골프 대회를 개최했다.지난 26일(금)~28일(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마련된 이번 총회에서는 활발…
    2021-04-02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 지지 … ‘미 정부와 북핵 문제 전망’에 대한 강연청취민주평통 휴스턴 협의회(회장 박요한, 이하 휴스턴 협의회)가 지난 25일(목), 제 9차 평화통일 정책 강연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오준 경희대학교 석좌교수(전 UN대사)를 초청해 진행한 …
    2021-04-02 
    29일부터 텍사스내 16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대상 확대쉬운 접종 신청은 달코라 닷 컴(www.dalkora.com)에서텍사스 내 모든 성인들이 오는 29일(월)부터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받는다.이번 발표는 이달 15일, 백신 접종대상을 50세 이상의 주민들로 확대…
    2021-03-26 
    “이유없는 증오 범죄 강력 규탄한다”지난 17일 조지아 주 애틀란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아시안계를 향한 무차별적인 인종 증오 범죄를 반대하는 사회적 물결이 일고 있다.20대의 백인 남성 에디 롱의 무차별 총격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안계 6명 등 …
    2021-03-26 
    한인 밀집 거주 지역 캐롤튼 시정, 어떤 중요 현안들이 있나?백신 접종율이 점차 늘어나고 텍사스 경제가 전면 개방됨에 따라 지난 한 해 힘들었던 경제 침체기를 보낸 한인 상권들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DFW지역 한인 경제의 중심지인 캐롤튼도 조금씩 회복의 …
    2021-03-26 
    텍사스 최초 한인 여성 연방 하원의원 탄생신화 쓰여질까?텍사스에서 처음으로 한인 여성 연방하원 의원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화당의 세리 김씨가 텍사스 연방하원 6지역구 보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텍사스 연방 하원 6 지역구는 엘리스 카운티(Elli…
    2021-03-26 
    “앞으로도 고객들의 사랑과 성원에 적극 보답하겠습니다”행운의 1만 달러 상품권은 한인 동포 이경숙씨 품으로DFW 한인 동포 사회 및 지역 사회의 관심을 고조시킨 H마트의 고객 감사 ‘SWEEPSTAKES’ 행사가 지난 21일(일) 성황리에 성료됐다.이날 H마트 문화 센…
    2021-03-26 
    한인 상권, 활발한 회복세 … 한인 주력 업종들 경기 부양책 시너지 효과 기대한인 동포들, “경기부양금 등으로 한숨 돌렸다”… “적절한 시기에 경제 개방 이뤄져 다행”◀ 바이든 표 경기부양책 및 텍사스 경제 개방 환영많은 이들이 기다려온 1인당 1,400달러의 경기부양…
    2021-03-19 
    애틀랜타 마사지 업소 총격사건에 한인 사회 불안감고조지난 16일(화) 조지아주 2개 카운티, 3곳의 스파 업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사망했으며, 용의자로 백인 남성 로버트 애런 롱(21·사진)이 체포됐다.사망…
    2021-03-19 
    누적 확진 230만명, 누적 사망 4만5천명 돌파백신 접종 확대로 감염 감소세…DFW 한인 사회 정상화 시동3월로 텍사스의 코로나 19 팬데믹이 1년을 맞았다.최근 텍사스의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정상화에 대한 희망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다만 아직…
    2021-03-19 
    달라스한인상공회(회장 김현겸)가 18일(목) 오후 4시 온라인 줌(Zoon)미팅을 통해 에디 가르시아(Eddie Garcia·사진) 신임 달라스 경찰국장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이날 온라인 간담회에는 이인선 전 달라스한인상공회 회장, 고근백 이사장, 존 리 위원장 등이 …
    2021-03-19 
    태권도를 널리 알리고 태권도 발전에 공헌한 부분 인정청룡 태권도(관장 엄기우) 소속 한인 고등학생 5명이 세계 태권도 본부인 한국 국기원으로부터 표창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지난 13일(토) 루이스빌에 위치한 청룡 태권도장에서 표창장 수여식이 진행됐으며, 수상자는 에밀리…
    2021-03-19 
    상·하원 통과, 대통령 서명 완료 … 이번 주말부터 개시레스토랑 구제 법안, 연방 실업 수당 연장, 임대 및 유틸리티 지원 등 포함1조 9천억 달러의 바이든 표 코로나 19 경기부양안이 지난 10일(수), 연방 하원을 통과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날인 11일(목)…
    2021-03-12 
    DFW 한인 사회, 마스크 착용 지침 차분히 준수 / 애봇 주지사, “5월쯤이면 누구에게나 백신 접종 오픈”지난 10일(수), 텍사스 주 전역에 내려졌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종료되고, 완전한 경제 개방이 시작됐다.첫날인 이날 DFW 한인 사회는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는…
    2021-03-12 
    달라스 한인회 유석찬 회장, “2021년은 DFW 한인 사회 성장 위한 과도기적 단계가 될 것”포트워스 한인회 김백현 회장, “소규모 대면 행사, 조심스레 계획해 본다”텍사스가 지난 10일(수), 완전한 경제 개방을 시작했다. 이에 DFW 한인 사회도 변화가 예고되고 …
    2021-03-12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