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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봇 주지사, 연방정부 실업수당 지원 종료 선언 “6월 26일부터 지급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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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W 한인 요식업계 등 ‘환영’ VS “일터복귀 쉽지않다” 찬반양론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가 지난 17일(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지급되는 연방 정부의 추가 실업 수당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 연방 정부의 추가 실업 수당은 코로나 19 팬데믹 구호법 미국인 구조계획(American Rescue Plan)의 일환으로 주 정부가 지급하는 실업 수당 외에 300달러가 더 지급되며 기한은 오는 9월 6일까지다.
그러나 애봇 주지사는 이날 연방 노동부(Department of Labor)에 추가 실업 수당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통지했다. 연방법상 텍사스의 실업 수당 지위 변경은 연방 노동 장관에게 고지된 후 최소 30일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한다. 때문에 텍사스는 오는 6월 26일부터 추가 연방 실업 수당 지원을 받지 않게 됐다.
최근 높은 실업 혜택이 노동자들의 노동 의욕을 꺾는다고 판단한 공화당 주지사들이 연방 정부가 지급하는 주당 300달러 추가 실업 수당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날 애봇 주지사의 선언으로 현재 추가 연방 실업 수당 지급을 중단한 미국내 주는 총 20여개 주에 달한다.
지난 5월 4일 몬태나 주의 그렉 지안포르테 주지사는 주 정부 가운데 최초로 추가 연방 실업 수당 지급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구직자들에게 1,200달러의 업무 복귀 보너스를 제안했다.
애리조나 주도 오는 7월 10일 추가 연방 실업 수당 지급을 중단할 것을 선언한 후 실직자들이 정규직으로 복귀하고, 10주 동안 급여를 받는다면 2,000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텍사스는 이처럼 일자리로 돌아간 실직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의 유화책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노동연맹–산별노조협의회 (AFL–CIO) 텍사스 지부의 릭 레비(Rick Levy) 회장은 “애봇 주지사가 텍사스 노동자 가정의 남은 연방 실업보험 혜택을 중단하기로 한 냉담한 결정 뒤에 숨겨진 생각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비난했다.
이어 “만약 애봇 주지사가 실직자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이해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이들이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이같은 연방 실업 수당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기준, 거의 100만 명의 텍사스 주민들이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실업 수당의 도움을 받았다.
텍사스 경제계, 추가 실업수당 중단 요구
텍사스 비즈니스 협회(The Texas Association of Business)를 비롯한 36개 이상의 기업 관련 단체들은 지난 주 애봇 주지사와 텍사스 노동위원회(TWC)에게 서한을 보내 공개적으로, 연방 추가 실업 수당 지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과도한 추가 연방 실업 수당이 “구직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어, 좋은 텍사스 일자리들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불평했다.
또한 서한은 “코로나 19가 감소하고 구직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텍사스 지도부와 텍사스 노동위원회가 실업급여, 실업보험 근로요구사항, 연방정부 보충실업급여에 대한 텍사스의 역할을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애봇 주지사는 지난해 본격적인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전국적인 휴업과 대규모 일자리 감소가 촉발되기 전보다, 현재 텍사스에는 60% 이상 더 많은 일자리가 열려 있다고 언급하며 이번 조치가 시기 적절했음을 옹호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텍사스의 구인 건수는 실업급여를 받는 텍사스 주민들의 수와 거의 같다”며 “이는 건설업과 요식업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일자리들은 많이 포함하지도 않았다” 라고 부연했다.
최근 미국내 주지사들은 고용주들의 구인난, 특히 요식업계의 구인난이 심화되자, 9월 6일이 만료일인 주 300달러의 연방 추가 실업 수당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압력에 직면했다.
수천명의 고용주들을 대표하는 텍사스 비즈니스 협회의 글렌 해머(Glenn Hamer) CEO는 “애봇 주지사의 발표는 코로나 19 팬데믹 속에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좋은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연방 정부의 실업 수당을 없앰으로써 고용주들은 직원들을 채우고, 이를 통해 텍사스의 경제는 최대한의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애봇 주지사의 주도로 론스타 주는 미국의 일자리 엔진 동력이 돼, 기업하기 가장 좋은 주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인난은 텍사스 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연방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3월 구인·이직보고서에 따르면 채용 공고가 812만3000건으로 전달보다 7.9%(59만7000건) 늘었다.
200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특히 경기가 살아나면서 숙박·식음료 부문 공고가 100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실제 채용은 공고 대비 210만 명이나 적었다. 3월 채용이 전달에 비해 3.7% 증가한 600만 명에 그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인력 수급 불일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작년 11월엔 충원하지 못한 인력이 50만 명에 불과했지만 5개월 만에 네 배 넘게 확대됐다.
애봇 주지사는 TWC 자료를 인용, 텍사스의 구인공고 중 45%가 시간당 최소 15.50달러, 76%가 최소 11.50달러, 2%만이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즉, 현재의 시급 구조가 실직자들이 직장을 얻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애봇 주지사는 연방 추가 실업 수당을 끊는 또 다른 이유로 ‘높은 수준의 부정 실업 수당 청구’를 꼬집었다.
그는 코로나 19 팬데믹 시작 이후 실업 수당 청구 건수의 18% 가까이가 부정 수급이거나 의심된다는 TWC 추정을 거론했다. 애봇 주지사는 “이는 104억 달러에 달하는 80만 건이 넘는 청구건이다”라고 부연했다.
주 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실업 수당을 강화하는 것이 저소득 근로자들이 더 오랫동안 일자로 복귀하지 않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개 주 정부 추가 실업수당 중단 선언,
한인사회도 찬반론 격돌
지난 7일, 미국의 4월 고용 동향 발표 뒤 시작된 공화당 주지사들의 추가 실업 수당 축소 움직임은 시간이 갈수록 세를 불리고 있다.
당초 100만명 신규취업 확대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불과 26만 6천개의 일자리가 증가하는데 그친 4월 고용동향 지표는 “집에서 편안하게 실업급여나 받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공화당 주지사들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현재 연방 추가 실업수당 종료를 선언한 주는 앨라배마, 알래스카, 애리조나, 아칸소, 조지아, 아이다호, 인디애나, 아이오와, 미시시피, 미주리, 몬태나,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 테네시, 텍사스, 유타, 웨스트버지니아, 와이오밍 주 등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연방 추가 실업 수당을 삭감하려는 이같은 공화당 강세의 주 정부들을 비판하면서 “수백만이 일자리를 잃어버린 이유에 대한 잘못된 오해에 근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추가 실업 수당 중단에 대해 DFW 한인 사회도 찬반론이 뜨겁다. 최근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요식업계도 일할 종업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캐롤튼과 알링턴 지역에 두개의 식당을 운영하는 오미(五味)의 스캇 리 사장은 “최근 들어 정부 지원금과 실업 수당 등의 금전적 지원을 받으면서 일을 기피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며 “사람 구하기가 어느때보다 힘든 상황이라 온 가족이 동원돼 손을 보태야 할정도의 심각한 상태”라고 인력 부족을 우려했다.
캐롤튼의 또 다른 한식당 아리의 캐런 강 사장 역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간 반면 식당에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바뻐질 수록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종업원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연방 추가 실업 수당 지급을 옹호하는 이들은 2020년 3월 이후 일자리를 잃은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고 있고, 학교가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현재 육아도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일터로 복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애봇 주지사는 “실업자들이 실업 급여를 지급하는 것보다는 100만 명 이상의 실업자들이 일자리와 연결되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추가적인 연방 정부의 실업수당을 제외하면 텍사스의 평균 실업급여는 일주일에 246달러이며, 최고 521달러이다.
텍사스는 3월에 거의 10만 개의 일자리를 추가했고, 주 실업률은 6.9%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들은 추가 실업 수당을 폐지하는 것이 코로나 19 팬데믹에서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노동자들을 다시 고용 시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한 방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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