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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백신 접종 의무화 둘러싼 기싸움 점입가경(漸入佳境) 바이든에 또다시 반기 든 애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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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100인 이상 사업장내 근로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
애봇 지사-“개인에게 백신 강요할 수 없어…접종 강요시 1천 달러 벌금 부과”
★ “접종여부 텍사스 주민의 자유의사에”
그렉 애봇 주지사가 다시 한번 조 바이든 행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 11일(월), 애봇 주지사는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애봇 주지사는 이날 “텍사스 주에서는 어느 조직도 양심, 종교적 믿음, 의료적 이유 등으로 백신에 반대하는 노동자, 손님 등 개인에게 접종을 강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텍사스 내 사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 명령을 내린다”며, “이를 위반할 시 1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덧붙였다.
애봇 주지사의 이번 행정 명령은 지난 달 조 바이든 행정부가 1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의무적으로 백신을 맞거나 매주 감염 검사를 하도록 하는 규정을 제정하려는 가운데서 나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9월 9일,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늘리고, 급증하고 있는 델타 변이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총력적인 노력으로 약 1억명에 달하는 미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연방 백신 요구 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100인 이상 사업장들 내 근로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접종을 하지 않은 노동자는 최소 주1회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긴급 규칙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방 메디 케어와 메디 케이드를 받는 보건 의료 시설 종사자들(약 1,700만명)도 백신 완전 접종을 받을 것과 연방 정부 근로자와 계약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한편 애봇 주지사의 이번 행정 명령은 지난 8월 말 주정부 기관들이 코로나 19 예방 접종을 요구하거나 의무화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에서 더 확대된 것이다.
애봇 주지사는 연방 정부의 과도한 영향력과 규제를 비판하며, "백신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접종할 것을 강력히 권하지만 접종은 모든 텍사스 주민의 자유의사에 맡겨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애봇 ‘보수의 아이콘’으로 부상
애봇 주지사는 내년 중간 선거에서 주지사 3선에 도전한다. 또한 2024년 공화당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보수의 아이콘으로등극한 애봇 주지사는 그동안 바이든 정부와 여러 사안에서 대립해 왔다. 애봇 주지사는 내년 3선을 앞두고 돈 허핀스 전(前) 주 상원의원과 앨런 웨스트 주 공화당 전 의장과 공화당 후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애봇 주지사의 코로나19 정책을 비판하며 백신 접종 의무화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AP 통신은 애봇 주지사의 행보에 정치적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3월 공립 학교 내 마스크 의무화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고, 8월엔 백신 접종 증명서 의무화에도 반대했다.
또 지난 6월 초·중·고교에서 인종차별을 구조적 문제로 보는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을 금지하고, 지난 달부터 임신 6주 이후의 낙태 금지법도 시행했다.
이처럼 애봇 주지사는 철저하게 바이든 행정부의 대척점에 서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새로운 미(美) 보수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립하는 새 쟁점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AP통신은 각 주 의회에 백신 의무화 제한법만 100여개가 계류 중이라고 전했다. 한 예로 공화당이 장악한 몬태나 주는 백신 의무화 금지법을 최초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노동자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고용주를 500달러의 벌금 혹은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시민의 이익이 아니라 자기 정치에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렸다”며 “공중보건 데이터에 반하는 선택”이라고 애봇 주지사를 비판했다.
백악관은 법체계상 주법보다 연방법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남부감리교대학(SMU)의 데일 카펜터 헌법학 교수는 “주와 연방 정부의 다른 행정 명령에 직면한 기업들이 어느 명령을 따를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두 명령 간 갈등이 있을 경우 대통령 행정 명령이 유효하다면 주 정책보다 우위에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방 정부의 행정 명령은 공무원들과 계약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만한 견고한 법률적 근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카펜더 교수는 “100인 이상 민간 기업과 관련해선 연방 의회가 직업 안전 건강 관리청(OSHA)에 폭넓은 권한을 부여했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의무 접종이나 진단검사 의무화를 피고용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연방 정부가 백신 의무화 행정명령을 내리면 불복 소송전까지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SMU의 매튜 윌슨 정치학 교수는 "일반적으로 공화당은 개인 고용주가 사업체를 운영하며, 고용 조건을 만드는 것들에 상당히 우호적이기 때문에, 공화당 주지사가 민간 고용주의 권리를 이 정도로 침해하는 것은 오히려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 주 명령 VS. 연방 정부 명령
텍사스 기업들, 엇갈린 명령에 “어쩌나?”
결국 텍사스 기업들은 주 정부 행정 명령과 연방 정부 행정 명령 중 무엇을 어길지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접종 명령(100인 이상 민간 기업)에 해당돼 이를 따르려고 했던 일부 텍사스 기업들은 애봇 주지사의 새 행정 명령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어스틴 지역에서 여러 호텔을 소유 운영하는 그룹인 험블 오리진 호스피털리티(Humble Origins Hospitality)의 비제이 패텔(Vijay Patel) 최고 경영자는 “애봇 주지사의 명령과 바이든 행정부의 명령 사이에 갇힌 느낌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어느 것을 따라야할 지 모르겠다. 내가 바이든 정부의 말을 듣겠다고 한다면 주와 갈등에 빠질 것이고, 애봇 주지사의 말을 듣겠다고 한다면 연방 정부의 요구를 거스르는 것이 된다. 정말 혼란스럽다”라고 전했다.
한편 비평가들은 애봇 주지사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개인 사업에 대한 그의 이전 입장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애봇 주지사는 “텍사스 기업들은 소유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에 대해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공화당은 애봇 주지사의 명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과도한 명령을 없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패텔과 같은 텍사스의 CEO들은 기업에 대한 예방 접종 의무에 대해 완전히 동의하지도 않지만, 애봇 주지사의 해결책(?)이 올바른 접근 방식인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텍사스 주의회,
백신 의무화 금지 법안으로 만드나?
텍사스 주 의회는 현재 제 3차 특별 입법회기를 진행하고 있다.
애봇 주지사는 오는 19일로 끝날 예정인 3차 주 특별 회기에 주 의회가 이번 행정 명령을 주 법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한 상태다.
지난 13일(수), 주 하원 국무 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주 공화당의 하원 의원들이 백신 의무 접종 면제를 안건에 추가함으로써 애봇의 행정 명령을 성문화하는 법안에 대해 토론에 들어갔다.
법안의 발의자인 휴스턴 기반의 톰 올리버슨(Tom Oliverson, 공화당) 주 하 하원의원은 “공중 보건 의무가 일반적으로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의 주민들은 – 그리고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은 – 특히 개인으로서의 특정 권리를 침해하거나 침해한다고 생각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강요받고 지시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 민주당은 민간 기업이 안전한 작업장을 조성하기 위해 백신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백신 의무화는 일부 지역에서 노사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텍사스 항공사 조종사 노조는 지난달 조종사들이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혹시라도 해고당하면 항공대란이 우려된다면서 백신 의무 규제를 면제해달라고 연방 정부에 요구했다.
백신 미접종자는 매주 코로나19 검사 비용 20~150달러를 스스로 부담해야 하고, 회사가 제공하는 민간 의료보험료 명목으로 월급에서 200달러씩을 공제해야 한다.
또한 IBM 등 일부 미 기업들은 회사가 정한 기한까지 백신을 맞지 않은 근로자들에게 ‘무급정직’ 처분을 내리겠다고 경고했으며, 유나이티드 항공은 회사가 정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마감 기한이 끝나자 백신을 맞지 않은 직원 593명에 대해 해고 절차를 돌입했다.
유나이티드 항공과 달리 그동안 백신 접종자에게 장려금을 제공하는 등 유인책을 내놨던 포트워스 기반의 아메리칸 항공도 지난 주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직원은 함께 일할 수 없다”며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상태다. 이는 달라스 기반의 사우스 웨스트 항공사도 마찬가지다.
법률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접종 의무화 권고로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일자리’를 인질 삼아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의무화 강제 정책이 마련되면 기업들은 이를 근거로 백신 미접종자 직원을 해고하고 퇴직금 지급 등을 거부할 수도 있다”며 “백신 접종 문제로 해고된 근로자들은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패텔 CEO는 “직원들을 위해 백신 접종을 계속 홍보할 것이지만 법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추가 지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는 “자신의 그룹에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통제권을 원한다”고 강조하며 “수십 년 동안 매우 효과적으로 운영해 온 우리 사업에 누군가가 들어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은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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