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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 주지사 선거 놓고 불붙은 “별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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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애봇 VS. 베토 오루크 …수성(守城)인가 신승(辛勝)일까
대도시 유권자 증가, 국경강화 이슈, 승·패의 변수로 부상
내년 11월에 치러질 텍사스 주지사 선거의 경쟁 구도가 일단 정해졌다. 23일, 그렉 애봇(Greg Abbott) 주지사는 내년 주지사 선거를 위해 오는 3월에 치러질 공화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3선에 도전한다.
때를 맞춰 민주당의 베토 오루크(Beto O’Rourke) 전 연방 하원 의원도 지난 주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며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들어갔다.
텍사스 주지사는 도로시 앤 윌리스 리차드(Gov. Dorothy Ann Willis Richards, 민주당) 전 주지사가 재임했던 1991~1995년을 끝으로 계속 공화당이 차지해왔다.
앞으로 후보 선출에 대한 각 당의 경선 과정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애봇 주지사와 오루크 전 의원의 구도가 확실시 됨에 따라, 내년도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22년 텍사스 주지사 선거
공화당 애봇 주지사 vs. 민주당 오루크 전 연방 하원 의원 구도
지난 21일(일) 발표된 달라스 모닝 뉴스(The Dallas Morning News)와 UT 타일러(UT-Tyler)의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주지사 선거 출마를 밝힌 민주당의 오루크 전 의원은 애봇 현 주지사와의 대결에서 39%대 45%로 6% 포인트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지사 후보로 점쳐지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헐리웃 배우 매튜 매코너히(Matthew McConaughey)와의 경쟁에서도 애봇 주지사는 우위를 점했다.
다만 응답자의 22%는 이 두 후보 외에 다른 사람이 주지사가 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는데, 거의 2:1로 오루크 전 의원보다 매코너히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민주당과 무당파층은 오스카 상을 수상한 그가 출마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매코너히는 내년 11월 중간 선거에 대한 명확한 노선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65%대 11%로 오루크 전 의원이 1998년부터 이어진 주지사 선거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의 3자 주지사 선거 경쟁에서 애봇 주지사는 37%, 매코너히는 27%, 오루크 전 의원은 26%를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10%는 제 3의 후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9일~26일, 텍사스 주민 1,106명, 오차 범위 ±3.2%포인트)
이번 여론 조사의 책임자인 UT 타일러 마크 오웬스(Mark Owens) 정치학자는 “주지사 경선이 구체화되면서 매코너히가 출마할 수 있는 기간이 3주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웬스는 “매코너히가 12월 13일 이전에 경선에 참가하기로 결정한다면 그는 오루크 전 의원과 비등할 것”이라고 밝히며, “매코너히가 공직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더라도 이미 애봇 주지사와 오루크 전 의원은 텍사스 공화, 민주당의 얼굴이 됐다”라고 밝혔다.
정치 전문가들은 “총기에 반대하는 오루크 전 의원이 수정 헌법 2조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는 텍사스 주민들을 어떻게 사로잡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부각되고 있는 국경 문제에 대한 오루크 전 의원의 입장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넘어서야 할 큰 벽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최근 애봇 주지사에 대한 지지율은 유의미한 수준의 개선을 보였는데, 지난 9월 조사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 45% 대 부정 44%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긍정 49%대 부정 41%로 나타났다.
“텍사스 보수층을 결집하라” 국경 문제 어젠다 부각
애봇 주지사에게 텍사스 남부 국경 문제는 내년 3선의 도전에서 승리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한 어젠다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텍사스 주민들은 애봇 주지사가 바이든 행정부에 맞서 싸우며 국경 문제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중순, 델 리오에 대규모의 난민들이 도착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약 1만 5천명이 넘는 난민들은 델 리오 인터내셔널 다리 아래에 난민촌을 만들었다.
이에 애봇 주지사는 연방 당국이 이들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대규모 난민 횡단을 방지하기 위해 주 경찰과 텍사스 주 방위군에게 강둑을 따라 차량 장벽을 쌓도록 지시했다. 앞서 그는 국경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지난 6월 국경 장벽 건설을 천명했고, 주 예산 중 국경 안보에 11억 달러를 할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그의 움직임에 대해 무당파 56%를 포함해 응답자의 59%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델 리오 난민촌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의 방식을 54% 대 33%로 반대했고 애봇 주지사의 방식에 대해 49%로 찬성했고 38%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오웬스 정치학자는 “국경문제에 대한 애봇 주지사의 강점은 과거 위기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보다 미래에 집중하고 텍사스-멕시코 국경에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수는 “텍사스-멕시코 국경을 따라 있는 장벽이 안전한 국경을 위해 필요하고 장벽을 확장하기 위해 주의 예산을의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코로나 19 팬데믹과 지난 2월 겨울 한파에 대한 미흡한 대응으로 지지율이 흔들렸던 애봇 주지사가 바이든 행정부의 미흡한 국경 문제 및 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다.
교육과 인종, 성 문제에선 민주당 우위?
교육과 인종, 성 문제에 관한 조사는 애봇 주지사와 주 공화당에 덜 호의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1%는 텍사스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고 48%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답했다. 앞선 9월 조사에서는 54%의 응답자가 방향이 잘못됐다고 답변했고, 44%는 방향이 옳았다고 응답했다.
특히 교육 문제와 관련해서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 CRT) 금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았는데, 응답자의 59%는 “공립학교 내에서 교사가 미국 사회의 역사적 차별 사례가 현재의 사회적 불평등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원래 1970년대부터 미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원인을 놓고 법학계에서 시작된 이론이다. 이 이론은 사회의 불평등이 단지 개인의 일탈이나 잘못된 판단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 제도적 모순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백인 중심의 정복주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인종적 불평등 가능성을 안고 있다.
때문에 일상화된 백인우월주의가 미국 사회에 구조적으로 뿌리 내리고, 그것이 개인의 모든 무의식적 행동 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측은 이러한 사고와 교육은 특정 사건과 관계없는 일반인들을 죄인 취급하며, 미국 역사의 정통성마저 부인하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특히 개별의 문제를 사회문제화 함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인종 갈등을 더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인종과 성문제에 관한 보수 색채도 좋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포트워스 기반의 맷 크라우스(Matt Krause ) 주 하원의원(공화당)은 공립 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책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는 문제(?)의 850권의 책 목록을 첨부해 이를 지역 교육감들에게 보냈고, 부적절한 성 이슈나 인종 문제가 포함된 책들이 있는지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애봇 주지사와 댄 패트릭 부주지사도 비교육적 자료(?)로 판단되는 학교내 도서 및 자료 이용과 관련해 텍사스 교육청(TEA)에 각 지역 학군들의 범법 행위 여부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교육 부분에서 주 공화당은 민주당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당으로서 불과 3%(50%-47%)의 좁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종 문제에서는 50%대 47%로 민주당이 더 신뢰됐다.
사회, 문화 정책 차별화 지향
VS 타주 인구 유입 변화 무시 못해
정치 전문가들은 “지난 2일 열렸던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앞으로 텍사스 공화당이 나아갈 방향이다”라고 평가했다.
뉴저지, 버지니아 모두 민주당 출신 주지사가 버티던 곳인 만큼 지난 선거는 민주당의 수성이냐, 공화당의 탈환이냐가 관건이었다. 알려진 대로 뉴저지에서는 민주당이, 버지니아에서는 공화당이 승리하면서 1대1 승부였지만 민주당이 가지고 있던 두 곳 가운데 하나를 빼앗긴 만큼 사실상 민주당의 패배였다.
정치 평론가들은 이번 11월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민주당에 이길 수 있는 효과적인 승리 공식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제, 외교 분야에서 분명하지 않은 양당의 노선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국경 문제와 인종, 성 문제 등 사회와 문화 분야 정책 차별화를 확인한 것은 공화당으로서는 큰 수확이라는 것이다.
특히 선동적 구호보다 민주당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면서 정책적 승부를 택한 애봇 주지사의 방향성이 공화당의 주요 지지층을 ‘중산층 보통 가정’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성과를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분석가들은 “미 보수의 심장인 텍사스가 다시 애봇 주지사를 선택할 수 있지만 텍사스 대도시권의 민주당 지지세가 커지고 민주당 강세인 교외의 젊은층 인구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봇 주지사에 그리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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