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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는 지금 주택과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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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평가 기관 피치, “북텍사스 주택 가격, 거품 아니다” 진단
DFW 지역 3월 주택 중위가격 3월 38만 달러 사상 최고치 기록
한인 동포들 “주택 구매는 치열한 전투”
올해 초부터 북텍사스의 주택 시장은 다시 한번 요동쳤다.
심상치 않은 인플레이션으로 지난 해부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조금이라도 더 싼 이자율을 잡기 위해 마지막 열차를 타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
사례 1.
최근 집 구매를 마친 한인동포 K씨는 “집 구매가 한편의 전투와도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K씨는 “집 구매를 결정하고 캐롤튼의 한 오픈 하우스를 방문했는데, 차량 수십대가 길가에 가득했다. 65만불의 사전 승인된 대출(pre approved loans) 서류가 있었지만 중개인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했고 오퍼조차 넣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K씨는 “그 시점에서 집을 구하려면 기준을 낮추거나 돈을 더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대출 담당자와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애를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캐롤튼, 프리스코 등 한인 사회에서 인기있는 지역에서 집 구매를 추진하던 K씨는 결국 핫한 지역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집을 구했다.
그는 “사전 승인 대출을 70만불까지 올렸지만 핫한 지역에서 원하는 크기의 집을 절대로 구할 수가 없었다. 현재의 집이 전혀 수리가 필요하지 않고, 예상보다 좋은 가격에 구매한 것에 그나마 위안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례 2.
뉴 브라운펠스에서 작년 프리스코로 이사한 한인동포 M씨는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다
M씨는 “드림 하우스는 3에이커 부지에 3대의 차고가 있는 새집이었다. 맨처음 이 같은 소망을 중개인에게 전했을 때, 100만 달러라는 답변을 받아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새 집을 짓고 싶었다. 하지만 대기자 명단에만 133가구나 있다는 말을 듣고는 포기했다”고 밝힌 M씨는 “찾아간 주택 건축회사에서 한달에 불과 4채 정도 짓고 있다는 답변을 받고 나서는 새집에 대한 꿈은 버렸다”고 전했다.
이후 3개월 동안 매주 주말마다 집을 보고 구매 오퍼(Offer)를 넣었던 M씨는 “처음에는 집 가격에서 2만 5천달러를 더 넣었고, 이후 5만 달러까지 넣었지만 계속 떨어졌다. 결국 7만 5천 달러를 더해 현재의 집을 샀는데, 클로징 후 카펫부터 뒷뜰 잔디까지 다 교체했다”라고 밝혔다.
M씨는 “꿈의 집에서는 멀어졌지만 생활하기 편한 프리스코에 정착한 것을 그나마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가 구입한 이후로도 프리스코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3.
지난 3월 19일은 워싱턴에서 온 J씨의 이삿날이었다. 냉장 트럭 회사에서 영업일을 하던 J씨는 팬데믹으로 회사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친구의 조언으로 텍사스 이주를 결심했다고 한다.
J씨는 “내가 구입하고 싶었던 첫 집은 오퍼만 40개였다고 들었다. 중개인이 나온 가격보다 보통 10%~15% 이상을 높게 써내는데, 실제 대출 외에 필요한 차액을 현금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오퍼조차도 안 받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서너군데 오퍼를 넣었던 J씨는 결국 셀라이나에서 주택을 찾았는데 요구 가격보다 10% 이상 높은 가격에 침실 3개짜리 집을 구매했다.
J씨는 “친구로부터 북텍사스에서 집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경험하니 실감이 났다. 그래도 나는 비교적 적은 오퍼에 집을 구매할 수 있어 운이 좋은 편이다. 중개인이 말하길 한 신혼 부부는 오퍼만 100개 이상 넣어서 최근에 계약이 됐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자율과 집값 동반 상승, 이상 현상
텍사스의 주택 매물, 극단적 최저치 기록
북텍사스 전역에서 모든 집값이 크게 올랐고, 이 같은 상승세는 아직 진행 중이다.
한인 리얼터 K씨는 “현재 북텍사스 부동산 시장은 집값과 모기지 이자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일종의 이상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K씨는“한 예로 과거에는 비교적 인기가 없었던 루이스빌 경우, 지난 주말에 나온 한 주택에 오퍼만 15개 이상 몰려들었다. 그 말은 50만불대에서 집을 찾던 사람들이 이자율이 높아지자 가격을 낮춰 찾고 있다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K씨는“최근 30년 만기 모기지 이자율이 5.2%를 기록했다. 불과 한달 전에는 4.2%였다. 한달 사이에 이렇게 급격하게 이자율이 오른 적이 없다. 문제는 이자율이 치솟으면 구매 열기가 확 꺾여야 되는데 주택 구매 수요는 그만큼 식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K씨는 “플라워마운드, 란타나, 루이스빌 지역은 작년에 비해 30%, 재작년에 비해선 50%이상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라며 “텍사스 전역의 주택 평균 가격치가 약 35만 달러다. 이는 시골 지역까지 포함한 가격으로 이제 텍사스에서 30만불 초반대의 주택은 없다고 봐야된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K씨는 “현재 부동산 시장을 섣불리 진단하기가 어렵다. 주택 빌더들은 집을 지으면서 가격 설정을 해야 하는데,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로 마켓 가치를 매기는데 몇 개월씩 걸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텍사스 A&M 대학의 부동산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3월 DFW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은 2천 418채에 불과했다.
2년 전인 2020년 3월에는 2만 853채로 무려 88%가 감소한 수치다.
DFW 주택 시장의 지난 2월 주택 재고는 0.7개월에 불과했는데, 불과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고. RE/MAX의 전국 주택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DFW의 주택 감소세는 조사된 대도시 중 5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냈다.
결국 주택 재고의 급락은 주택값 상승으로 귀결된다. DFW의 주택 중간 판매 가격은 3월 38만달러로 치솟았는데, 2020년 3월에는 31만 8천달러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북텍사스 내에서 모든 주택의 가치가 증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밝혔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북텍사스 전역의 카운티에서 주택 판매는 호가보다 평균 4% 이상 더 높게 가격에 판매됐다.
신용 평가기관 피치, “북텍사스 주택 가격, 거품 아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 레이팅(Fitch Ratings, 이하 피치)는 최근 “북텍사스 주택 가격이 미국 대부분 지역과는 달리 과대평가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달라스 등 DFW의 기록적인 주택 가격이 월가의 회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기록적인 북텍사스의 집값 급등은 주요한 사회적, 지역적 이슈로 부상해왔으며, ‘주택 거품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큰 폭의 집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DFW 지역의 현재 주택가격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out of whack)이 아닐 수 있다”고 월가의 분석가들은 말한다.
과거 여러 해 동안 피치는 DFW 지역의 주택가격이 과대평가됐다며 빨간 깃발을 내걸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피치는 “미 대도시 지역 중 거의 4분의 3은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해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추산했다.
반면 피치는 최근 분기별 가격리포트를 통해 DFW는 가열된 주택 시장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미 20개 주택 시장을 분석한 결과 DFW는 라스베이거스, 디트로이트와 함께 ‘지속 가능한(sustainable) 주택 비용(home costs)이 있는 지역으로 평가됐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북텍사스의 주택 중간 가격은 1년 전보다 22% 상승한 38만 달러에 달하는 등 기록적인 수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치 등급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북텍사스의 주택 가격은 지난 3년 동안 약 45% 증가했다.
피치의 지안 마오(Jian Mao) 디렉터는 “DFW의 주택 가격 지표가 다른 지역을 앞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달라스의 펀더멘털(fundamentals, 경제상태를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는 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 등의 주요 거시경제지표)은 강한 임대료 증가, 적당한 소득 증가, 실업률 감소로 인해 많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마오 디렉터는 “이같은 임대료와 수입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지속 가능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명목 주택가격 상승률(nominal home price)은 하락하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을 조정해 ‘실제’ 주택가격으로 조정하면 주택가격 상승폭은 훨씬 낮아진다.
DFW의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가장 최근에 9%로 추정됐다. 피치는 소비자물가의 큰 폭 상승과 주택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해 미국 주택시장의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경고했다.
분석가들은 “집값 상승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라는 이중 압력으로 피치가 앞으로 주택 구입가능성 악화가 잠재적으로 수요를 감소시키고 최대 9.2%의 집값 조정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집을 소유하는 것은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있는데, 급격하게 늘어난 택사스의 퇴거 소송 증가도 한 예로 분석된다.
피치는 전미에서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과대평가된 주택이라고 추정하며 “미 대도시권의 약 46% 지역의 주택 가격이 10%이상 과대평가됐다. 팬데믹 이전에는 약 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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