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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연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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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커버스토리 댓글 0건 작성일 22-08-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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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 ”저물가 시대 끝, 인플레이션 급등 고착화” 전망

25일~27일 잭슨홀 미팅 개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지 주목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해 세계 중앙은행들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새롭고 지속적인 현실로의 전환(transition to a new, lasting reality)을 나타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의 감소와 지속적인 노동력 부족, 상품 및 에너지 부족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난 3개월 동안 최소 60회 이상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횟수이다. 연준의 잘못된 드라이브(Drive)가 미국을 경기침체 직전까지 내몰았다고 말하는 경제학자들은 이런 새로운 환경을 지적한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전 캐나다은행 총재는 지난 3월 경제 컨퍼런스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일련의 중대한 전환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인플레이션, 억제된 변동성, 손쉬운 재정 여건이라는 긴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 같은 변화한 환경은 노동자가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능력과 기업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함으로써 최근 수십 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낮춘 세가지 힘의 정체 혹은 역전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1. 세계화(Globalization)의 후퇴
1990년대 냉전의 종식과 중국의 국제 무역 체제 진입으로 무역, 돈, 사람, 생각(ideas)의 흐름이 증가했다.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장소와 노동자를 찾아 비용을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했고, 경쟁은 많은 상품의 가격을 낮추었다. 
이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팬데믹 이전 2019년까지 지난 20년 동안 미국의 상품 가격은 연평균 0.4% 상승했고, 서비스 가격은 연평균 2.6% 성장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이 1.7% 안팎을 기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연 2% 내외로 유지한다는 연준의 기조와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장기화한 코로나19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킨 후,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은 생산물을 만드는 장소를 더 가까이 옮기거나 여러 공급업체로부터 구매하는 등 비용이 더 들더라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채택해야 했다. 
여기에 더해 신냉전시대라 불리는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과 러시아와 중국 사이의 긴장은 세계화에서 더 후퇴하고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곧 생산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결국 세계화의 후퇴는 글로벌 무역 규모 축소를 야기하기 마련이다. 
맥킨지앤코(McKinsey & Co) 전 임원인 톰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제도(Fed) 총재는 “모든 공급망이 한 국가에 있다면 팬데믹이 발생하거나 국가 관계가 악화되거나 나라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세상에서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2. 노동시장(Labor markets)의 변화
2020년 8월에 발간된 “인구학적 역전(Great Demographic Reversal)”이라는 책에서 영국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Charles Goodhart)와 마노즈 프라단(Manoj Pradhan)은 “1990년대 이후 낮은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 정책과 관련이 없었다. 수억 명의 저임금 아시아인과 동유럽 노동자가 유입되면서 낮은 가격의 생산품들이 더 부유한 국가로 수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지만 이 같은 글로벌 과잉 노동 시장은 팬데믹 이후 노동력 부족으로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한 예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도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캔자스시티 연준의 경제학자 다이덤 투즈멘(Didem Tüzemen)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노동력은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약 250만 명의 근로자가 감소했다. 그는 인구 고령화, 출산율 감소, 이민자 감소 등을 반영한 결과 이미 코로나 19 이전에 노동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노동 시장의 느린 성장률은 임금을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팬데믹 이전에 매년 약 3% 인상됐으며 평균 시간당 수입은 5.2% (7월 기준)증가했다. 
하지만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일반 근로자의 연간 임금 인상률은 올해 3월 6%로 전년 동기(3.4%)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실업률이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팬데믹 이전 2020년 2월(3.7%)보다 높은 수치다. 이중 이직자들의 임금 인상률은 7.1%에 달해 평균을 뛰어넘었다.

3. 에너지, 상품 가격
(Energy, commodity prices) 상승
에너지 및 원자재 회사는 지난 10년 동안 신규 생산에 막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글로벌 수요가 증가할 때 지속적인 부족의 위험이 존재해 왔던 것이다.
연준이 1980년대 초, 높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했을 때 당시 의장이었던 폴 볼커는 10년에 걸친 석유 투자의 형태가 도움이 되는 순풍을 누렸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요인이 나타나기 전에 연준은 여유롭게 금리를 인상하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추구할 수 있었는데, 이를 경제학자들은 “신의 우연”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연준은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2008년에 거의 0에 가까운 금리를 인하했으며, 2015년까지 이를 유지했고 이후에는 빙하 속도(glacial pace)만큼 느릿느릿하게 움직였다.
이를 통해 실업률은 2018년에 4% 아래로 떨어졌고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인 2% 아래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같은 경험은 2020년 팬데믹에 대한 연준의 초기 대응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연준은 팬데믹으로 인한 저성장과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며 백악관과 의회가 연방 지출을 적극적으로 부양한 후에도 계속 경기 부양책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연준은 물가를 낮춰왔던 세계화가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붕괴로 무너졌고 리쇼어링을 통해 생산가격이 더 비싸질 것이라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했다.

◈ 잭슨홀 미팅 개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지 주목?
25일(목)~27일(토) 일정으로 잭슨 홀 미팅이 열린다. 
잭슨 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은이 1978년부터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 정책 심포지엄이다. 
코로나19팬데믹으로 2019년 이후 열리지 못했다가 올해 다시 됐는데 금융권 빅샷들이 모이는 만큼, 통상 굵직한 뉴스가 나온다.
특히 올해는 연준의 긴축 속도가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열리기 때문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구조적 고물가론은 올 상반기부터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지난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정책포럼에 참가한 파월 의장은 “팬데믹 이후 우리는 경제가 매우 다른 힘에 의해 움직이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 
그는 “우리가 모르는 것은 이전에 가졌던 것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슷한 것으로 돌아갈 것인지 여부이다”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같은 역학 변화가 앞으로 전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기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이전과 다른 힘이 작동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면서 “이에따라 통화정책도 매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는 인플레이션 예측이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렵다”면서 “이제야 우리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이전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만일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으로 고착화하는 현상이라면 연준의 대응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슐러파이낸셜의 글렌 카펠로는 “탈세계화 흐름 속에서 공급망을 재건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구조적 문제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연준이 금리로 싸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25일(목), “투자자들이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서 새로운 지침을 찾고 있지만, 대신 그가 훨씬 더 강인하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대한 의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의 형태로 필요한 모든 화력을 사용할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어 그가 연준이 금리 인상을 마친 후 내년에 실제로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지적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했다.
연준 관측통들은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9월 21일 열리는 다음 정책 회의(FOMC)를 통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0.5% 인상할지 아니면 그 이상을 인상할지에 대한 시장의 논쟁을 해결할 실질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파월 의장이 경제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준은 FOMC 회의전인 다음달 2일에 또 다른 주요 고용 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후 9월 13일에는 미국의 8월 소비자 물가 지수가 발표된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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