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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박혜자의 세상 엿보기] 나 만의 여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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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문학 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25-08-09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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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

요즘은 그야말로 여행자 천국의 시대이다. 시간이 되고, 경비를 충당할 수만 있다면, 아니 그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도, 여행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라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여, 여행을 할 수가 있다. 가까이에 있는 주변도시부터 다른 주, 다른나라에 대한 여행이 보편화되고 일상화 된 지도 꽤 오래 되었다. 또한 여행정보도 홍수화 된 시대여서 여러 경로를 통하여, 전 세계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정말 쉽게 구할 수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세계의 모든 유명 관광지는 수 많은 여행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80년 박찬삼 교수라는 분이 당시로선 드문 세계 일주를 하고 신문에 여행칼럼을 썼는데, 독자들 대부분은 이질적인 문화에 큰 놀라움을 느끼거나, 지구 저편이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데, 큰 충격과 함께 경외감을 가졌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일들이 많은 여행 유튜버들에 의해 비일비재하게, 시시각각 전달되다 보니, 이제는 뉴스도 아니고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요즈음 유행하는 여행 패턴을 보면, 현지인들과 어울리거나, 그곳의 문화를 진정으로 체험하는 것보다, 유명관광지나 구경하고, 먹방여행으로 획일화되는 경향이 짙다. 그야말로 여행이 아닌 관광인 것이다.


 지인중에는 세계 여행을 하며, 다녀온 곳은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빨간색으로 표시를 해놓는다는데, 그 분의 목표는 죽기 전까지 세계지도를 모두 붉은색으로 물들이는거라고 했다. 난 그 얘기를 들으며, 어디를 다녀온 것이 그렇게 중요한 가 되묻고 싶었다. 그냥 비행기를 타고 단체관광객 중 한 명으로 가서, 오대양 육대주를 모두 섭렵한 것이 진정으로 다녀온 것인지 묻고 싶은 것이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우리 한국 사람들은 방점 찍은 걸 아주 좋아하는 민족이다. 내가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느꼈는지 보다, 내가 어딜 다녀왔는지가 더 중요하다. 한국에 사는 친구는 해마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올해는 동유럽을 갈 것이라고 했다. 친구에 의하면, 서유럽, 지중해, 남유럽에 속하는 나라는 모두 다녀왔고, 러시아와 중국도 방문했으니, 이제 남은 건 동유럽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친구와 여행 얘기를 하다보면, 여행사에서 예약한 숙박시설에서 자고, 먹고, 그곳에 사는 가이드 말을 전할 뿐이다. 여행의 묘미는 불확실성에 있는데, 모든 걸 야무지게 계획한 여행사 스케쥴에 맡기다 보니, 내 개인의 경험은 생길 수가 없다. 버스를 놓쳐 미지의 도시에서 숙박을 하거나, 비오는 날, 비를 주룩주룩 맞으며, 낯선 도시를 헤매는 경험 따위는 있을 수 없고, 그저 관성처럼 관광객들을 대하는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실컷 만나고 올 뿐이다.


어딜 가든지 여행객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단순하게 그저 떠나고 싶어서 떠나는 사람도 있고, 떠다니는 광고에 혹해서, 무작정 길을 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최근 몇 년동안 여행 하면서 느낀 소회는 일단 너무 알려지거나 유명한 곳은 안가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그리스 산토리노의 우아한 풍경은 그냥 엽서일뿐, 골목마다 인산인해요, 그곳을 빠져나오는데만 두 시간이 넘게 걸렸으며, 스페인 성가족 성당 역시 넘치는 관광객으로 인하여, 내가 본 것은 현란한 스테인드 글라스 아래 세계 각국의 언어가 바벨탑처럼 요란했다는 것뿐이었다. 일본 역시, 오사카 도심은 아예 가고 싶지도 않았다. 복잡한 전철을 몇 번 갈아타고, 도톤보리에 가서 남들처럼 글리코맨 앞에서 사진을 찍고, 유명하다는 타코야키,오코노미야키,쿠시카츠를 먹기위해 정신없이 줄을 서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물론 세상은 내가 여행을 가지 않아도, 여행객들로 수두룩하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을 하려면, 당신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혼자만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면, 나만의 경험은 돈으로 살 수없으니까. 새로운 세계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니까, 흔히 여행은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더 잘 살기 위해서 떠나는 거라고 말한다. 왜냐면 우리는 끊임없이 류시화의 <길 위에서의 생각처럼> 길 떠난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사람은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하면서 사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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