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조성진과 같이한 멘델스존의 피아노 음악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760회 작성일 25-08-01 23:15

본문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나의 마음에 깊은 삶의 동기를 뿌리고 밤의 어둠이 마지막 숨을 고를 때동녘 하늘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하고 있는 콜로라도 아스펜(Aspen)의 아름다운 아침입니다텍사스의 무더운 여름과는 달리 선선한 바람이 창가를 스치며 아침을 깨우는 선선한 이곳의 공기는 전세계의 수많은 음악인들을 이곳으로 모이게 하여 두 달 간의 긴 장정을 시작한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이 한창입니다.

 

지나간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조용한 위로이자 다짐을 나누며 아침 일찍 오른 아스펜의 명소 엘크 산맥에 있는 두개의 봉우리 산인 마룬벨(Maroons Bells)의 위용은 아스펜을 찾을 때마다 세상의 소란을 한걸음씩 멀게 하여 맑은 바람과 함께 마음의 먼지를 멀게 하는 인생의 굴곡 마저도 다 품어주는 어머니산을 닮게 합니다아늑한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가 모여 마룬 호수(Maroon Lake)를 이루고 속히 환히 보이는 곳에 비친 티없는 마룬벨과 헤엄치는 레이 보우 송어의 무리는 그 물속을 담은 세상의 전부요 아름다운 투명한 물감을 들어 자신의 마음을 그려보게 합니다그리고는 이곳을 찾는 모든 이가 금새 서정 시인이 되어버립니다.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은 두 달 간의 음악학교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뮤지션들이 공연에 함께 참여하는데오늘은 2015년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이후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씨가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Mendelssohn Piano Concerto 1번을 협연하는 날입니다그래서 마룬벨을 찾을

때마다 즐기는 크레이터 호수(Crater Lake)까지의 3.5마일의 트레킹을 포기하고 서둘어 산을 내려갔습니다.

 

마룬벨의 아름다움을 잠시 아쉬워하며 빨리 하산하였습니다분주한 아스펜 다운타운은 휴일의 여유와 많은 뮤지션들의 길거리 연주는 거리의 바람과 사람들의 숨결 속에서 살아나는 음악은 지나가던 사람의 걸음을 멈추고 미소를 짓게 합니다서둘러 점심을 먹고 오늘 연주가 있을 Michael Klein Music Tent를 향해 발길을 옮겨봅니다늘 그곳을 향할 때마다 가깝게 다가오는 뮤지션들의 모습들각자의 악기통을 짊어지고미래의 음악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만날 때마다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을 거쳐간 수많은 뮤지션들을 기억하게 됩니다오늘은 페스티벌의 스페셜 이벤트에 참석할 피아니스트 랑랑(Lang Lang)의 모습도 보이네요.

 

이번 페스티벌에서 구성된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서 눈에 띄는 얼굴이 보입니다오케스트라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김(David Kim)입니다아스펜 뮤직 스쿨의 동문인 그는 이번 시즌에 만들어진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조성진의 연주를 서포트 하게 됩니다한국에서는 그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1999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동양인 최초의 악장으로 임명이 되어 지금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으며이번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대가입니다.

 

멘델스존의 젊고 열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작품인 Mendelssohn Piano Concerto 1번은 조성진의 강력한 테크닉과 탁월한 색채감섬세한 표현을 기본으로 자연스러운 음악 흐름을 갖춘 연주로 연주홀인 Michael Klein Music Tent를 지배하였습니다격렬한 표현이 아닌오히려 속삭이듯 조용히 듣는 이의 가슴을 더 깊이 울리게 합니다그리하여 더 깊이 단순히 조용히 앉아있는 관객을 넘어서 모든 사람이 연주자와 음악에 깊이 공감하고 반응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초록빛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물결치듯 스며드는 시간에 감상할 수 있는 숲 속에 흐르는 피아노 선율관객 모두의 숨이 멈추고 건반의 전율이 다할 즈음에 새들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진 조용한 안단테바람은 음표가 되고 물소리는 그 반주가 되어 자연은 하나의 거대한 콘서트홀이 될 때세상의 더없이 아름다운 시간들이 아스펜에 흐름을 느끼게 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11월이 지나면서 제법 쌀쌀한 날씨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작년 보다 따스한 날씨가 계속 되어서 그런지 텍사스의 단풍은 아직도 찬란한 그 빛을 세상에 내어놓지 못한 듯 합니다. 그렇지만 흘러가는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듯 잠시 잠시 오색 찬란한 가을의 향기를 우리에게 비…
    여행 2025-12-06 
    REALTOR® | Licensed in Texas -Century 21 Judge Fite #0713470Home Loan Mortgage Specialist - Still Waters Lending #2426734 Senior Structur…
    부동산 2025-12-06 
    세월이 흐르면 시간은 더 빠르게 달아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 여행을 기다리던 그 세 달은 학창시절 수학여행 전날처럼 더디고 길었다. 달력을 넘길 때마다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설렘 한 겹이 벗겨져 나가는 듯했고, 비행기표를 예약하던 날의 두근거림은 오래…
    문학 2025-12-06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026년에 예정된 2,00…
    회계 2025-12-06 
    북극이 찬 기단이 북미로 내려오면서 달라스는 예전의 시간을 되찾은 듯 연일 쌀쌀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사람들과 가까이 하고 온기를 서로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비록 우리의 온기를 다 줄 수는 없지만 세상에 소외된 사람들과 마음을 같이하…
    여행 2025-11-29 
    조나단김(Johnathan Kim)-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숫자가 바뀌자, 오래된 질문들이 풀리기 시작했다하버드대가 발표한 2029학번 신입생 구성에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아시아계 학생 비율의 급증이다.…
    교육 2025-11-29 
    자동차 사고로 인한 불이익 자동차 충돌 사고의 경우,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을 경험하게 된다.첫째, 상대방의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상대방 보험에서 자동차의 피해를 깨끗하게 수리…
    리빙 2025-11-29 
    서윤교CPA미국공인회계사 / 텍사스주 공인 / 한인 비즈니스 및 해외소득 전문 세무컨설팅이메일:[email protected]최근 미국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큰 변화를 알리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의 성…
    회계 2025-11-29 
    교수님과 안국동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로 옆이 흥선대원군이 살았던 운현궁인데, 규모가 작으니 둘러보고 가라고 권해주셨다. 서울에 있는 궁궐은 다 가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운현궁이 빠져있었다. 한국에 살 때 그 앞을 수없이 지나갔음에도 비껴갔던 거다. 그제야 김동인의 『운…
    문학 2025-11-29 
    공학박사박우람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약 2주 전인 11월 14일을 전후로 세계 곳곳에서 오로라가 관측되었다. 오로라는 주로 북극과 남극 가까이에서 …
    리빙 2025-11-29 
    공학박사박우람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약 2주 전인 11월 14일을 전후로 세계 곳곳에서 오로라가 관측되었다. 오로라는 주로 북극과 남극 가까이에서 …
    리빙 2025-11-29 
    텍사스의 가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따스한 가을의 속삭임이 서서히 지나가는가 싶습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날마다 대지의 푸르름을 그렇게 오래 간직하고픈지 계절의 순리를 거부하던 텍사스의 10월의 날씨는 이제 구름 한 점이 부담스러울 만큼 깨끗한 11월 중순의 도…
    여행 2025-11-22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이제 2025년도 한달을 조금 넘게 남은 시점이다. 가을날…
    회계 2025-11-22 
    엑셀 카이로프로틱김창훈원장Dr. Chang H. KimChiropractor | Excel Chiropracticphone: 469-248-0012email:[email protected] MacArthur Blvd suite 103, Lewis…
    리빙 2025-11-22 
    김재일 (Jay Kim) 대표현 텍사스 교육청 (TEA) 컨설팅전직 미국 교육부 (U.S Department of Education) 컨설팅 전직 텍사스 공립학교 교장AI가 공부의 많은 부분을 대신해 주는 시대입니다. 모르는 문제는 바로 물어보고, 글쓰기 초안도 만들어…
    교육 2025-11-22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