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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바락 오바마, 축복받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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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문학 댓글 0건 작성일 21-03-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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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필에게 있어서 버락 오바마는 흑인계로 미국의 45대 대통령이었다는 것 밖에 아는 게 없었다. 그 이상의 관심을 가질 이유나 계기가 없었다고나 할까.

“상필에게 오바마 스피치 비디오 보여주자.”

로버트 씨의 말에 레이가 비디오를 틀었다. 패기와 열정이 넘쳐나는 젊은 오바마의 모습이었다. 2004년 40대 초반의 오바마는 매력이 넘쳐흘렀다. 거침없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그의 ‘희망(Obama Audacity of Hope)’의 메시지에 미국인들이 열광했고, 이후 그는 대통령의 길에 들어섰다. 

4년 후 그는 진짜로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던 바락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There is not a black America, and a white America, and Latino America, and Asian America. Ther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그의 스피치는 울림이 있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있었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의 스피치를 처음 듣는 것도 아닌데 상필은 가슴이 먹먹해지며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이런 인물이 어떻게 하와이에서 태어났지?” 상필이 중얼거리듯 말했는데 상필의 마음을 안다는 듯 로버트 씨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레이를 가르켰다.

“상필, 하와이는 아주 특별한 곳이지. 레이같은 인물도 태어났다구.” / “정말이네요.” 

상필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버락 오바마가 말만 잘 했지 정치를 잘한 건 아니라고 평을 하지만 ‘개인의 성취’야 말로 진정한 성취가 아닐까. 누가 말했던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이 책 ‘Dreams of My Father’ 읽어봤나? 버락 오바마가 쓴 책이야. 그는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과 아프리카 출신의 아버지에 대해 쓰고 있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가계는 이러하다. 버락 오바마 는 1961년 8월 4일 호놀룰루 카피올라니에 있는 어린이 여성병원에서 어머니 앤 던햄(Dunham)과 아버지 버락 오바마 시니어(Barack Obama, Sr.)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와이는 1959년 8월 21일, 공식적으로 아메리카 합중국의 50번째 주로 인정됐다. 의심 많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미국 태생이 아니고 케냐 출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버락 (Barack)’은 아프리가 말로 ‘축복(Blessed)’의 뜻이지.” 

로버트 씨는 바락 오바마에 대해서 뭐든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버지 버락 오바마는 아프리카 케냐 출신으로 하와이대학 교환 학생이었고 어머니는 켄터키 주 출신으로 하와이 대학 학생이었다. 

이들은 하와이 대학 마노아 캠퍼스 러시아어 클라스에서 만나 사랑을 하게 되어 1961년 2월 2일에 결혼을 했다. 같은 해 버락 오바마가 태어났다. 

오바마 부부는 결혼 3년만인 1964년 3월 이혼, 아버지 오바마는 케냐로 돌아가서 3번째 결혼을 하고 케냐 정부 경제부문에서 일을 했다.  

 

그는 1971년 그의 아들 오바마를 보러 크리스마스 때 하와이를 한 번 방문하여 그의 아들과 상봉했고 1982년 케냐에서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 아들 오바마가 21세 때였다.

한편 어머니 앤 던햄은 하와이 대학에 다니던 인도네시아 유학생 롤로 수에토로와 1965년에 재혼하고 오바마를 데리고 인도네시아로 이사를 갔다. 

버락 오바마는 6살부터 10살 때까지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지역 학교를 다녔다. 그 후 1971 오바마는 호놀룰루로 돌아와 외할머니 메들린과 외할아버지 스텐리(Dunham Madelyn-Stanley)와 살며 푸나호우(Punahou School)학교를  졸업했다. 그의 어머니 앤 던햄은 1994년에 말레지아에서 하와이로 돌아와 1년만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뜨고 만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오바마는 1979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옥시덴탈 대학에 진학했다가 2년 뒤인 1981년에 컬럼비아 대학으로 편입하여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1983년에 학사학위를 취득한다.

이때 오바마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시민단체 운동가(Community-Organizer)로 일하기로 결심한다. 1988년 말에 오바마는 하바드 로스쿨에 입학했다. 그는 1학년 때 하버드 로스쿨의 대표 간행물 하버드 로 리뷰(Harvard Law Review)의 편집인(Editor)으로 선발되었으며, 2학년 재학 중에는 편집장(President)이 되었다. 

1991년 하버드 로스쿨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법무박사(J.D.) 학위를 취득한 뒤 그는 시카고로 가서 미셸 로빈슨과는 1992년에 결혼했다.

“하와이에서 지냈던 청소년 시기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시기였고, 이는 내 세계관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었으며, 내가 가장 아끼는 가치의 근간이 되었다”라고 바락 오바마는 회고하고 있다.

로버트 씨는 버락 오바마가 구사하는 영어가 하와이에서 완성된 것이고, 그의 모든 지식의 배경이 하와이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와이는 미국의 신천지야. 뭔가 새롭고 뭐든 가능한 그런 기운이 잠재해 있는 그런 곳이라구. 그런 기운이 오바마를 탄생시킨거지.” 

상필은 미국 여행을 하는 동안 미국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절감도 하고 실감도 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외형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언어로 ‘콩가루 집안’들, 세계의 종족들이 얽히고 설켜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인종이나 혈연보다는 ‘사회적 관계’로 맺어져 있는 사회가 훨씬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라는 레이 아빠의 말에 상필은 백분 동의했다.

“중국의 신해혁명을 지도했고 삼민주의를 주장했던 손문도 여기 호놀룰루 고등학교 출신이야.”

“네에?”

“뭘 그리 놀라나. 한국의 첫 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대통령의 꿈을 키운 곳도 하와이잖아.  하와이가 태평양 한가운데 떠있는 작은 섬으로만 알면 안돼. 여기서 세계적인 인물이 많이 났어. 청년의 꿈을 키우기에 좋은 곳이지. 산도 바다도 바람도…” <계속>

 

김수자

하와이 거주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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