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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오스 기니스의 『소명』을 읽고- ‘코람데오’로 살다가 ‘눈크 디미티스’로 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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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EWS
문학 댓글 0건 작성일 21-05-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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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산책 ] 시인의 작은 窓 

 

‘소명: 궁극적인 존재 이유’로 인생의 목적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작하는 저자의 절묘한 낚싯바늘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도 청년기 때 왜 살아야 하나? 누굴 위해서 무슨 이유로 살아야 할지 모르던 때, 다른 사람들은 왜 사는지 알고 싶었다. 무작위로 여중 고에 전화를 걸어서 선생님 중 한분이 받을 거란 생각에 당신은 왜 사느냐고 물었다.
그 분들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당시에는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심정이었기에 전화 받는 사람에게 미안해도 그 방법 외에는 없었다.
그러다가 만난 주님!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성경이 통째로 믿어지는데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 낮에 직장을 마치면 야간 신학교로 직행했다.
‘나를 따르라’는 부르심대로 신학을 한 남편을 만나고 교회개척과 목회에만 전념했다. 소명과 사명! 이런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팬데믹 덕분에 G&M 본부에서 줌으로 진행하는 ‘소명: 오스 기니스’를 미 전역과 캐나다의 일부사역자들과 듣게 되었다. 오디오북을 들은 후 화상으로 얼굴 보며 나눔이 진지했는데 시간차이로 계속 참석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잊을 수 없었던 부분은 1522년에 루터가 쓴 ‘결혼의 유산’이란 글에서 “남자가 기저귀를 갈 때 하나님과 천사들이 미소 짓는다”고 했다. 가부장제도권에서 살아온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 윌리엄 틴들은 “우리의 소원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면 물 깃는 것, 설거지, 구두 고치는 것과 말씀을 전하는 일은 모두 하나”라고 했다. 그 대목에서 확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청년기에 예수님 만난 우리 부부는 둘 다 직업도 포기하고 신학 후 목회와 부흥회로 올인하며 살다가 미국에 오니 둘 다 일을 하며 목회해야 할 형편이 되었다.
극소수 대형교회를 제외한 대다수 이민 목회자와 그 아내들이 삶의 최전선에서 생활비를 벌고, 주일은 식사봉사까지 일인 4~5역을 하며 살고 있었고 우리도 그 중의 하나가 되었다.
어느 목사님이 목회하며 일하며 가족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이민생활 목회가 합당한 것인지 고민 하다가 ‘사도 바울처럼’을 생각하고 힘을 얻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삶의 현장에서 목사와 그 아내이기에 억울해도 참아야 할 많은 일들.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중얼거리며 기도도 못하고 끙끙거리던 때, 책 사서 읽을 여유도 없었지만 이 부분에서 큰 위로를 받았으리라.   
 
 하나님의 부르심을 쫒아가는 것은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사는 것이며 ‘오직 최후의 청중이요 최고의 청중이신 하나님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했다.
색소폰 연주자 존 콜트레인이 마약과 술을 끊고 하나님 축복에 감사하며 영혼을 바친 32분간의 연주 ‘사랑’을 마친 후 “눈크 디미티스(Nunc dimittis,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주시는도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눅2:29,30)”라고 했다. 그의 전 생애가 그 열정적인 32분간의 재즈기도를 위한 것이라고 할 만큼 가치 있고 떠날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아버지께 갈 준비가 전혀 안 됐는데도 이 땅에서 떠나고 싶었던 때의 내 모습이 생각났다.
율전교회 부지까지 자재운반을 위해 언덕산길을 밀고 밭을 메워 길을 만들며 어렵게 시작한 교회건축. 업자에게 사기 당하고 완공 후 또 융자사기를 당했다. 지쳐서 힘들고 응답은 없고….
“예수님은 3년 만에 끝나셨잖아요. 욥은 의인이었잖아요. 전 욥이 아니고 감히 예수님도 아닌데요. 지금 이대로 데려가셔도 좋사오니…”
불평하며 떼쓰며 새벽 동트게 하시는 하나님이 원망스러웠던 때, 사방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만신창이로 초라했던 그 때에 아버지 앞에 섰으면 부끄러워 어쩔 뻔 했을까? 결국은 멋지게 해결하게 하신 하나님!

오디오북 멤버들과 함께 ‘소명’을 읽으며 나눈 귀한 은혜의 시간들이 고마웠다. 작가가 동서고금을 섭렵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책, 영화, 연극, 음악, 정치가까지 소개하는 유식, 박식함에 놀랐다.
어느 순간에는 지루하고 복잡한 느낌도 들었지만 “소명이란 소명자, 곧 부르신 이를 아는 것이다!”, “그분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일하는 것을 강조한 나머지 막상 그 분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니 ‘부르심-소명(Calling)’에 따랐고 ‘소명자에게 맡기시는 임무-사명(Mission)’로 순종하며 감사로 따르다보니(때론 불평을 하면서도) 목회자 아내로, 목회자 엄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보시고 들으시고 아시고 갚아주시는 그 분만 바라보고 살아온 세월이 감사했다.  
‘유일한 청중이신 하나님의 창조의도에 맞는 존재’가 되도록 성장하며 살다가 여정을 마치는 날은 ‘최후의 부르심이자 최후의 소명인 죽음! 세속적인 관점에서는 종결을 의미하지만 영적인 관점에서는 인생의 절정’ 기쁨과 승리의 클라이맥스!
천국 집에 도착하면 비로소 우릴 부르신 아버지와 얼굴을 맞대고 보며 그 아버지의 집에 영원히 살게 되리라. 깊은 깨달음과 울림과 환희로 소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내 여정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코람데오’로 살다가 ‘눈크 디미티스’로 찬양하며 아버지께 가리라. “구주를 생각만 해도 내 맘이 좋거든 주 얼굴 뵈올 때에야 얼마나 좋으랴.”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 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
(디모데후서 4:7-8)   

 

김정숙 사모
시인 / 달라스 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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