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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릴레이 ] 김수자 에세이 (3) - 정당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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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9일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법정사건이 있었다. 미국 배심원단은 지난해 위스콘신 주 케노사에서 열린 인종적 부당성에 반대하는 시위자 세 사람에게 총을 쏘아 2명을 죽이고 한 사람에게 부상을 입혀 1급 살인죄로 수감되어있던 카일 리튼하우스(Kyle Rittenhouse·18세)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것이다.
사건의 내용은 케노사의 시위 군중들이 2020년 8월 23일 그곳 주민 제이콥 블레익(Jcob Blake)에게 그것도 그의 세 자녀가 보는 앞에서 등에 7발의 총을 쏜 백인경찰을 처벌하라는 시위를 하고 있을 때, 당시 17세의 리튼하우스는 총을 들고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의 편에 있었다.
리튼하우스는 일리노이 주에 거주하며 위스콘신 주로 원정을 간 셈인데, 그는 친구를 통해 군대용 세마이 오토매틱 라이플을 구입한 것으로 전한다.
법정에서 보여준 당시의 비디오를 보면 시위대와 진압경찰 사이에 화염병과 개스와 욕설과 아우성으로 서로가 쫒고 쫒기는 케이오스의 시간이었다. 리튼하우스가 추격 당하자 총을 쏘는 모습이 보이고 상대가 쓰러지고 계속 총성이 들리고, 결국 리튼하우스는 Joseph Rosebaum과 Anthony Huber를 쏘아 죽게하고 Gaige Grosskreuts에게는 부상을 입히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체포 당시 리튼하우스는 살인혐의 두 건, 살인미수혐의 한 건, 안전을 위협한 혐의 두 건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 받았다.
무죄판결 내용은 “리튼하우스는 시위에 반자동 소총을 소지할 권리가 있으며, 공격을 받고 정당방위로 행동했다”는 것이다.
리튼하우스도 자신이 폭도들로부터 재산을 보호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케노사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I didn’t do anything wrong. I defended myself. Self defense is not illegal.”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다.
어떻게 1급 살인죄로 종신형을 받았던 카일 리튼하우스가 1년 후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날 수 있었을까. 그가 흑인이었다면 무죄판결을 받았을까.
“누가 뭐라 해도 너는 살인자다.” ABC의 토크쇼 좌장 우피가 한 말이다. 아리조나 대학에서는 리튼하우스의 압학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리튼하우스 건은 끝난 것이 아니고 계속 될 것 같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정당방위가 인정되면, 민사상 불법행위와 형사상 불법행위가 모두 무죄가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난 2021년 3월 조지아 주 애틀란타의 스파 총격사건에서 총 8명이 사살당한 중 4명의 한국여성이 희생된 것을 알고 있다.
이때 경찰보고서에 범인은 성 중독자로 “그저 그의 기분 나쁜 날(He had a bad day)”이었다며 살해동기가 전혀 없었다는 듯 범죄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심리요법사인 로버트 와이스는 “성중독은 폭력을 동반하지 않는다”며 다른 동기가 있다고 언급했다. 어떤 사람은 “제가 무슨 ‘이방인’의 주인공이라도 된다는 것일까. 그저 기분 나빠서 사람을 죽여? 이건 증오범이야”라고 분개했다.
이 사건의 경찰 보고서는 증오범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데, 증오범죄가 포함될 경우에는 형량이 5년에서 최고 20년까지 연장이 된다고 한다.
또 주류 언론은 스파에서 희생을 당한 아시안 여성들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가해자인 백인에 대해서만 다루며 살해동기에 대하여 물타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위의 두 사건만 보더라도 미국의 법정이 결코 인종, 종교, 지위 관계없이 공평하다거나 정의롭다고 볼 수 없다. 총기소유가 정당방위에 사용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고정관념이 깨지지 않는 이상사방에서 총성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나 총기소유를 금지하는 법조항은 번번히 무산되고 있다.
미국의 총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 총 소유는 개척시대에 넓은 땅덩어리에 사는 개척민들이 각자가 치안을 담당했어야 했던 뿌리깊은 정당방위 기구였다. 서부시대도 서부영화 시대도 끝났는데, 사람들 의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의 이웃 대부분이 총을 지니고 있다니, 그게 정당방위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니, 위험하다.
김수자
하와이 거주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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