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야생이 살아있는 Wichita Mountains Wildlife Refu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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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태양아래 아름다운 짙푸른 초원이 있고 경치 좋은 산을 병풍 삼아 한가롭게 되새김질하는 소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메마른 샘에 단비가 내려 졸졸거리는 샘물소리와 어우러진 목동의 알프호른(Alphorn) 소리를 가슴속에 새기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목가적인 풍경 속에서 소들이 사육을 당한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요즘은 그 모습이 아름답지만 않습니다. 마치 양어장에 양식되는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처럼 언젠가는 인간의 식탁 위에 놓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슬픈 풍경으로 가슴속을 누비고 있습니다.
바이슨(Bison)과 텍사스 롱혼(Texas Longhorns)의 무리가 광활한 초원을 한없이 누비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에 얽매이지 않고 그들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곳이 있습니다. 달라스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오클라호마(Oklahoma) 주의 위치타 마운틴 야생보호 지역(Wichita Mountains Wildlife Refuge)입니다.
포트워스에서 28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2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텍사스 북쪽의 조그만 중소 도시인 위치타 폴스(Wichita Falls)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44번 하이웨이를 타고 오클라호마의 군사도시인 로우톤(Lawton)까지 운전을 하면 거의 위치타 마운틴 야생보호 지역에 온 것입니다.
하이웨이 출구 45번으로 나가 49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10분쯤 운전해서 가면 야생보호 지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저 멀리 바위로 이뤄진 해발 2464피트의 스캇 마운틴(Mount Scott)이 보이고 마치 옐로스톤의 중간쯤 바이슨 무리들이 모여 있는 하이든 밸리(Hayden Valley)에 있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59,020 에이커 (238.8 km2) 넓이의 방대한 위치타 마운틴 야생보호 지역에는 수많은 야생동식물들이 자연 그대로 그들의 영역에서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인간의 역사와 같이 시작한 바이슨을 만날 수 있고 엘크, 그리고 늑대의 무리도 만날 수가 있습니다. 모두가 야생으로 인간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아무런 제재 없이 그들 만의 구역에서 평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메리카 대륙에서 선택된 곳임에 분명합니다.
또한 이곳에는 동물의 영역을 피해서 사람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들도 많이 있습니다. 16개의 등산코스를 비롯하여 여러 개의 캠프장, 그리고 야생보호구역 사이로 예루살렘을 본떠 만든 오클라호마의 성소인 홀리 시티(Holy City)가 있어 이곳을 찾은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경험을 하게 합니다.
특히 스캇 마운틴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석양의 모습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49번 도로에서 Mount Scott Observation Area 사인을 만나 고불고불 산길을 돌아 운전을 하면 온통 바위로 둘러 쌓인 산 정상에 이르게 됩니다.
동쪽으로 탁 트인 정경 속에 저 멀리 로톤카 호수(Lake Lawtonka)가 내려다 보이고 서쪽으론 59,020 에이커의 방대한 위치타 마운틴 야생보호 구역이 파노라마로 형상을 이룹니다.
이곳은 야생동물과 인간 모두가 진정한 자유가 있어서 좋습니다. 겉의 포장된 모습으로만 아름다움과 자유를 보며 안타까워했던 저에겐 이곳이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마음은 보이지 않기에 밤길을 걷는 것과 같았던 자신, 강퍅한 마음을 머나먼 하늘에게 내려다보며 이름 모를 호수 속으로 던져버리고 망망대해처럼 펼쳐진 초원 위를 달려봅니다.
지난 오랜 세기 동안 인간의 억압을 받아 멸종의 위기까지 몰렸던 바이슨 무리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진정으로 이곳에서 세상의 모든 하늘을 지붕 삼고 온 초지를 이불 삼아 삶의 억압을 맘껏 내버릴 수 있는 처소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이 세상의 비밀은 각자의 마음 속에 숨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다가오는 법인가요? 위치타 마운틴 야생보호 지역에서 세상의 비밀을 하나 둘 느끼게 됩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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