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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아스펜 음악페스티벌의 베테딕트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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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Aspen Music Festival and School), 18시간이 넘는 먼 거리를 운전을 하여 그곳을 해마다 찾아가는 이유는 장르를 초월한 많은 종류의 음악과 신인들의 감각 넘치는 타고난 연주들, 그리고 메인 음악회가 열리는 장소인 베네딕트 텐트(Benedict Tent)를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스펜 음악 페스피벌은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순례여행의 목적지로 삼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다양한 음악 장르의 공연과 교육, 세계의 수많은 음악학도와 음악인들이 6월부터 8월 사이에 아스펜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저녁시간이 되면 거리의 연주자들이 아스펜 시내 곳곳에 자리를 잡고 멋진 하모니를 선사합니다. 젊은 음악가들로부터 어른까지 악기통을 들고 시내를 누비는 것을 바라보면 마치 예전에 내가 찾았던 모짜르트가 태어난 음악의 도시 짤즈브르크를 연상할 만큼 신선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옵니다.
아스펜의 음악 페스티벌의 음악회장은 주로 오케스트라 곡을 연주하는 베네딕트 텐트와, 바로 옆에 실내악을 위주로 공연을 하는 소극장인 해리스 홀(Harris Hall) 그리고 오페라 음악을 공연하는 500석 규모의 윌러 오페라 하우스(Wheeler Opera House)가 아스펜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습니다. 해리슨 홀은 음향이 아주 뛰어난 곳으로 간혹 레코딩 장소로 사용되기도 하며, 베네딕트 테트 홀은 여러 단계를 거처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데 2050석으로 자연 친화적인 대형 콘서트 홀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콘서트를 즐기는 내내 열린 벽의 틈 사이로 들어오는 록키의 시원한 향기를 그대로 느끼며 아스펜 나무의 속삭이는 생생한 소리를 오케스트라의 화음에 넣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텐트 뒤로 자리잡은 잘 관리된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텐트 옆으로 열린 판넬을 타고 나오는 멋진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그곳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구입하지 안고 잔디 밭에 누워 음악을 감상하기도 합니다. 석양이 지는 시간의 콘서트는 자연과 예술을 품은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몇 년 전 이쯤에는 사라장의 연주가 온 아스펜을 감동을 시키더니 올해는 미국의 현대 작곡가 John Harbison의 신작 오페라 ‘위대한 캐츠비(The Great Gatsby)’가 아스펜의 거리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매년 찾는 아스펜이지만 이곳에서 신작 오페라를 감상하긴 처음, 오페라를 보기에는 너무 누추한 옷차림을 했다 하며 서로가 투덜거리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행객이어서 다 이해할거야 하며 서로를 위로하며 들어선 오페라 하우스, “이 책을 3번 이상 읽은 사람은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 라고 했던 무라까미 하루끼의 찬사를 뒤로 하고서라도 “위대한 캐츠비”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야 하는 내용인데 이를 오페라로 감상을 하니 늘 유럽의 고전 오페라에 단순한 스토리에 익숙했던 우리에겐 20세기의 복잡했던 가치의 혼란에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바로 이런 것이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가 아닌가 합니다.
한 여름임에도 해발 7,890 ft (2,405 m)에 위치한 조그만 도시 아스펜의 날씨는 쌀쌀합니다. 늦은 거리에는 아직도 이름없는 연주자의 연주 소리가 간간히 들려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익숙해지고자 늘 서두는 맘이 있지만, 오늘만은 이곳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습니다. 잠시 벤치에 쉬면서 좀 전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캐츠비의 이야기를 음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록키의 깊은 산 속이라 일찍 어둠이 찾아오고 복잡한 일상가운데 삶을 잠시 이곳에 내려놓은 행인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은 누구든지 여유롭고 서두는 법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와 같이 캐츠비의 일상으로 빠져들었던 사람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 대부분이 여행자로 와서 여행자로 돌아가는 거리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과 예술, 그리고 나 자신의 경계 속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아스펜 여행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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