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접전 속 조기투표 열기 뜨거워 … 연방상원·주지사 대접전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텍사스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였던 곳이지만, 올해는 연방 상원과 주지사 선거가 모두 오차범위 안팎의 초접전으로 치닫고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숫자로도 드러났다. 10월 19일 시작된 조기투표 첫날, 달라스카운티 투표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달라스-포트워스(DFW) 지역은 양당의 표가 팽팽하게 갈리는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북텍사스 한인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가를 수 있다는 뜻이다. 조기투표는 10월 30일까지 이어지며, 본 투표일은 11월 3일이다. 북텍사스 유권자가 눈여겨볼 주요 쟁점을 정리했다.
◈ 조기투표 첫날부터 ‘기록 행진’
NBC DFW 집계에 따르면 조기투표 첫날 달라스카운티에서만 7만6079명이 한 표를 행사했다.
2022년 중간선거 첫날(3만2605명)의 두 배가 넘고, 대선이 있던 2024년 첫날(5만6431명)보다도 많다.
다른 카운티도 4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태런카운티(Tarrant County)는 5만409명, 덴튼카운티는 3만4739명, 콜린카운티는 3만4522명이 투표했다. 모두 2022년 첫날을 웃돌았지만, 2024년 대선 첫날에는 미치지 못했다. 휴스턴이 속한 해리스카운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중간선거 첫날 기록이 잇따랐다.
이 열기가 어느 쪽에 유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텍사스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양당 선거 컨설턴트들은 하루치 투표만으로 결과를 점치기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공화당 컨설턴트 로스 헌트(Ross Hunt)도 전체 투표율이 승패를 말해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첫날 콜린카운티에서는 투표소 10곳가량에서 투표용지 프린터가 고장 나, 일부 유권자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카운티 선거관리 책임자는 일부 투표소에 한정된 문제였으며 곧 복구됐다고 밝혔다.

◈ 연방 상원 – 팩스턴 vs 탈라리코
가장 뜨거운 승부는 연방 상원 의석을 놓고 맞붙은 켄 팩스턴(Ken Paxton·공화) 주 법무장관과 제임스 탈라리코(James Talarico·민주) 주 하원의원의 대결이다.
법무장관은 주의 법률 업무를 총괄하는 선출직이다. 팩스턴 장관은 5월 공화당 결선에서 현역 존 코닌(John Cornyn) 상원의원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여론은 여전히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마리스트(Marist)가 10월 811일 투표 의향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 탈라리코 의원이 47%, 팩스턴 장관이 45%로 오차범위(±4.9%포인트) 안이었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53%는 지지 후보와 상관없이 팩스턴 장관이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은 1994년 이후 주 전체 단위 선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탈라리코 의원이 당선되면 30여 년 만의 이변이 된다.
전국의 시선도 이곳에 쏠려 있다. 연방 상원 다수당을 가를 수 있는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신고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팩스턴 장관 지원에 최소 1억68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후보 토론은 끝내 성사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토론을 촉구했고, 탈라리코 의원은 폭스뉴스 토론을 포함해 여러 차례 응하겠다고 밝혔다.
팩스턴 장관은 CNN 진행만 아니면 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에는 답하지 않았다. 두 후보는 치솟는 생활비 해법을 두고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투표용지에는 자유당(Libertarian) 테드 브라운(Ted Brown) 후보도 함께 오른다.

◈ 주지사 – 애벗 vs 이노호사주지사 선거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사상 첫 4선에 도전하는 그렉 애벗(Greg Abbott·공화) 주지사와 지나 이노호사(Gina Hinojosa·민주) 주 하원의원이 맞붙는다.
휴스턴대(UH) 홉비 공공정책대학원(Hobby School of Public Affairs)이 10월 21일 발표한 조사에서 애벗 주지사는 49%, 이노호사 의원은 46%를 얻었다. 투표 의향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10월 1014일 실시한 조사다. 응답자의 13%는 이노호사 의원을 잘 몰라 평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10월 들어 일부 조사에서는 이노호사 의원이 앞서기도 했고, 한 조사에서는 DFW 지역 지지율이 48 대 48로 완전히 팽팽했다.
세대별로는 젊은 층이 이노호사 의원을, 고령층이 애벗 주지사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생활비 부담과 함께, 주 전역에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물 사용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막판에는 법정 공방까지 벌어졌다. 이노호사 의원은 조기투표 첫날, 주지사실이 머스크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냈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반도체 단지에 주어진 대규모 세금 감면이 선거 후원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 이노호사 측 주장이다. 주지사실의 앤드루 마할레리스(Andrew Mahaleris) 대변인은 “근거 없는, 절박함에서 나온 행동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치러지는 법무장관 선거에서는 메이스 미들턴(Mayes Middleton·공화)과 네이선 존슨(Nathan Johnson·민주)이 경쟁한다. UH 조사에서는 47% 대 42%로 미들턴 후보가 앞섰다.
◈ 프로포지션 – 같은 ‘A’ 다른 내용
북텍사스 유권자는 사는 곳에 따라 하나 이상의 ‘프로포지션 A(Proposition A)’를 투표용지에서 만나게 된다. 프로포지션은 특정 사업이나 세금, 채권 발행 등을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제도다. 같은 ‘A’라도 도시·학군마다 내용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가장 화제인 것은 플레이노(Plano)의 프로포지션 A다. 윌로우벤드 쇼핑몰(The Shops at Willow Bend) 부지에 들어설 약 10억 달러 규모 경기장의 건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베뉴세(venue tax·시설 이용세)’를 도입할지 묻는다. 이 경기장은 프로하키팀 달라스 스타스(Dallas Stars)의 새 홈구장이자, 약 30억 달러 규모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의 핵심 시설이다.
베뉴세는 렌터카, 호텔 숙박, 경기장 주차, 입장권처럼 주로 방문객이 내는 거래에 붙는 세금이다. 시 당국은 주민 재산세율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한다. 시가 최대 7억 달러를 부담해 경기장을 소유하고, 스타스가 30년간 임대해 쓰는 구조다. 연간 6070회의 공연·행사도 열 계획이다.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주민 모임 ‘스톱 더 스타스 아레나(Stop the Stars Arena)’는 결국 주민도 세금을 떠안게 되고 교통 혼잡이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가 의뢰한 교통 분석에서는 행사 직전 혼잡 시간대에 차량 약 6500대가, 콘서트가 끝난 밤 11시자정에는 약 8800대가 오갈 것으로 추산됐다.
투표를 통과한다고 곧바로 건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투표는 ‘세금을 부과할 권한’을 승인하는 절차이고, 최종 개발 협약은 따로 맺어야 한다. 시는 부결되더라도 다른 재원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원 일부는 이미 확정됐다. 플레이노 교육구(Plano ISD)는 원래 주정부로 넘어갈 세수 가운데 최대 2억5000만 달러를 경기장 사업에 돌리기로 했고, 시의회가 10월 12일 이를 승인했다. 그 대신 교육구는 지금 프리스코(Frisco) 포드센터에서 여는 고교 졸업식을 새 경기장에서 열 수 있게 된다.
달라스시의 프로포지션 A는 소방·경찰 등 공공안전 시설을 위한 4억43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지방정부가 발행한 뒤 갚아 나가는 빚) 발행안이다. 달라스시는 이를 포함해 공공안전 분야에만 약 9억 달러 규모의 안건을 올렸다. 어빙(Irving) 등 일부 학군은 학교 신·개축을 위한 채권안을 내놨다. 내 투표용지에 어떤 안건이 올라 있는지는 거주지 기준 ‘샘플 투표용지(sample ballot)’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 한 표의 무게
올해 선거는 “내 한 표가 무슨 차이를 만들까”라는 오랜 의구심에 분명한 답을 준다. 상원도 주지사도 수천, 수만 표 차이로 갈릴 수 있는 초접전이고, 북텍사스는 그 승부의 한복판에 있다.
우리 도시의 세금과 개발, 우리 동네를 대표할 사람까지 모두 이번 투표로 정해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시간을 내 가족·이웃과 함께 투표소로 향하자. 당신의 한 표가 북텍사스의 내일을 만든다.
유광진 기자 ⓒ KTN


